늘 푸른 괴암절벽을 부여잡고 절애지 하던 정 붙박이 장처럼 토적이 형성되어 뿌리깊게 여미였던 밀어 풀어풀어 맞은 가을인가 봅니다
가을 바람에 낙엽이 분분히 뒹구는 쓸쓸한 가을 어느 날 연보랏빛 롱코트를 입고 두 손을 포켓트에 깊숙이 넣고 거닐 가을이 오직 한 끝을 모우고 흐트러짐없이 일념으로 고뇌하는 로뎅조각처럼 아니면 원목벤취에 앉아 둥근 보름 달 하나 삼키고 어쩌지 못하고 안으로만 접고 또 접어 침묵으로 일관 하는 종이학처럼 있을 가을이 보입니다
그러나 가을은 윤회소통을 너무 잘 알기에 이별을 준비 하듯 편지를 씁니다
"파아란 잎새 어느 새 붉어짐에 일몰의 상으로 저물었나 보다 너 있어 숨이 가뼜던 그 세월 아름다웠어 늘 푸르러서 좋았던 내 풋풋한 사랑 좋은 사람아 저녁이면 별들이 내려 와 너와 나의 망막을 채우며 속삭이였지 적막할세없이 행복했던 너와 나 한 여름 무건 밤에도 실바람 엮어 그네를 만들어 도랑거렸지 너무 행복해서 자칫하면 혼절하는 줄 알았지 그래서 눈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 너무 네가 좋아서 눈물의 무게 이기지 못하고... 그러나 이제는 보내야 겠지 내 문신같은 사람을 부디 가거든 단 한 번의 인연 잊지 말아 주었으면 해 그 날 땀방울이 얼굴을 씻겨주던 날 한 마디도 건네지 못했던 것은 무지해서만은 아니였어 너의 눈빛에 취해..... 수줍어서 그랬던거야 아마, 네가 알거야 이제....어서 떠나, 어서 가, 뒤돌아보지 말고 가, 내 곁에 더 머물으면 바스러지는 너의 가슴 못볼 것 같아서.... 먼 ㅡ훗날, 그리워도 그립다 하지 않겠어 그리움은 그립다 말하지 않는 것이기에......
청량사님! 푸르렀던 잎새 어느 새 이별을 준비하나 봅니다. 아름다운 이별 이른 아침에 보내 드립니다.
| 글쓴 날짜 | 2008-09-24 |
하회탈
아름다운 가을편지 잘읽었어요?
보내는 마음이 너무 애절해서...가슴이 아 파 요..^^
떠날때는 말없이 숨소리도 내지말고..그렇게 가야 하는데...그쵸?
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