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법사의 어머니
신라의 진정 법사는 의상 대사의 10대 제자 중 한 사람입니다.
출가하기 전에 군졸이었던 그는 집이 워낙 가난하여
장가도 들지 못하고 군사의 부역 외에 품팔이를 하여
홀로 된 어머니를 봉양하는 효자였습니다.
재산이라고는 오직 다리가 부러진 솥 하나뿐인데
어느 스님이 절을 지을 시주를 구하러 왔습니다. 어머니는
달리 시주할 것이 없어 그 솥을 시주로 바쳤습니다.
아들이 집으로 돌아오자 어머니는 솥을 시주한 일을 말하고
아들의 뜻이 어떠한가를 살펴봤습니다.
그러자 아들은 기쁜 낯빛으로 말했습니다.
"어머니. 불사(佛事)를 위해 시주하는 것은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설령 솥이 없더라도 소자는 상관 없습니다. "
그 후로는 오지그릇을 솥을 삼아 음식을 익혀 홀어머니를
봉양하였습니다.
어느 날 의상 대사가 태백산에서 법을 강한다는 소식을 듣고
어머니께 말했습니다.
"의상 대사께서 태백산에서 법을 강한다고 하오니 효를 다한
후(부모가 돌아 가셔야 효를 다한다고 생각했었음) 의상대사께
투신하여 불도를 깨우칠까 합니다."
그러자 어머니가 말했습니다.
"불법은 만나기 어렵고 인생은 빠른 것이거늘, 효를 다한
다음에는 늦지 않겠느냐? 내 생전에 네가 불가에 입문했다는
말보다 더 큰 기쁨이 무엇이겠느냐? 주저하지 말고 속히
가거라."
"어머니, 만년에 오직 저 하나 옆에 있을 뿐인데 어찌 감히
어머님을 버리고 출가하겠습니까?"
" 나를 위해 네가 출가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나를 지옥에
빠뜨리는 것이니, 비록 살아서 맛있는 음식으로 봉양한다고
한들 어찌 효도이겠느냐? 비록 혼자 문전걸식을 하더라도
내 수명은 다할 것이니 진정 어미에게 효도하려고 하거든
속히 출가토록 하여라."
그리고는 얼마 남지 않은 쌀을 전부 털어 밥을 지은 후
말씀하셨습니다.
"밥을 지어 먹으면서 가자면 늦을 터이니 이것을 모두 챙겨서
곧 떠나도록 하여라."
진정은 어머님을 두고 출가하는 것도 차마 할 수 없는 일인데
어찌 남은 양식을 다 가져가겠느냐면서 거절하였으나
어머니는 막무가내였습니다. 더 이상 거절할 수 없게 된 진정은
그것을 챙겨 집을 떠났습니다.
걸음을 제촉하여 3일 만에 의상대사를 찾아가 입문하고
법명을 진정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로부터 3년후, 어머니의 부음을 들은 진정은 가부좌를 하고
1주일 동안 선정에 들었다. 이것을 본 사람들이 "진정이
추모와 슬픔이 지극하여 선정으로 괴로움을 잊으려 했다" 고
말하기도 하고, 더러는 그 입정을 통해 어머니의 환생을
보았다고도했습니다.
진정은 남의 말에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고 선정이 끝나자
의상 대사께 고하였습니다. 이에, 의상대사는 문도들을 이끌고
소백산 추동(錐洞)에 들어가 초가를 짓고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진정의 어머니를 위하여 『화엄경 』을 강하셨습니다.
의상 대사의 강설이 끝난 후 진정의 꿈에 어머니가 나타나
"나는 이미 천상에 태어났다" 라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진정 법사의 효성도 지극하려니와 그 어머니의 자식 사랑은
정말 눈물겹다 하겠지요.
지리산 동쪽에 위치한 단속사에 이 이야기에 관한 비가
오늘까지 전해지고 있습니다.
어린이 여러분!
진정 법사의 어머니가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각별합니다.
참으로 아들을 사랑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작은 인정에 끄달려 항상 곁에 두고 떨어지려 하지 않는 것이
사랑은 아닙니다. 아들이 더 큰 일을 할 수 있도록 멀리 떠나
보내는 것이 참된 사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진정 법사 역시 어머니의 정성이 헛되지 않도록 의상대사의
제자가 되어 부지런히 공부하였습니다.
의상대사께서 진정법사의 어머니를 위해 『화엄경 』을 설하여
주셨다는 이야기는 너무나 감격스럽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부모님은 이처럼 우리를 지극히 사랑해 주십니다.
■ 생각해 봅시다.
1. 진정 법사와 그 어머니의 이야기를 통하여, 참다운 효의
길을 생각해 봅시다.
2. 어버이를 기쁘게 해 드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서 정리해
보고 법우들에게 발표해 봅시다.
■ 참고 도서 : 삼 국 유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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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