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 량 사 ▒▒

공기와 같은 어버이

이 름	: 청량사	조회수	: 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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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가의 뼈 무더기

어린이 여러분 반갑습니다.
방학을 보람되게 보내고 있습니까?
학교에 갈 때와는 다르게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으니까
어머니와 함께하는 시간도 많을 겁니다.
지혜 있는 친구는 이럴 때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아세요?
네, 평소 해보지 못했던 집안일 돕기 등을 하면서 부모님을 도운답니다.
그런데 그렇지 못한 친구들은 매일 부모님께 투정을 부리고
다른 집과 우리집을 비교하면서
부모님의 마음을 상하게 한다니 참 슬픈 일입니다.
부모님은 마치 우리들이 단 몇 분만 마시지 않으면
살 수 없는 공기와 같은 분이랍니다.
공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보물과 같습니다.
산에 나무가 울창하여 산소가 퐁퐁 솟아나고
도시의 하늘에 매연이 없는 세상이 되면
우리는 참 쾌적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부모님의 마음이 즐겁고 유쾌하면
집안에는 늘 평화가 가득할 것입니다.
부모님은 살아가시면서 많은 걱정을 하십니다.
돈 걱정, 집 걱정, 건강 걱정 등 걱정도 가지가지입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걱정이 무언지 아세요?
네, 바로 우리들 자식 걱정이랍니다.
공부를 못해도 걱정, 건강이 나빠도 걱정, 눈이 나빠도 걱정,
이빨이 썩어도 걱정, 생각이 비뚤어져도 걱정입니다.
이 부모님의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어 드린다면
부모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실가요?
부처님께서도 부모님의 은혜에 대해 몇 번이고 강조하셨답니다.

부처님께서 옛날 인도의 사위국에 계실 때의 일입니다.
여러 제자들과 가르침을 전하기 위해 길을 떠나시다가
길가에 있는 한 무더기의 뼈를 보시더니
온 몸을 땅에 엎드려 공경하는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절을 하셨답니다.
그 모습을 본 제자들이 이상하게 생각하며 부처님께 여쭈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삼계(三界)’의 높은 스승이시며
모든 중생들의 어버이시거늘 어찌 오래된 뼈를 보시고 절을 하시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이 한 무더기의 뼈가 바로 전생에 부모님의 뼈가 아니겠느냐?
그래서 내가 절하는 것이니라.
이 한 무더기의 뼈를 보고 두 가지를 알 수 있느니라.
만약 뼈가 희고 무거우면 남자의 뼈고 빛이 검고 가벼우면 여자의 뼈이니라.”
부처님의 이 말씀에 제자 아난은 그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살아있을 때는 그 모습으로 남녀를 구별할 수 있지만
죽고 나면 모두 같은 뼈인데 어찌 남녀를 구별할 수 있겠습니까?”
“남자들은 살아있을 때 마음대로 바깥을 드나들며 부처님 전에
예배도 하고 부처님 법을 듣기도 하여 뼈의 빛이 희고 무거운 것이며,
여자는 집에서 살림살이에 몰두하고 또 아이를 낳고 기르며
아이를 한번 낳을 때마다 서 말 석 되나 되는 피를 흘리며
또한 어린 것이 클 때까지 여든 네 말의 젖을 어미에게서 먹게 되므로
뼈가 검고 가벼운 것이니라.”
아난은 부처님의 이 말씀을 듣고 가슴이 찢어지는 듯하여
눈물을 흘리며 부처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하면 어머님의 은혜를 갚을 수 있겠습니까?”
“아난아, 내가 하는 말을 자세히 듣도록 하여라.
어머니가 아이를 갖게 되면 입고 먹는 것이 살로 가지 않고
걱정이 쉴 사이 없으며 장차 아기를 낳을 적에 고통받을 것을 생각하고
밤낮으로 근심하느니라.
만일 아기를 낳을 때가 되면 배속의 오장이 무너지는 듯,
사지를 칼로 도리는 듯, 죽음의 고비를 겪으나
아이가 나와 울면 음악을 들은 듯 기뻐하며 아기는 자랄 적에
어머니의 가슴을 안식처로 삼고 좌우 무릎을 놀이터로 삼느니라.
오줌, 똥 가려주며 윗가슴에서 단이슬의 젖을 흘려내어
길러준 은혜는 하늘에 가득차며 불쌍히 여기고 민망히 여기는 덕은
다시 무엇에도 견줄 데가 없느니라.
이 세상에 높은 것은 산악이라고 하지만 어머니의 은혜는 수미산보다 높으며
세상에 두터운 것이 땅덩어리라 하지만 어머니의 은혜는 땅보다 두터우니라.
만일 아들딸이 그 은혜를 등지고 부모를 하여금 화를 내게 하면
그 자식은 그보다 더 큰 죄악이 없으며
그 결과 삼악도에 떨어지나니
금강역사의 힘으로도 그것을 막아낼 수 없느니라.”
이렇게 부처님께서는
어머니의 은혜가 참으로 크다는 것을 열 가지로 말씀하셨답니다.

