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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후라존자 이야기
<겸허한 마음으로 평생을 산 라후라 존자>
라후라 존자는 카빌라국의 왕인 정반왕의 손자이자
싯다르타 태자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라후라의 탄생이 모든 이에게 축복은 아니었습니다.
가장 기뻐해야 할 사람인 아버지 싯다르타 태자가
전혀 기뻐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활활 타오르는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의 불꽃에 고통으로 시름하는
세상살이를 회의하고 있던 싯다르타 태자에게,
아들의 탄생은 기쁨은 커녕 출가하리라는 마음속 다짐을
뿌리째 뒤흔드는 갈등과 근심거리였습니다.
발걸음을 떼지 못하게 붙잡는 단단한 애착의 사슬이었던 것입니다.
할아버지인 정반왕과 어머니 야수다라의 지극한 사랑과
보살핌 속에 모자람 없이 자랐지만
늘 비어 있는 아버지의 자리는 라후라에게 큰 슬픔이었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너무도 컸던 탓인지,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고 카필라성을 방문하셨을 때
라후라는 부처님을 따라 출가를 결심합니다.
할아버지와 어머니의 품 안에서 재롱과 투정으로 나날을 보낼
그 어린 나이에 더위와 굶주림이 기다리고 있는 고행의 길을 선택한 것입니다.
아들에 이어 손자마저 출가하자
정반왕은 부처님을 찾아가 견디기 힘든 슬픔을 하소연했습니다.
그 심정을 너무도 잘 아는 부처님은
사미는 부모의 허락 없인 출가하지 못한다는 규율을 정합니다.
라후라는 아버지의 사랑을 기대했지만
이미 부처님은 라후라 한 사람의 아버지가 아니었습니다.
수많은 비구와 비구니스님 그리고 뭇 중생들의 다정한 벗이자
자애로운 아버지였습니다.
부처님은 라후라를 직접 거두지 않으시고
당신이 가장 신뢰하는 제자 사리불에게 그의 양육과 교육을 부탁합니다.
사리불의 자상한 보살핌과 가르침 속에
라후라는 뛰어난 지혜와 부드러운 심성을 갖춘 훌륭한 수행자로 자라났습니다.
하지만 라후라는 부처님의 교단 안에서
자신의 존재를 결코 드러내려 하지 않았습니다.
부처님의 아들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라후라는 교단의 구성원들로부터 이목을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거기에 부처님교단의 어른이신 사리불의 제자이고
출신 또한 왕족이었으므로 작은 공덕과 수행으로도
쉽게 존경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라후라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마음가짐을 더욱 겸손히 하고 행동거지를 조심하여
타인의 이목을 끄는 일이 없었습니다.
해가 뜨면 드러났다 해가 지면 사라지는 그림자처럼
늘 대중과 행동을 함께하며 한 사람의 진실한 수행자로 살아가려 애쓸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보배구슬은 깊이 감출수록
어둠 속에서 그 빛을 더하듯
라후라의 훌륭한 덕행과 학식은 결코 감춰지지 않았습니다.
흉내내기 힘든 인욕과 지혜로 라후라는
교단의 많은 수행자들에게 모범이 되었고 늘 존경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또한 부처님으로부터 “나의 제자 가운데 남 모르게 실천하는 데 있어
가장 뛰어난 이는 라후라다“는 칭찬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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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 날짜 | 2007-02-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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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