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삶을 위한 네 가지 지침
청소년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제 완연한 봄이죠.
3월에는 꽃샘추위와 변화무쌍한 날씨 때문에 좀 힘들었을 겁니다.
모든 것이 다 그래요. 그냥 이루어지는 법이 없지요.
봄이 오기 위해서는 춥고 긴 겨울의 터널을 지나야 하지요.
여러분은 지금 ‘청소년기’라는 매우 중요한 인생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중입니다.
청소년기는 어느 학자가 말했듯이, ‘질풍노도’와 같은 시기라고 하지요?
그만큼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변화무쌍하며,
갈등과 번민이 따르는 시기라는 거지요.
마치 봄이 되었지만 꽃샘추위가 따르고 황사가 오고
날씨가 변덕스러운 것과 같지요.
청소년기는 자연스럽게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고,
또 ‘어떻게 살 것인가?’하는 인생의 방향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지요.
‘과연 어떻게 사는 것이 인간다운 삶일까“.
또 ‘어떻게 살아야 의미 있고 보람차고 행복한 삶일까.’
이러한 질문을 늘 하게 된다는 겁니다.
또 당연히 해야 되고요, 이는 다시 말하면,
청소년기에 이루어야 할 중요한 발달 과업 중의 하나로서
자아 정체성 확립과 가치관의 정립 문제라고도 할 수 있어요.
오늘 법회에서는 바로 이러한 질문과 관련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토대로 그 답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과연 부처님은 어떻게 사는 것이 아름다운 삶이고 행복한 삶이라고 했을까요?
네 가지 훌륭한 마음 - 사무량심
부처님은 모든 사람에게 불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불성이 뭐지요?
쉽게 말해 ‘부처님의 성품, 즉 깨달을 수 있는 가능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누구나 부처님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열심히 노력하면 누구나 부처님이 될 수 있다는 가르침이지요.
만일 노력하지 않고 그냥 살아간다면 그것은 ‘중생의 삶’이라고 했지요.
늘 욕심에 차 있고, 아무것도 아닌 일에 화를 잘 내고,
하는 일마다 실수를 저질러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 사람을
부처님은 ‘중생’이라고 불렀습니다.
이러한 중생의 삶은 인간다운 삶이 아니지요.
적어도 인간이 지향해야 하는 삶은 ‘보살’의 삶입니다.
부처님은 깨달음을 이루기 위해 위로는 진리를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을 ‘보살’이라고 불렀습니다.
모름지기 보살은 네 가지 끝이 없는 훌륭한 마음을 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사무량심(四無量心)’입니다.
네 가지 무량심이란 자(慈), 비(悲), 희(喜), 사(捨)를 말합니다.
첫째, ‘자무량심’입니다.
이는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모든 생명을 위해 베푸는 것을 말합니다.
말 그대로 희생과 사랑이요, 아낌없이 주는 마음입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선생님이 제자에게, 성한 사람이 불편한 사람에게,
돈이 있는 사람이 돈이 없는 이웃에게 한량없는 사랑을 베푸는 것을 말합니다.
또한 길가에 피어 있는 이름 모를 꽃이나 풀, 나무, 하늘, 공기 등
모든 우주적 생명체를 향하여 한량없는 사랑의 마음을 내는 것도 자무량심입니다.
둘째, ‘비무량심’입니다.
이는 모든 생명체의 고통이나 슬픔을 자기의 아픔으로 여기고
그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말해 ‘슬픔을 같이 하는 마음’입니다.
예를 들어, 미움이나 분노의 불길에 휩싸여 있는 사람이 있다면
재빨리 그 사람의 마음속에 들어가 그 미움과 분노를 함께 하는 것이요,
질병에 시름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고통을 함께 나누는 일입니다.
또한 한낱 미물이라도 아파하거나 죽어가는 동물이나 식물을 보면
그 고통을 함께 하는 것입니다.
자무량심이 ‘아낌없이 주는 것’이라면,
비무량심은 ‘함께 나누는 것’을 말하지요.
