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 량 사 ▒▒

부자됩시다~!

이 름	: 청량사	조회수	: 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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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 한 TV 광고에서 인기 여배우가 ‘여러분, 부자 되세요!’라고 외치던
장면을 수없이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영향으로 작년 한 해 새해인사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가 아니라
‘새해 부자 되세요’라고 바뀔 정도였습니다.
TV 광고가 우리들에게 ‘부자 신드롬’을 몰고 온 결과였습니다.
작년 한해 얼마만큼의 사람들이 부자가 되었을까요?
정말 부자가 되었을까요? 부자가 되어서 행복할까요? 청소년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 뭐가 부족할까?

시간은 흘러 어김없이 우리는 또 한해를 맞이했습니다.
물론 한해, 새해라는 것이 무한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우리들이 임의로 약속한 편의상의 시간단위일 뿐이지만,
어쨌든 우리들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정한 큰 시간 단위의 시작에 우린
다시 서서 한해를 설계하고 계획하고 준비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청소년 여러분은 올해 어떤 일을 계획하고, 목표하고, 원(願)을 세웠습니까?
성적 올리기,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기, 이성친구 사귀기, 갖고 싶은 물건 사기,
좋아하는 가수 콘서트 가기, 여행 가기, 신형 핸드폰 사기...
아마도 이런 종류의 바람들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한편으로 소박해 보일 수도 있고 지극히 개인적인 바람들이라 생각이 되지만,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뭐가 부족할까요?
바로 ‘나’ 자신만을 위한 바람들이라는 점입니다.
비단 청소년들 뿐 아니라 성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얼마 전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새해 소망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가장 많은 대답이 나온 것이
복권에 당첨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복권에 당첨되어 선행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잘살기 위해서, 부족함 없이 살기 위해서
복권에 당첨되기를 바라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결국 우리들 마음속에는 누구나 이기적인 마음에서
부자 되기를 그렇게도 간절히 바라는 것입니다.
정말 부자가 되면 행복할까요?
많은 재산을 가지게 되면 마음이 풍요롭고 만족스럽고
여유로워지고 누구도 부럽지 않을까요?
10년쯤 전의 일입니다. 외국에 살던 한 교포가 현지에서
수백 억 대의 어마어마한 금액이 걸린 복권에 당첨되어
하루아침에 그 나라에서도 손꼽히는 부자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주위 사람들과 뉴스로 이 소식을 접한 모든 이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며
이 교포는 아마도 무척 행복해 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얼마 전 다시 이 교포가 뉴스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그 뉴스는 바로 이 교포의 파산 소식이었습니다.
뉴스에 따르면 이 교포는 엄청난 재산을 가지게 된 후
무리한 투자와 도박 등에 지속적으로 돈을 탕진하던 끝에
결국 파산 신청을 내게 되었고, 복권 당첨 이전에 가지고 있던 재산마저도
남기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가 어찌 이 한사람뿐이겠습니까?
욕심은 한이 없고 욕망은 채워도, 채워도 끝이 없다는 이야기가 생각날 뿐입니다.
여러분 모두 잘 알고 있는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물질이 공과 다르지 않고 공이 물질과 다르지 않으며
물질이 곧 공이요 공이 곧 물질이니...”(色不異空空不異色色卽是空空卽是色...)

이 말씀은 물질은 모두다 공(空)으로 돌아가니 허망한 것이므로
집착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재산을 많이 모은다 한들 그것은 영원하지 않고
기나긴 우주의 시간에서 보면 모두 순간적인 일일뿐이라는 겁니다.
앞서 말한 그 교포의 경우 과보에 의해 큰 복을 얻었지만
그것을 바르게 유지하고 쓰는 지혜를 갖추지 못했고
도리어 욕심을 지나치게 가졌으므로 복이 오히려 화가 된 것입니다.
여러분 중에서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물질이 그렇게 허망한 것이라면, 재산을 모으는 게 소용없는 일이라면
돈을 벌지 말고 부자도 되지 말라는 이야기인가요?”
물론 그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재산은 삶의 중요한 자원이며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다만 그것에 지나치게 집착하여 허황한 욕심을 일으켜,
자본의 노예가 되어 올바르지 못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게 되는 것을 경계하고,
분수에 맞는 정도로 정당한 방법에 의해 재산을 획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진정한 부자되는 법

