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 량 사 ▒▒

수행제일 마하가섭

이 름	: 청량사	조회수	: 757

홈페이지	:

첨부파일	: 없음

어린이 여러분 반갑습니다.
어느덧 가을이 깊어졌습니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를 부러워하는 외국인들이 많다고 합니다.
따뜻한 봄날을 생각해보세요.
새싹이 촉촉하게 것은 땅을 뚫고 솟아나더니
어느 새푸른 가지를 자랑하는 어른이 되고 또 가을이 오면 열매를 맺으며
새하얀 겨울을 준비합니다.

어린이 여러분들도 우리나라가 참 좋죠?
네, 우리나라만큼 아름다운 나라가 없답니다.
그런데 지난 여름에는 엄청난 폭우와 태풍이 몰아쳐
전국 곳곳이 몸살을 앓았답니다.
이 자연재해도 원인을 찾아들어가 보면 환경을 오염시킨 우리 인간들에게
문제가 있다고 하니 정말 우리들의 사는 모습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우리 친구들만 하더라도 아직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인데도
부모님을 졸라 새것을 사고, 또 기워서 입을 수 있는 옷도 버리는 등
잘못된 생활습관이 널리 퍼져 있는 것 같습니다.

어릴 때 이런 습관이 몸에 깃들게 되면 어른이 되면 정말 고치기 힘들게 됩니다.
어른이 되면 스스로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그렇데 어릴 때부터 아껴 쓸 줄 모르고 낭비한다거나 사치하게 되면
어른이 되어서 크게 후회하게 된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수많은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전하고 계시던 때였습니다.
인도의 마가다국 왕사성 근처에 팟파리라는 청년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신앙심이 깊어서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면
출가를 해서 수행을 하려고 다짐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마음을 눈치 챈 부모님은 핏파리가 스무 살이 되자
결혼을 시키고자 서둘렀습니다.
그러자 핏파리는 결혼을 하지 않으려고 한 가지 꾀를 내었습니다.

그리고는 순금으로 만든 아주 아름다운 여인상을 어머니께 보이면서 말했습니다.
“어머니, 이 순금의 여인상처럼 예쁜 여자가 있으면 결혼하겠습니다.”
어머니는 핏파리가 결혼하겠다는 말을 하자 좋아서 색시감을 찾아 나섰습니다.
“핏파리야, 네 소원대로 예쁜 색시감이 나타났단다.”
어느 날 어머니는 카필라성에 사는 바들러라는
어여쁜 아가씨를 찾아 결혼을 권했습니다.
핏파리는 더 이상 부모님의 마음을 거역할 수 없어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신부 바들러도 어릴 적부터 출가할 마음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녀도 부모님의 성화에 못 이겨 결혼을 하게 된 것입니다.
신랑 신부는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언젠가 적당한 때가 되면 출가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어느 덧 세월이 흘러 핏파리의 부모님도 모두 세상을 떠나고
그의 나이가 서른두 살이 되던 봄이 왔습니다.
핏파리가 쟁기로 밭을 일구던 중 흙 속에서
꿈틀거리는 잘은 벌레가 고개를 내밀자
어디서 작은 새가 날아와 벌레를 물고 높이 날아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한편, 그의 아내 바들러도 마당에 참깨를 널어 말리고 있었는데
공중을 날던 새가 참깨 주위의 벌레를 쪼아 날아가는 것을 보고는
느낀 바가 있어, 두 사람은 서로의 느낀 바를 이야기하고
출가의 길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은 갈림길에서 작별을 하고 헤어졌습니다.
핏파리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제자를 가르치고 있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부처님은 이미 핏파리가 출가할 뜻을 가지고 찾아오고 있음을 알고 계셨습니다.
핏파리는 곧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고
타고난 총명함으로 열심히 수행을 계속 했습니다.
그 때문인지 스승을 만난 후 8일째 되는 날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가 출가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자신이 입고 있던 옷을
네 겹으로 개어서 그 위에 부처님을 앉으시게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부처님은 그 옷감의 감촉이 좋다고 칭찬하시고
대신 입고 계시던 분소의를 그에게 주셨습니다.
분소의는 수행자가 검소하게 입는 누더기옷입니다.
바로 이 핏파리가 부처님의 십대제자 중에서 가장 엄격하게 수행을 한
수행제일 마하가섭입니다.
그는 모든 욕심을 버리고 검소하게 생활하는 두타 수행으로 유명합니다.