셋째, ‘희무량심’입니다.
이는 일체 생명의 기쁨을 함께 하는 마음입니다.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으로 줄어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기쁨은 함께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친구가 잘 되면 시기하고 질투할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박수를 쳐주고,
자신을 이긴 사람이라 하여 적대감을 가질 것이 아니라,
패배를 솔직히 인정하고 축하를 해주는 것이 희무량심입니다.
넷째, ‘사무량심’입니다.
이는 자신의 아집과 독선을 버리는 마음입니다.
한마디로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누구나 평등하게 대하는 마음입니다.
이 마음에는 사랑도 없고 미움도 없습니다.
누구를 보더라도 똑같이, 그리고 있는 그대로 대하는 마음뿐이지요.
지나친 욕심과 성냄과 어리석은 마음이 사라져서 일체의 분별을 하지 않습니다.
부자를 대한다고 해서 허리를 굽히지 않고,
가난한 사람을 대한다고 해서 허리를 세우지 않습니다.
자신보다 높은 상사를 대한다고 해서 말을 부드럽게 하고,
부하를 대한다고 해서 말을 함부로 하지 않습니다.
누구를 대하거나 사심 없이 대하고,
똑같이 마음을 내는 것이 사무량심입니다.
부처님은 보살의 길을 가르치면서 이 사무량심을 설했어요.
이 사무량심이야말로 보살이 가져야 할 필수 조건이라는 겁니다.
만일 우리들이 이 네 가지 마음을 항상 지닌다면 그 사람은 보살이겠지요.
그런데 보살은 아무나 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사무량심은 지니기도 어렵고 또한 지키기도 어렵기 때문이지요.
사무량심은 온갖 착한 일의 근본
《열반경》에서 부처님은 사무량심을 다음과 같이 설하고 계십니다.
보살이 청정한 행을 갖추려면 모든 생명을 사랑하고(慈),
연민을 가지고(悲), 그들을 축복해 주고(喜), 집착심을 버리는(捨)
네 가지 한량없는 마음을 닦아야 한다.
사랑하는 마음을 닦는 이는 탐욕을 끊게 되고,
연민으로 마음을 닦는 이는 성내는 일을 끊게 되고,
축복의 마음을 닦는 이는 괴로움을 끊게 되고,
버리는 마음을 닦는 이는 탐욕과 성냄,
차별하는 마음을 끊게 된다.
이 네 가지 한량없는 마음은 온갖 착한 일의 근본이 된다.
이 경전의 말씀을 다음과 같이 바꾸어 보면 어떨까요?
“네 가지 훌륭한 마음을 내어라.
첫째, 베푸는 마음이다.
이것은 내가 가진 것을 남에게 아낌없이 주는 것이다.
조건 없이 주어 보아라. 알 수 없는 희열이 안으로부터 터져 나올 것이다.
둘째, 나누는 마음이다.
다른 사람이 괴로워하고 슬퍼할 때 그 고통을 함께 나누어 보라.
예를 들어, 친구가 아파할 때 같이 아파해 보라.
안으로부터 흘러나오는 눈물에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 존재인지 깨달을 것이다.
셋째, 같이 기뻐하는 마음이다.
남이 잘 되는 것을 함께 축하하고 박수 쳐보아라.
함께 즐기는 것은 기쁨을 배로 하는 것이니
이는 오히려 큰 공덕을 쌓는 것이다.
넷째, 버리는 마음이다.
자기만 잘났다는 마음을 버려라.
자기만 잘났다는 마음은 자신에게 해로울 뿐만 아니라,
주위의 사람들에게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그리고 스스로 왕따 시키는 지름길이다.
부디 이 사무량심을 항상 지니어라.
그리하면 너희는 모두 미래에 훌륭한 사람이 될지니….
청소년 여러분!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른 삶의 자세인가를 고민하고 있습니까?