여러분!
어머니의 은혜가 열 가지가나 되는 줄 몰랐죠?
어머니의 은혜가 어디 열 가지 뿐이겠습니까?
열 가지의 은혜를 큰 소리로 함께 따라해 보세요.

첫째, 배 안에서 열 달 동안 길러주신 은혜.
둘째, 자식을 낳을 때 죽음의 고통을 받던 은혜.
셋째, 자식을 낳고 근심을 잊은 은혜.
넷째, 젖을 먹여 길러주신 은혜.
다섯째, 진자리에 어머니가 누우시고 마른자리는 자식에게 돌리신 은혜.
여섯째, 오줌, 똥을 가려주신 은혜.
일곱째, 쓴 것은 어머니 드시고 단 것은 자식 먹이는 은혜.
여덟째, 먼 길 떠나면 잠 못 드시며 자식 기다리는 은혜.
아홉째, 끊임없이 사랑하신 은혜.
열째, 끝까지 자식을 연민히 여기시는 은혜.

부처님께서는 부모님의 은혜를 강조하시면서
자식이 왼쪽 어깨에 아버지를 업고 오른쪽 어깨에 어머니를 업고
가죽이 뚫리고 뼈가 닳도록 수미산을 백천겁 돌지라도
부모의 쌓아온 수고와 은혜의 몇 만분의 일에도 비교할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또 《십지관경 보은품》에 이르시기를
“세상에 눈물 겨운 어머니의 자식 생각하는 마음은 무엇에 비길 데가 없느니라.
처음 밸 적부터 열달을 지낼 적에 앉거나 눕거나 가고 오는데
고통 겪던 일은 입으로 혐언할 수 없느니라.” 하셨습니다.

