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교사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상담을 할 때
자신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고 개선하려는 의지가 보이지만
행동으로 잘 이어지지 않는 근명이를 만났다.
근명이는 순하고 순응적인 모습과는 상이하게
감정을 폭발하거나 공격적인 모습을 모이는 경우가 있었는데,
특히 교사가 다그치거나 화를 내는 경우에는
감정조절 능력이 많이 떨어졌다.
상담을 받는 것에 거부감을 자지지는 않았지만,
중학교 2학년이 되면서 친구들이 하는 말이나 놀림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의기소침해져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러한 어려움이 있지만
평소 근명이는 친구들과 잘 어울리며
운동을 좋아하는 남자다운 씩씩한 아이였다.
어머니를 만나다
아버지는 일 때문에 중국에 계셔서
한 달에 한 번 정도 통화를 하는 정도이며,
어머니와 삼촌, 쌍둥이 동행과 함께 살고 있다고 하였다.
어머니는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커서 학교에 자주 방문하여,
근명이의 생활에 대해 함께 고민을 나누기도 하신다.
쌍둥이 동생은 근명이와는 달리 속내를 잘 드러내는
밝은 성격으로 학교생활을 잘하고 있다고 하였다.
“집에서 근명이는 어떤가요?”
“제 말을 너무 잘 들어요.
하지만, 자기 마음은 거의 표현하지 않아요.”
“언제부터 그랬나여?”
“초등학생 때는 그래도 말을 좀 했었는데,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거의 안 하고,
2학년 들어서는 더 심해진 거 같아요.”
“걱정이 많으시겠네요.”
“네. 동생들은 마음을 잘 표현하고, 괜찮은데.
학교에서 자꾸 안 좋은 일이 일어나서 속상해요.”
“많이 속상하시겠네요. 집에서는 어떤가요?”
“제가 직장을 다니니까, 근명이에게 많은 걸 시키게 돼요.
혼자 밥 챙겨 먹고, 학원도 가고…….”
“근명이가 혼자 잘하고 있네요.
그러면 어머니는 근명이에게 어떻게 하세요?”
“계속 잔소리를 하게 돼요.
그리고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아이에게 푸는 거 같아요.”
“어떻게요?”
“집안 정리나 공부해라 같은 잔소리요.
그러다가 속상하면 소리를 마구 질러요.”
[순간, 근명이가 학교에서 소리 지르는 모습이 떠올랐다.]
“네, 아이들이 힘들기도 하겠네요.”
“그래도 제가 얼마나 아이들을 위해서 잘 하는데요”
“새벽에 일어나서 반찬을 해 놓고,
아무리 퇴근이 늦어도 아이들 음식이나 먹을 것을 챙기고,
꼭 먹으라고 하고요. 전화를 자주해서
학원 갈 사간이나 음식 먹는 시간 등을 알려줘요.”
“대단하시네요. 직장을 다니면서 힘드셨을텐데,
어떻게 그렇게 하셨어요?”
[어머니는 많이 우셨다]
“애들 아버지랑 7년 전에 이혼을 했는데,
아버지가 없는 것에 대해 너무 미안해서요.
그래서 아무리 힘들어도 아이들한테는 최선을 다했는데…….
자꾸 이렇게 학교에서 부르고 하니까……, 너무 힘들어요”
그랬다. 어머니는 7년 전 이혼 이후로
아이들을 혼자서 키워왔다.
그 과정에서 경제력이 없었던 어머니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을 하였으며,
그 때문에 많이 지쳐 있었지만,
아이들의 좋은 엄마가 되려고 노력했다.
아버지의 빈자리를 보상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최대한 희생하였으나
자신이 생각한 만큼, 아이들이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아서 속이 상했던 것이다.
“제 생각에는 어머니가 자신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아이들이 고마워하면서
한편으로 부담스러울 거 같기도 해요.
제 입장이라면요.”
“그런 면도 있는 거 같아요. 제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이젠 아이들도 다 컸으니까 남자 친구도 좀 만나고,
나 자신을 위해 살라고요.”
“그러게 말이에요. 제 생각에도 조금은 아이들에게서 벗어나
어머니 자신에게 투자를 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지난 학기에 근명이가 혼자 열심히 공부하더니
성적이 꽤 많이 올랐더라고요.
가만 생각하니 제가 많은 간섭을 하지 않았기 때문인 듯해요.”