정답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사무량심, 네 가지 끝이 없는 훌륭한 마음을 내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네 가지 훌륭한 실천 - 사섭법
그렇다면 과연 사무량심을 실천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부처님은 참 자상하게도 그 실천 방법까지 가르쳐주셨지요.
대표적인 것이 《잡아함경》에 나와 있는 ‘사섭법(四攝法)’입니다.
이는 보살이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해 반드시 가져야 할
네 가지 기본적인 실천 방법을 말합니다.
여기서 ‘섭(攝)’이란 ‘마음으로 끌어안음’을 뜻해요.
훌륭한 사람이 되려면 이 사섭법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 사섭법이란 무엇일까요?
첫째는 보시섭입니다.
이는 모두에게 한량없이 베푸는 것입니다.
보시에는 물질로 도와주는 ‘재보시’, 진리를 널리 펴는 ‘법보시’,
두려움을 없애주는 ‘무외보시’가 있습니다.
재보시는 주로 어른들이 해야겠지만
청소년들도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용돈 중에 얼마를 저축해 두었다가 불우 이웃을 돕는 것은 좋은 예가 되겠지요.
법보시는 선생님이 열과 성을 다해 가르치는 것이 좋은 예이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훌륭한 가르침을
친구들에게 널리 전하는 것도 좋은 예가 됩니다.
무외보시는 생활 속에서 마음만 먹으면
아주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보시이지요.
친구가 아파서 괴로워할 때 친구를 위로해주는 것이 가장 좋은 예입니다.
어린 자식이, 철없는 제자가 무엇을 잘 몰라 방황하고 있을 때,
부모나 스승이 살며시 다가가 마음을 위로해주는 것도
훌륭한 무외보시이겠지요.
둘째는 애어섭입니다.
이는 ‘부드러운 말로 대화하는 것’을 말합니다.
문수보살은 부처님 마음을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노래했습니다.
성 안내는 그 얼굴이 참다운 공양구(베푸는 도구)요,
부드러운 말 한마디가 미묘한 향이로다.
깨끗해 티가 없는 진실한 그 마음이
언제나 변함없는 부처님 마음일세.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성 내지 말아야 하며,
말을 하되 부드럽고 향기 있는 말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 일상생활에서 이를 실천해 보세요.
하루하루가 빛나고, 날마다 좋은 날이 될 것입니다.
셋째는 이행섭입니다.
이는 ‘선행으로 다른 사람에게 이익을 주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는 주위에서 자신을 희생하여 상대방을 이롭게 한다거나
생명을 구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몇 해 전 인천 씨랜드 화재 사건이 발생했을 때,
어린 아이들을 구하겠다고 불구덩이 속으로 들어가서
몇 명의 어린이를 구하고 자신은 산화되어 버린
어느 초등학교 선생님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동경에서 철길에 뛰어들어 떨어진 사람을 구하고
자신은 기차에 치어 죽은 한국 유학생도 기억합니다.
이 모두가 이행으로 사람을 끌어안은 좋은 본보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넷째는 동사섭입니다.
이는 한 마디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하는 것’입니다.
즉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가르침이지요.
친구와 다투었다면 한번 친구의 입장이 되어 보세요.
그러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것입니다.
나의 고집과 자만을 버리고 상대방의 처지가 되어 보는 것입니다.
청소년 여러분!
사섭법은 여러분이 실천해야 할 훌륭한 덕목입니다.
여러분은 미래에 우리사회를 이끌어 갈 훌륭한 동량들입니다.
그러기에 지금부터 자신보다 못한 친구나 이웃에게 무엇이든 베풀 줄 알고[보시],
부드럽고 착한 말로 항상 사람을 대하며[애어],
부지런히 선행에 힘쓰고[이행],
이웃의 고통을 역지사지하여 함께할 수 있기를[동사] 당부합니다.
모두가 사무량심을 마음에 지니고 사섭법을 실천한다면
미래에 아름다운 삶이 전개 될 것입니다.
모두 성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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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