이제 청소년 여러분들께 진정한 부자가 되는 방법을 말씀드릴까 합니다.
그 방법은 다름 아닌 보시(布施)입니다.
보시란, 대승불교의 이상적 경지인 보살(菩薩)의 행(行)인
육바라밀(六婆羅蜜)의 첫 번째 덕목으로, 널리 베푼다는 뜻의 말이며
자비의 마음으로 다른 이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베풀어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무엇을 얻는다는 것은 나 혼자만의 힘에 의한 것이 아님을
여러분들은 이해할 것입니다. 작은 물건 하나도
다른 사람들의 수고와 노력 없이 나에게 들어오는 것은 거의 없다시피 한 현실에서,
내가 얻은 만큼 누군가에게 베푸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들 중에서 이런 질문이 나올지도 모르겠군요.
“물질에 집착하지 말고 분수에 맞게 재산을 가지라 해서 넉넉하지도 못한데
어떻게 남에게 베푼단 말입니까?
더군다나 돈을 벌지도 못하는 저희 청소년의 입장에서는
보시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닌데요.”
이런 질문은 보시의 개념을 물질에만 한정하는데서 오는 문제입니다.
물론 보시의 종류에는 물질적인 보시를 의미하는 재시(財施)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전하는 법시(法施)와
마음이 불안한 사람의 마음을 편안케 해주는 무외시(無畏施)도 있고
이 두 가지는 재시와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입니다.
또 잡보장경(雜寶藏經)에서는 누구나 베풀 수 있는 일곱 종류의 보시를 말씀하십니다.

첫째, 화안열색시(和顔悅色施)로, 밝고 깨끗하고 기쁨 어린 얼굴색으로 베푸는 것이다.
둘째, 자안시(慈眼施)로, 자비가 넘치는 눈길을 베푸는 것이다.
셋째, 언사시(言辭施)로, 부드럽고 고운 말로 베푸는 것이다.
넷째, 심시(心施)로, 넓고, 깊고, 포근한 마음씨를 나누고 베품을 말한다.
다섯째, 신시(身施)로, 몸으로써 봉사함을 말한다.
여섯째, 상좌시(床坐施)로, 자리를 양보하는 보시이다.
일곱째, 방사시(房舍施)로, 방(房)은 자기가 사는 처소이고, 사(舍)는 자기 몸을 뜻한다.

잡보장경에서 말씀하시는 재물과 물질이 없이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곱 가지의 보시야말로 우리 청소년들이
가장 먼저 쉽게 행할 수 있는 보시라 생각합니다.
항상 맑고 기쁨 어린 얼굴로 사람을 대하면 자기 자신에게는 물론,
주위에도 항상 밝은 빛이 넘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자비로운 눈길은 진실 어린 눈빛입니다.
이런 진실된 눈빛은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고
누구에게도 바른 마음을 전할 수 있습니다.
날로 어지럽혀지는 언어습관 속에서 부드럽고 곱고
진실한 말은 가치있는 베풂입니다.
우리 마음 속에는 부처님의 성품이 이미 자리하고 있으므로
그 마음을 자꾸 밖으로 드러내야 하는 것입니다.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그들을 보살피는 봉사의 자세와
내가 사는 환경을 깨끗이 하고 돌보는 것도 타인에게 베푸는 보시라는 가르침입니다.
여기에 우리들의 의지와 노력 이외에 그 어떤 것이 필요하겠습니까?
다른 경전에 청소년 여러분들에게 모델이 될만한
부처님 당시 청소년의 보시의 예가 나타납니다.

옛날 가섭부처님이 어떤 인연으로 성불하게 되었는가?
가섭부처님은 전생에 바라문의 집안에 태어나 어린 동자일 때,
사이최(思夷最)여래를 뵙고는 마음 속으로 기쁜 마음에
자신이 입은 옷 가운데 보배로 만들어진 허리띠를 풀어
여래께 공양하고는 발심하여 부지런히 보살의 행을 닦음으로써
바른 깨달음을 이루어 모든 장애로부터 벗어나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부처님께서 희왕보살에게 과거 부처님들의
성불(成佛)의 인연을 설명하신 내용으로 보시는
어떤 귀한 물건을 따로 구하여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현재 자신이 가진 것으로 하여도 부족함이 없다는 이야기로,
우리 청소년들은 학업에 열중하는 현실에서 따로 돈을 벌거나
얻을 것 없이 자신의 처지와 수준에 맞는 것을 보시하면 된다는 말씀입니다.
또 다른 청소년의 보시의 예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부처님께서 기사굴산에 계실 때의 일이다.
어느 날 근처에 사는 부라가월이란 사람의 집으로 가셨는데,
그에게는 서(逝)라는 이름의 열 여섯 살 된 아들이 있었다.
서(逝)는 부처님을 뵙고는 기쁜 마음으로
공손히 인사드리고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달려가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는 게송을 읊고는
어머니에게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자고 청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아들의 청을 거절하였고,
신통력으로 큰 광명을 보이시니 서(逝)는 다시 어머니에게 찬탄의 게송을 읊었고,
이에 어머니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좋은 옷과 밥그릇을 서(逝)에게 주었고,
서(逝)는 그것을 받아 가지고 부처님께 공양을 올렸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서(逝)의 순수한 마음을 칭찬하시면서
이 공덕으로 미래세에 수미겁 부처님이 되리라는 수기(受記)를 하신다.
<불설서동자경(佛說逝童子經)>

청소년들의 마음은 순수하기에 진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대로 실천에 옮기려는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어른들은 생각이 많고 의심이 많아
진리를 보고도 즉시 인정하지 않고 실천에 옮기려하지도 않습니다.
서(逝) 동자는 진심으로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보시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실천에 옮기려 하지만 자신이 그럴만한 처지가 아니기에
어머니에게 그것을 권하지만 어머니는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서(逝) 동자는 끈기를 가지고 지혜롭고 이치에 맞는 설법으로
어머니를 설득하여 보시하게 합니다.
이 공덕은 자신뿐 아니라 보시를 행하게 된 어머니에게까지 미치게 된 것입니다.