“그래요? 놀라운데요.
어머니가 간섭을 안 했더니 성적이 올랐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 뭔가를 해보는 것이었던 거 같네요.
제 생각에는 지금 근명이에게 필요한 건
스스로 뭔가를 하도록 기회를 주는 게 좋을 성싶어요.”
∥내가 살아온 삶∥
|
안내
|
여러분이 살아오면서 힘든 일도 있었고 즐겁고 행복할 때도 있었을 겁니다. 그렇게 살아온 여러분 자신을 칭찬하는 글을 쓰는 시간입니다. 지금껏 잘 살아온 자신을 격려하고 칭찬하는 편지를 써 보세요.
|
|
기대효과
|
현재 자신의 삶이 불만족스럽거나 힘들더라고 지금까지 최선을 다한 사실을 발견하면 보다 긍정적이고 힘 있게 자신을 수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
|
진행과정
|
- 자신이 살아온 삶을 나이나 학년 단위로 나누어 생각해 봅니다.
- 잘하고 최선을 다했던 것 중심으로 자신이 살아온 시간을 돌아봅니다.
- 칭찬하고 격려하는 편지를 친구들 앞에서 읽는 시간을 갖습니다.
|
|
진행시
유의사항
|
과거를 후회하고 비판하기보다는 격려하고 지지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
-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어머니는 자신이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며,
지금까지 잘 살아왔다는 것을 인정하였다.
그 힘으로 아이들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근명이를 만나다.
“요즘 학교생활은 어떠니?”
“친구들이랑 장난을 치다가 싸우게 돼요.”
“어떻게 싸우니?”
“처음엔 말로 싸우다가 제가 친구들을 때리게 돼요.”
“때리고 나면 어떠니?”
“때려줘서 뿌듯하기고 하고, 죄책감이 들기도 해요.”
“그럴 수 있겠다. 때려줘서 시원하기도 하지만,
미안하기도 하고 잘못했다는 생각도 들고.
집에서는 어떠니?”
“요즘엔 열심히 학원 다니면서 공부해요.”
“그래? 다니기 싫을 때는 없니?”
“있어요. 그래도 엄마가 다니라고 하니까 다녀야 하고,
그리고 나도 잘 되고 싶어요.”
“엄마 말을 잘 듣는구나!”
“제가 학교에서 친구와 싸우는 것 때문에
엄마가 걱정을 많이 하시고
울기도 하셔서 미안해요.”
“그럴 때는 어떻게 하니?”
“엄마가 야단치고 속상해 하면 미안해요.
엄마가 불쌍하기도 하구요.
계속 반성을 하고 그러지 않으려고 하는데
행동으로 잘 안 옮겨져요.
엄마는 우릴 위해서 힘들게 일하시는데….”
근명이도 잘하고 싶다고 하였다.
그런 한편으로 엄마가 너무 잘해주는 것에 대해서,
자신을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에 대해서
부담스러워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엄마가 자신에게 잘하는 것을 알고
자신을 위해 희생하는 엄마에 대한 큰 부담 때문에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연스러운 감정 표출이 되지 않음으로 인해
누적된 감정과 스트레스는 의기소침과 우울로 이어졌으며
그것이 심해지면서 자신도 모르게
학교에서 폭발되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엄마의 말을 잘 듣고, 시키는 대로 하던 근명이는
자신의 마음을 차곡차곡 쌓아두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자신을 위해 희생하는,
너무나 큰 관심을 가져주는 엄마에 대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그러나 중학생이 되어 사춘기가 되면서
엄마에게는 착한 아들로 남아있지만,
학교에서는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이다.
엄마의 착한 아들과 사춘기의 반항,
누적된 스트레스 폭발 등 근명이가 처한 딜레마는
근명이가 그린 그림에서도 잘 드러났다.
선이 잘 연결되지 않은 집에서 자아의 힘이 고갈되고,
자아 통제력이 약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큰 창문은 근명이가 사회적 수용과 인정에 의존하고 있음을,
그리고 지붕이 큰 것으로 보면
대인관계에서 좌절감을 느끼고 위축되어
공상에 몰두할 가능성도 있음을 알 수 있다.
엄마와의 관계에서 일방적으로 참고 견디는 근명이는
친구 관계에서도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기
힘들어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근명이 어머니는
자신의 모습과 아이의 부담에 대해 받아들이고서야
집착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 
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