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 량 사 ▒▒

한해를 돌아보며-아자세왕의 참회와 공덕

이 름	: 청량사	조회수	: 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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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여러분! 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한해를 돌이켜 보면서 참회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져 보도록 합시다.
옛날 목이 몹시 마른 까마귀가 물이 있는 곳을 찾아다니다가
마침 어느 곳에서 단지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단지 속을 들여다보니, 밑바닥에 얼마간의 물이 담겨 있는데
주둥이가 짧아서 물을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눈앞의 물을 보고도 먹지를 못하고 있는데 까마귀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부근을 돌아다니며 조그만 자갈을 물어다가 단지 안에 한 알 두 알 열심히 넣기 시작했습니다.

한참 동안 그렇게 했더니 자갈이 단지 밑바닥에 가득 찼고 물높이가 훨씬 높아졌습니다.
까마귀는 주둥이를 단지 속에 힘껏 넣었습니다.
그리하여 까마귀는 실망하고 돌아서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며 물을 마실 수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이솝우화>의 한 장면입니다.
끝까지 물을 마시기 위해 최선을 다 했던 까마귀처럼 한 해를 마치며
두 손 모아 자신을 돌아보고 최선을 다하는 어린이가 되어야겠습니다.

인도 마가다국의 왕사성의 빔비사라왕은 늦도록 아들이 없어
항상 근심이 쌓여 있는데 어느 날 왕을 찾아온 관상가가
“지금 살아 있는 히말라야의 한 선인이 죽으면 왕의 태자로 태어날 것이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왕은 선인이 죽기를 기다리기가 너무 지루해서
사람을 시켜 선인을 죽여 버렸습니다.
이때 선인은 조금만 기다리면 천수가 다하여 죽을 것인데
왕이 시켜서 자기를 죽이려 함을 알고 눈물을 흘리며
‘기어이 이 원수를 갚고야 말리라’ 하며 숨을 거두었습니다.

과연 선인이 죽고 나자 왕비는 곧 아이를 잉태하여 아들을 낳았습니다.
당시의 풍습에 따라 왕은 관상을 잘 보는 사람을 불러 아이의 관상을 보게 하였습니다.
관상가는 “이 아기는 태어나기 전날의 일로 인하여 원한을 품었으니
자란 뒤에는 반드시 부왕을 해칠 것입니다.” 라고 예언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왕은 아기가 커서 자기를 죽일 것을 두려워하여
아기를 높은 유곽에서 떨어뜨렸습니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아기는 다른 곳은 조금도 다친 곳이 없이 손가락 하나만 부러졌습니다.
하늘의 뜻이라 여긴 왕은 날로 늘어가는 아기의 재롱에 정신이 빠져
온갖 정성을 쏟으며 길렀습니다. 그리고 아기의 이름을 아자세라 붙였습니다.

당시 부처님은 라자가하 영축산에서 1250명의 제자와
문수보살을 비롯한 많은 보살들과 함께 계셨습니다.
아자세 태자가 소년으로 성장했을 때 부처님의 사촌동생이 되는 데바닷다와 친구가 되었습니다.
데바닷다는 올바른 수행을 하지 않았으며, 날이 갈수록 나태에 빠졌습니다.
그러나 모든 이들로부터 부처님과 다름없는 존경을 받고 싶어 하는 욕심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아자세 태자는 그런 데바닷다의 꾐에 빠져 부왕 빔비사라를 왕위에서 내쫓고
일곱 겹으로 된 방에 가두고 근처에는 개미 한 마리 얼씬거리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한편, 부왕을 가두고 왕위에 오른 아자세의 두터운 신임과 후원을 얻게 된 데바닷다는
부처님의 교단을 빼앗을 궁리를 하였습니다.
자신은 법왕이 되고 아자세는 국왕이 되어 둘의 힘으로
천하를 다스리고자 야심을 품었던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부처님께서 여러 제자들을 모아 놓고 설법을 하시는데
별안간 데바닷다가 나타나 교단을 자기에게 이양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에 부처님은 여러 사람 앞에서 한마디로 데바닷다의 요구를 거절하자
데바닷다는 반성의 기색은커녕 오로지 망신당한 것만을 분하게 여겨
아자세와의 힘을 빌어 부처님을 해치려는 무서운 음모를 꾸미게 되었습니다.
한편 독실한 불교 신자인 빔비사라왕이 감옥에 갇혀
음식은 물론 물 한 모금 먹지 못하고 굶어 죽을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러자 왕비 위제희는 매일 목욕을 하고 몸에 꿀을 발라 먹을 것을 몸에 붙이고
아무도 모르게 왕에게 먹이기를 되풀이 하였습니다.
며칠이 지나도 부왕이 죽지 않자 아자세가 그 까닭을 물으니 부왕은
“저 열린 창문으로 멀리 영축산을 바라보고 예배하며
나날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아직 살아 있다.”
고 하니 아자세는 빔비사라가 일어서지 못하게 두 발목을 잘라 버리고 창문도 막아 버렸습니다.
그 무렵 아자세왕의 아들 ‘기바’가 병이 들어 아자세의 근심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러자 위제희 부인은, “부왕인 빔비사라왕도 아자세왕이 어렸을 때
병이 나면 몹시 근심하여 밤잠을 못 주무시며 간호하셨지요.” 라고 하였습니다.
이 말을 들은 아자세왕은 홀연 아버지의 옛정이 그리워졌습니다.
그리하여 자기의 잘못을 뉘우치고는 곧 부왕을 모셔 오도록 명령을 내렸습니다.