어느 날 부처님께서 제자들과 사위성의 기원정사에 머물고 계실 때
기원정사를 지어 부처님을 모신 부자 수달장자가 부처님과 제자들을 모시고
공양을 올리고 싶다고 전하여 왔습니다.
부처님은 그의 청을 승낙하시고 수달 장자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때 가섭은 어느 조용한 숲 속에서 혼자 조용히 수행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워낙 수행을 열심히 한 때문에 그의 모습은 초라할 대로 초라해져있었습니다.
누구도 가섭의 이런 모습을 보고 부처님의 최고 제자인 줄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도 수달장자의 공양 소식을 듣고 장자의 집으로 갔습니다.
가섭 존자가 수달 장자의 집에 도착해 집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문지기는 초라한 모습만 보고
구걸을 하러온 거지인 줄 알고 들여보내주지 않았습니다.
가섭 존자는 이 때부터 앞으로는 절대
부유한 사람들의 공양을 받지 않겠다고 결심하였습니다.
다만 가난하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순수한 공양만을 받아
복을 짓도록 해 주어야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그는 가난한 사람을 찾아 말없이 수달 장자의 집을 나섰습니다.
그때 마침 수달장자의 집 담벼락 밑에서
문둥병에 걸린 한 여자가 웅크리고 앉아 있었습니다.
그녀는 온몸이 부스럼덩어리였습니다.
어떻게 구했는지 죽 한 그릇을 받아들고 막 먹으려고 했습니다.
그녀는 가섭 존자의 인자한 모습을 보자
자기의 죽을 공양 올려야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섭 존자는 불쌍한 여인의 순수한 마음을 알아차리고
가까이 다가가 바루를 내밀어 죽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때 파리 한 마리가 죽 그릇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당황한 여인은 급히 파리를 꺼내려고 죽 그릇에 손을 넣었습니다.
그 순간 썩은 손가락 마디 하나가 바루 속으로 뚝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여인이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라 쩔쩔매는데
존자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죽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여린은 오늘에야 비로소 공덕을 쌓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가섭 존자에게 감사의 큰 절을 올렸습니다.
가섭 존자는 여인에게 말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당신의 소원을 말해보세요.”
여인은 너무도 감격해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습니다.
“저는 가난할뿐더러 또 이렇게 나쁜 병에 걸려 있습니다.
빨리 이 몸을 벗고 다음 생에는 좋은 곳에 태어나
좋은 몸을 받아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가섭 존자는 미소 띤 얼굴로 말했습니다.
“당신의 간절한 소원이 꼭 이루어지도록 기원하겠습니다.”
그 문둥병에 걸린 여인은 오래지 않아
가섭 존자에 대한 신심만을 간직한 채 조용히 숨을 거두었습니다.
불구의 몸에 거지였던 그 가엾은 여인은 죽은 후 존자에게
보시한 공덕으로 가장 높은 하늘나라인 도솔천에 태어나
건강한 몸으로 행복한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가섭은 항상 검소하고 절약하는 수행으로 모든 수행자의 모범이 되었습니다.
부처님은 언젠가 가섭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마하가섭이여, 그대도 이젠 나이가 꽤 들었구나.
언제까지고 이렇게 힘든 두타행을 할 것인가?
이제 그 누더기도 그만 입고, 깊은 산 속에서 살지 않아도 될 텐데.
이제 좀 편안하게 수행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부처님 저는 이와 같은 생활이 그저 즐거울 뿐입니다.
그리고 제가 이렇게 함으로써 훗날 사람들에게도
뭔가 가르쳐 주는 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어서 이런 생활을 하는 것입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마하가섭은 이와 같은 철저한 수행정신으로 쉼 없이 수행을 했고,
부처님이 열반에 드신 뒤에 교단을 잘 이끌어 나갔습니다.
또, 부처님의 말씀을 경전으로 편찬하는 결집을 잘 이끌어
오늘날 우리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경전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데
큰 공을 세우기도 하였습니다.

어린이 여러분!
마하가섭 존자는 부처님의 제자 중에서 가장 철저하고 엄격하게
수행을 하신 분으로 가난하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공양만을 받으셨습니다.
그것은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에게 복을 짓게 해주려는 자비심입니다.
부자의 좋은 음식과 깨끗한 옷만 보시 받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의 공양도 마다하지 않는 것은 좋은 것, 나쁜 것이라는 구별,
잘난 사람 못난 사람 등 차별하고 편을 가르는 등의 마음을 버리고
평등하고 자비스런 마음을 기르는 수행인 것입니다.

복은 검소함에서 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 당장 훌륭한 집, 좋은 음식, 좋은 옷에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한다고 해서
함부로 낭비하고 허영과 사치에 젖은 생활을 하면 그 생활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세상은 언제나 끝없이 변하기 때문에 지금 부자가 영원히 부자로 있으란 법이 없고
지금 가난하다고 해서 영원토록 가난하란 법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세상은 공평한 것입니다.
부자일 때 마음을 잘 쓸 줄 알아야 합니다.
항상 검소하고 절약하며 저축할 줄 알고 물건을 사용할 때도
이 물건이 내 손 안에 들어올 때까지 돈을 벌어준 부모님을 생각하고
이 물건을 만든 사람들의 은혜를 알아야 합니다.
그 은혜를 알면 물건을 함부로 다루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나에게 여유가 있으면 이 물건을 필요로 하는 사람과
나누어 쓸 줄도 알아야 합니다.

그렇게 마음을 쓰면 자기 자신의 복을 두 배, 세 배로 늘릴 수 있습니다.
가난할 때도 마음을 잘 쓸 줄 알아야 합니다.
가난하다고 해서 부모를 원망하고 이웃을 원망하고
조상 탓이란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가난할수록 내가 이때까지 지은 복이 적구나 하는 생각을 지니고
작은 복이라고 쌓는데 게을리 해서는 안 됩니다.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으면 마음이라도 따뜻하게 쓸 줄을 알아야 합니다.
따뜻한 말 한 마디만 할 줄 알아도 나를 돕는 좋은 친구를 사귈 수 있습니다.
자신의 형편이 못한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마음을 잘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음 잘 쓰는 것이 바로 복 짓는 일입니다. 마음이 곧 복밭입니다.
그런데 어리석은 사람들은 복을 다른 곳에서 구하려고 합니다.
자기 자신에게서 복을 만들 줄 알아야 합니다.
복은 만드는 것이지 누가 주는 것이 아닙니다.

어린이 여러분들도 복을 만들 줄 아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지금부터라도 가섭 존자와 같이 검소한 생활 태도를 본 받아서
아껴 쓰고, 나누어 쓰고, 고쳐 쓰는 생활을 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복을 지어가는 생활을 해가야 하겠습니다.

| 글쓴 날짜 | 2002-10-27 |

한해를 돌아보며-아자세왕의 참회와 공덕

공기와 같은 어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