청소년 여러분! 지금까지 보시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방법을 위주로 말씀드렸습니다.
그럼 이제, 보시하는 마음은 어떻게 가져야 하는 것인지에
대하여 말씀드릴까 합니다.
올바른 보시하는 마음의 자세는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를 들 수 있습니다.

“수보리여, 보살은 법에도 마땅히 머물은 바 없이 보시를 행해야 할 것이니,
이른바 색(모양)에도 머물지 말고 보시 할 것이며
성·향·미·촉·법에도 머무르지 말고 보시해야 할 것이다.
수보리여, 보살은 응당 이와 같이 베풀되 상에 머물지 않아야 되느니라.
왜냐 하면, 만일 보살이 상(형상)에 머물지 않고 보시하면
그 복덕은 가히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니라.”
<금강경><묘행무주분(金剛經妙行無住分)>

무주상보시란 경전의 말씀과 같이 상(相)에 머무르지 않는 보시를 말합니다.
상에 머무르지 않는 보시라는 것은 얼만큼을,
누구에게 준다는 마음을 가지지 않고, 주는 것으로써
나중에 내가 어떤 이득을 받을 것인가 하는 생각을 가지지 않으며,
더 나아가 주면서도 준다는 생각조차 갖지 않고 베푸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은 완전한 이타행(利他行)을 뜻합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도와주면서도 자신의 이익을 생각합니다.
지금 베풀면 나중에 나에게도 베풀겠지?
이렇게 베풀면 사람들이 날 좋게 평가하겠지?
이런 생각으로 보시를 행한다면 아무리 크게
베풀지라도 진정한 보시가 될 수 없습니다.
세상에 드러내야만, 남들이 알아줘야만 한다는 생각을 가지지 않고
순수한 이타의 마음으로, 내 것이라는 마음과 아까워하는 마음 없이
자비(慈悲)의 마음으로 해야 만이 바른 보시의 자세라는 것입니다.

# 어느 스님의 행동

지난 여름,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어떤 스님이 한번도 본적 없고 알지도 못하는 시한부 암환자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자신의 간의 일부를 기증해 새 생명을 준 이야기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스님의 장기기증은 그 때가 처음이 아니라
몇 년 전에 또 다른 불치병 환자에게 신장의 일부를 기증했고,
이 때가 두 번째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자신의 가족에게도 선뜻 어려운, 어쩌면 자신의 생명에도
위험이 따를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린 스님의 행동은
그 어떤 보시보다 가치 있고 숭고한 것입니다.
생명을 구했다는 것도, 신체의 일부를 보시했다는 것도
의미 있는 행동이었지만 보다 더 큰 의미는
그 어떤 대가나 이익을 바라지 않고 행했다는 것입니다.
각박하고 메마른 현실 속에서 다행스러운 것은,
스님의 이와 같은 보시행이 귀감이 되어
최근 이와 같은 장기기증과 헌혈, 사후 장기기증 서약 등의 사례가
많이 들려오고 있어 우리의 마음을 흐뭇하게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낌없는 마음으로, 준다는 생각도 없이 남에게 베푸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누구라도 그렇게 쉽게 행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청소년 여러분이 명심해야 할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해서
안해도 그만이라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어렵지만 그것은 진리에 이르는 가장 올바른 길이기에
부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제시하여 주신 것임을 잊어선 안됩니다.
나는 아직 어리니까, 나는 아직 형편이 안되니까라는 생각 속에 머물게 되면
앞으로도 보시를 행하지 못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앞서 말한바와 같이 부처님은 재물로 법으로 또 무엇을 가지지 않고도
베풀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물질주의가 팽배하고 자본주의가 세계를 주도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물질적 잣대로만 부자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자는 재산을 많이 가지고 남들보다 물질적으로 잘 사는 사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부자는 자신이 가진 것을 남과 나눌 줄 아는 사람입니다.
남과 나누면서도 아까워하지 않고, 남을 남이라 생각지 않고
나누는 그 자체를 기쁘게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부처님께서는 2500년 전의 가르침을 통해
지금의 우리들이 부자가 되는 방법을 보시행의 실천을 통해 가르쳐 주셨고
그 가르침을 실천하는 우리들은 그 누구의 것보다 크고 소중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재산을 가진 진정한 부자가 될 수 있습니다.

청소년 여러분! 새해 우리 모두 부자가 됩시다.
잠시동안 행복한 물질적인 부자가 아니라
오래도록 우리 마음을 넉넉하고 따뜻하게 할 수 있는
진정한 마음의 부자가 됩시다.
보시행을 통해서 나도 남도 우리 모두 함께 될 수 있는 부자됩시다!

| 글쓴 날짜 | 2003-03-16 |

안을 들여다 보자

늘 깨어있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