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축제 가운데로 비집고 들어가서, 축제의 뒤를 생각해 본다.
화려한 무대는 착시를 끌어낼 때가 있다.
현란한 광경에 환상을 금가루처럼 뿌려대고,
있는 그대로 보다 훨씬 멋진 상상을 끌어내기도 한다.
우리네 삶처럼.
무대로 가려진 뒤편은 어떨까?
화려하게 꾸미기 위해 얼마나 많은 허접 쓰레기를 생산해 버려졌는지?
막을 내린 무대는 쓰고 난 배경이나 소품들이 어떠한 상태로 남아 있을 것인가?
때로는 이런 생각을 가져보기도 한다.
희생을 눕혀 딛고, 더러는 쓰레기를 생산하는 것이 축제요, 이렇게 작정하고 무대를 꾸미려 들지 않으면 막을 올릴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틀린 것일까?
오늘이라는 무대에서 성공적인 공연을 하려면 희생과 역경을 격어야 하는 대가를 내 놓아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그리고 그 순간이 지난 뒤 변화를 순순히 받아드려야 한다는 각오가 없으면 뭐든 계속할 수 없다고 생각해야한다.
변했다고, 변한다고 해도 본질은 그대로 스며들어 있는 것을 진리라고 말한다면, 변화도 진리요,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것도 진리란 생각이 드는 것을 어찌 설명해야할지 난감하다.
이런 생각을 인간관계에 대입해보면 소홀히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해답 앞에 서게 된다.
잊었다고 해서, 잊혀졌다고 해서, 떠났다고 해서, 떠나보냈다고 해서 관계가, 인연이 끝난 것으로 알고 살았던 어제가 참으로 어리석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것이 진행되던 순간의 축제가 끝남으로 청산 되었다, 생각을 했던 내 멱살을 억센 손아귀가 잡고 마구 흔들고 있다.
가슴이 헐어 피가 솟구치도록 지딱거리며 지둔한 나를 깨워준다.
변해 버려 알아 볼 수 없을지라도 내 삶 속에 스며 변한 상태로 나를 존재시키고 있는 관계를 어찌 잊었느냐고 성화를 부린다.
나도, 그도, 그리고 또 그도 같이 있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된 오늘, 지락이라!
축제여!
삶은 축제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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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