# 어머니를 구한 목련존자

어머니에 대한 은혜를 보답한 스님들이나 불자의 이야기는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불자의 이야기는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부처님의 10대 제자 중 신통력이 제일 뛰어났던
신통제일 목련존자의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답니다.
목련존자는 어려서 이름이 ‘나복’이었습니다.
나복은 어릴 때 인도의 왕사성에서 부유한 집에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나복의 아버지가 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의 3년 상을 마친 나복은 외국으로 장사를 떠나게 되었는데
떠나기 전 어머니인 청제부인에게 돌아가신 아버님을 위해
날마다 스님을 모셔서 공양을 베풀 것 거듭 부탁드렸습니다.
그러나 나복이 장삿길을 떠난 후
어머니는 대문에다가 스님의 출입을 금지한다고 써 붙이고,
그래도 스님이 들어오면 몽둥이를 때려준다는 등
불경한 말을 함부로 내뱉고,
거기다 몸이 허약하다는 구실로 여러 짐승의 생피를 내고,
귀신에게 제사를 지낸다며 음식을 가득 장만했습니다.
그리고 거의 매일 잔치와 향락 속에서 술 마시고
춤을 추고 노래부르며 방탕하게 보냈습니다.
3년이 지날 무렵 나복이 장사를 하고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
어머니는 아들에게 삼보 공양에 돈을 다 써버렸다고 거짓말을 하고는
며칠 만에 세상을 뜨고 말았습니다.
불심이 깊었던 나복은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재산을 하인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고
부처님께 귀의하여 제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열심히 공부한 나복은
부처님의 10대제자중 신통제일인 목련존자가 되었습니다.
효심이 지극한 목련존자는 돌아가신 어머니 계신 곳이 궁금하여
신통력으로 지욕계를 두루 살폈으나 좀처럼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마침내 아귀도에 떨어져 고통받는 어머니를 발견했는데
그 모습을 차마 눈뜨고 볼 수가 없었습니다.
몸은 마를대로 말라 비틀어지고,
목구멍은 바늘 구명만하여 음식 넘기기가 어렵고,
아무리 먹어도 볼록 튀어 나온 배의 반의반도 채울 수 없이
늘상 배가 고픈 모습이었습니다.
게다가 존자가 불쌍한 어머니 생각에 음식을 가지고 가서
어머님께 드렸더니 목구멍에서 불길이 솟아
그 많은 음식을 순식간에 재로 만들었습니다.
목련존자는 아들을 알아보지도 못하고
고통 속에서 신음하는 어머님 생각에 짖어지는 가슴을 부여안고
어머님을 지옥에서 구해내는 방법을 찾고자 부처님을 찾아갔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목련의 이야기를 들으시고
안타까운 표정으로 계시다가 말씀하셨습니다.
“목련아, 너무 슬퍼하지 말아라.
너의 어머니는 생전에 스님을 비방하고 미신을 믿고
짐승을 죽여 귀신에게 바치는 등 바른 법을 믿지 않아
아귀도에 떨어져 고통을 받고 있다.
네가 비록 신통력이 있다 해도 대신하여 구제하지는 못한다.
삼보를 비방한 죄는 그 무엇으로도 없앨 수가 없다.
그러나 너의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이 지극하니 한 가지 방법을 일러주마.
스님들이 정진을 풀고 자유로운 수행으로 들어가는 7월 보름,
신선한 과일과 정성을 드려 마련한 음식으로 스님들에게 공양을 올려라.
그렇게 하면 그 공덕으로 일곱생 동안의 부모와 현세의 부모들이
모두 재앙에서 벗어나게 되느니라.”
부처님의 말씀을 합장한 채 공손히 듣고 있던 존자는
눈물을 글썽이며 부처님의 자비로움에 예배드리고 물러났습니다.
그리고 7월 보름날을 기다렸다가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공양을 올렸습니다.
그런 후 조용히 선전에 들어 아귀도를 관하여보니
그 어머님이 아귀도를 벗어나 고통의 몸을 벗고 있었습니다.
목련존자의 지극한 효심이 어머님을 지옥에서 구해낸 것입니다.

# 정리하기

어린이 여러분!
부모님의 은혜는 우리가 공기를 마시지 않으면 죽는데도
공기의 고마움을 모르는 것처럼 평소에는
그 은혜가 얼마나 큰지를 낮고 살아가기 쉽습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면 그때서야 부모님이 안 계시는 것을 후회하며
애닯아하는 사람들이 어른들 중에도 많습니다.
돌아가신 후 애달프다 한들 부모님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살아계실 때 마음 상하지 않도록 해드리는 것이 지혜로운 자식의 태도입니다.
어머니의 은혜를 모르는 사람은 짐승만도 못하다고 했습니다.
목련존자가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통해
우리가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을 견주어봅시다.
목련존자의 이야기에는 부모님에 대한 효심 외에도
생명을 함부로 죽이고 거짓말을 하며 스님을
비방하는 죄가 얼마나 큰 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비롯된 날이 매년 음력 7월 보름날 스님들을 위해
공양을 베푸는 우란분절(백중)입니다.
이날을 통해 부모님에 대한 은혜를 가슴 속에 되새기고
스님들을 공경하는 마음을 다지게 됩니다.
우리들도 이 날 부모님과 스님께 공양을 올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꼭 값비싼 물건이 아니더라도 정성껏 쓴 편지나 한 송이 꽃도 좋습니다.
우리가 부모님을 공경하고 스님을 존경하는 마음을 담뿍 담을 수만 있다면
그것이 가장 소중한 선물이요 공양일 것입니다.

| 글쓴 날짜 | 2002-08-04 |

수행제일 마하가섭

정수스님과 무착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