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정선사의 인욕 ♡
옛날에 한 비단장수 청년이 있었는데
그 청년은 여러 마을을 떠돌아다니면서 비단을 팔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강원도 대관령 고개를 넘어가고 있는데
노스님 한 분이 꼼짝도 않고 오랜 시간을 가만히 서 계시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대사께서는 무엇 때문에 여기 이렇게 오랜 시간을 서 계십니까?"
＂잠시 중생들에게 공양을 시키고 있는 중이라네 ＂
이 말을 듣고는 더욱 궁금해진 비단장수 청년은 다시 물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중생들에게 무슨 공양을 베푸시는 중입니까?＂
＂내가 움직이면 옷 속에 있는 이나 벼룩이 내 몸의 피를
빨아먹기가 불편할 것이 아닌가? 그래서 내가 잠시 꼼짝
않고 서 있는 걸세. ＂
이 말을 들은 비단장수 청년은 노스님의 큰 자비심에 커다란
감동을 받았습니다. 여태까지 자기 몸 하나만을 위해
바둥바둥 살아오던 자신의 세속 생활이 갑자기 하찮게
느껴지고 자기도 노스님처럼 남을 위해 사는 생활을 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청년은 그 스님의 뒤를 따라
오대산의 동대 관음암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스님, 부디 저를 스님의 제자로 받아 주시어 불법을 배우게
하여 주십시오. 스님께서 시키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지
다 하겠습니다.＂
이렇게 하여 비단장수 청년은 겨우 노스님의 허락을 받았습니다
다음 날부터 노스님께서는 새로 들어온 행자에게 자신을
낮추는 하심의 정신과 참고 견디는 인욕의 정신을 가르쳐
주시기 위한 방편으로 부엌에 커다란 가마솥을 옮겨 거는
일을 시키셨습니다.
청년에게는 절에서의 일이 비단을 파는 일보다 훨씬
힘들었지만 꿋꿋이 참고 노스님께서 시키는 대로 흙을 파다
짚을 섞어 이기고 혼자서 열심히 솥 거는 작업을 했습니다.
아침부터 시작한 일이 거의 해질녘에서야 끝이 났습니다.
그 때 부엌에 들어오신 노스님께서는
＂솥을 잘 걸었다만 이쪽 아궁이에는 필요가 없겠으니 저쪽
아궁이로 옮겨 걸도록 하여라. ＂
하시고는 나가 버리셨습니다. 청년 행자는 다음날 아침
일찍부터 일을 시작하여 다시 정성을 다하여 솥을 걸어
놓으면 또 잘못 걸었다고 야단하여 허물어뜨리고 이런 일을
아홉 번이나 시키셨다. 그렇지만 비단장수 청년은 한번도
불평하지 않고 노스님께서 시키는 대로 잘 따랐기 때문에
드디어 노스님께 구도심을 인정받아 정식으로 노스님의
제자가 되었다. 노스님께서는 청년의 인욕정신을 칭찬하시고
솥을 아홉 번 고쳐 걸었다는 뜻에서 법명을 구정이라 내리시고
제자로 키우셨다. 구정스님은 뒷날 열심히 수행하여
큰 명성을 떨쳐으며 오늘날까지도 구정선사의 인욕정신은
많은 사람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습니다.
어린이 여러분!
하심과 인욕은 수행의 가장 기본이 되는 마음 자세입니다.
하심이 안 되면 성내는 마음이 일어나며 급기야는 수행을
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마음에 상을 버리면 부처라고 하지요
이는 하심으로 마음의 독을 없애면 부처님 마음이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구정스님의 하심하는 자세가 어떻습니까?
여러분 같으면 어떤 행동을 하게 되었을까요?
아궁이 만드는 일이 잘 되었으면서도 노스님은 짐짓 그
그 그릇을 한번 시험해 본 것이랍니다. 얼마나 참고 이겨내는
힘이 강한가 하고 말입니다. 실제 스님이 되려면 많은 난관이
있으며 그 난관을 이겨내지 못하면 도중하차하고 말 것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끈기와 인내가 필요합니다.
비단장수 청년은 충분히 큰 그릇이었습니다.
삼복더위에 아홉 번씩이나 참아낼 수 있는 근기를 가졌으니 까요
여러분들의 그릇은 얼마나 됩니까? 그릇이 커야 많은 물을
담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참을성을 길러야겠습니다.
조금만 더워도 조금만 추워도 조금만 힘들어도 조금만
아파도 못 참고 편한 것을 찾으려 하지는 않는 지요?
그런 어린이들을 보면 너무 나약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어린이들이 훗날 커서 어찌 큰일을 해내는 인물이
될 수 있겠어요?
구정스님의 하심 하는자세와 인욕정신을 본받도록 합시다.
■ 생각해 봅시다.
1. 가정에서 또는 학교에서 여러분이 가장 참기 어려운 일은
어떤 것인가요?
2. 여러분이 구정선사와 같은 입장이었다면 어떻게 행동하게
되었을까요? 숱거는 일을 몇 번이나 참고 해내었을까요?
3. 어려움을 이기고 포교할 마음이 생겼으면 그 대상
친구들의 이름을 한 번 적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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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