한편 감옥의 빔비사라왕은 갑자기 다가오는 사람들의 요란한 발자국 소리를 듣고
보다 더 괴로운 고문을 당할까 두려워 그만 기절하여 죽고 말았습니다.
오래지 않아 위제희 부인도 빔비사라왕의 뒤를 이어 세상을 떠났습니다.
부왕과 어머니의 죽음은 아자세왕의 마음을 무척 괴롭혔는데,
“두 분이 돌아가신 것은 아자세왕의 탓이 아니요. 전생의 원한으로 인한 것이다.
아자세왕의 잘못은 전혀 아니니 괴로워하지 말라.”
데바닷다의 위안은 참으로 뻔뻔스럽습니다.

이럴 즈음 부처님의 교단을 빼앗으려는 데바닷다의 음모는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칼을 잘 쓰는 검객을 시켜 부처님을 죽이려고
부처님이 다니시는 길목에서 숨어 기다리게 했습니다.
부처님이 나타나시자 칼을 들고 달려들어 치려하였으나
검객은 오히려 부처님의 거룩한 모습과 자비로우심에
그만 감동을 받아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또 한번은 데바닷다의 무리들이 다시 부처님을 죽일 기회를 엿보다가
부처님이 영축산에서 설법을 하시고 내려오는 것을 보고 벼랑 위에 숨어 있다가
부처님께서 그 아래를 지나가는 순간 큰 바위를 굴려 떨어뜨렸습니다.
하지만 바위들은 정확하게 겨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몇 번인가 구르다가는
좁은 골짜기에서 스르르 멈추고 말았습니다.
이를 본 제자들은 숨이 막힐 지경이었으나
부처님의 안전함을 본 뒤에는 더욱 더 부처님을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여래는 폭력에 의해 목숨을 잃지는 않는다.”
고 말씀하시면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태연하게 길을 가셨습니다.

두 차례의 살해음모가 모두 실패로 돌아가자 분노가 치민 데바닷다는
부처님께서 지나가시는 길목을 지키다가 부처님 오시는 것을 보고
성질이 매우 사나운 코끼리에게 술을 잔뜩 먹여 풀어 놓았습니다.
미친 듯 날뛰는 코끼리라 모두들 혼비백산하여 코끼리를 피해 달아났습니다만,
부처님은 조금의 미동도 없이 그 자리에 가만히 서 계셨습니다.
좀 전까지도 미쳐 날뛰던 코끼리가 부처님 앞에 이르자 갑자기 공손한 모습으로
긴 코를 아래로 늘어뜨리고 부처님 발아래 얌전히 엎드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너무 놀라 부처님을 향해 절을 올리고
더욱 더 외경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멀리서 데바닷다와 함께 이 광경을 지켜보던 아자세왕의 마음에
큰 변화가 소용돌이치기 시작했습니다.
부처님을 해치려는 데바닷다의 꼬임에 빠져 자기를 낳아준 부왕을 옥에 가두어 죽인 것은
하늘이 용서치 못할 큰 잘못임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그 후부터 아자세왕은 데바닷다가 왕궁에 출입하는 것을 금지시키고
서서히 부처님을 찾아뵙고 거룩한 설법을 듣기 시작하였습니다.

한편 궁 밖에서 출입을 금지 당한 데바닷다는 자신이 꾸민 나쁜 일이
세 번이나 실패로 돌아가자 치미는 분노와 시기심을 이기지 못한 채
열 손가락 손톱마다 독을 바르고 부처님이 계신 곳으로 갔습니다.
독이 묻은 손톱으로 부처님의 몸에 상처를 내어
독약이 부처님 몸에 퍼져 죽게 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길을 가던 도중에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지면서 손톱이 부러지고
피가 나면서 결국 자신의 몸에 독이 퍼져 몹시 괴로워하였습니다.
그제서야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 데바닷다는 “나무 붓다!”를 외치며 죽어갔습니다.
어떠한 폭력으로도 부처님을 해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데바닷다의 사건은 부처님에게 가장 큰 슬픔으로 남겨졌습니다.

어린이 여러분!
우리가 살다보면 한두 번의 실수는 할 수 있지요.
그러나 한 번의 실수가 또 한 번의 실수를 낳게 되고
또 다른 잘못을 일으키는 바탕이 된다면 급기야는
감당 못할 큰 잘못도 저지르게 되지 않을까요?
아자세는 오랜 겁의 세월이 흐른 뒤에 벽지불이라도 되었지만,
데바닷다는 아무리 오랜 세월이 지나도 지옥에서 헤어 나올 수가 없었다고 해요.
왜냐하면 아자세는 아버지를 죽였지만 데바닷다는 부처님을 괴롭혔거든요.
같은 오욕죄를 범해도 이렇게 인과응보의 차이가 나는 것을 여러분은 이해할 수 있겠어요?

그러나 어쨌든 데바닷다도 죽기전 부처님께 귀의하였고,
아자세 역시 아버지를 죽인 업연으로 지옥에는 떨어졌지만,
부처님께 귀의한 공덕으로 참회의 기회를 얻게 되었으니 정말 다행스런 일이지요.
우리 어린이들도 자신이 알게 모르게 저지른 잘못들에 대해 한해를 마감하면서
반성하고 참회하는 시간을 가져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는 새싹 불자가 되도록 노력합시다.

| 글쓴 날짜 | 2002-12-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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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제일 마하가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