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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청소년 여러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좋은 꿈 많이 꾸었나요?
올해 병술년 개띠의 해에는 청소년 여러분 모두에게
좋은 일만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여러분과 함께 ‘친구’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친구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불알친구, 소꿉친구, 학교친구, 동네친구….
아, 영화 ‘친구’가 생각난다고요?
아 예, 여자 친구(또는 남자 친구)가 생각난다고요.
과연 친구는 어떤 존재일까요?
또 어떻게 만날까요?
어떤 친구가 좋은 치구, 나쁜 친구일까요?
부처님께서는 이런 질문들에 대하여
과연 어떤 답을 하고 계실지 궁금하지 않나요?
오늘 이 시간은 친구에 대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친구와의 만남
어떤 사람이든 어떤 시기, 어떤 곳에서
어떠한 인연으로 만났겠지요.
자, 그렇다면 사람은 죽을 때까지
몇 명의 사람들을 만날까요?
또 만남이란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우리 속담에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인과초경》이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나온 말입니다.
이 경전에서 부처님은 “시장 길에서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며,
부부는 오백생을 통한 인연으로 탄생한다“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만남이란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더욱이 부부로 만나기 위해서는
태어나기 전에 수없이 많은 ‘인연’이 있어야만
비로소 부부의 연이 맺어진다는 뜻입니다.
친구로 만나는 것은 어떨까요?
친구로 만나는 것 역시
부부의 인연 못지않게 어렵고도 어려운 일입니다.
부처님은 만남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두 가지 필요충분조건,
즉 시간적 인연과 공간적 인연이 모두 충족되어져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가령, 고등학생인 A라는 학생과 B라는 학생이
같은 고등학교에서 만나려면 다음 두 가지 조건이
동시에 충족되어야 하지요.
우선 시간적 인연입니다.
A라는 학생은 1980년도에 태어났고,
B라는 학생은 1982년도에 태어났다면,
A라는 학생이 두 번 정도 재수를 하지 않는 한
만날 확률이 극히 저조합니다.
만일 A라는 학생은 고려시대에 태어났고,
B라는 학생은 조선시대에 태어났다면
이 둘은 살아생전 한 번도 만나지 못하고 죽었을 것입니다.
같은 해에 태어났다고 모두가 만나는 것도 아닙니다.
같은 시기에 고등학교에 입학하여야 하며,
같은 시기에 공부하여야 합니다.
다음으로 공간적 인연입니다.
같은 시기에 태어나고 같은 시기에 학교에 들어가고
같은 시기에 공부를 했다고 해도, 학교라는 공간이 같지 않으면
A와 B는 만날 수 없습니다.
가령 A는 서울고등학교에 들어가고
B는 강남고등학교에 들어갔다면 둘은 만날 수 없습니다.
생각을 좀더 넓히면, 이 우주 공간속에서
A와 B라는 두 학생이 만나기 위해서는
우선 수성. 금성. 화성 등에서 태어나서도 안되고
반드시 지구에서 태어났어야 하고,
지구에서도 동양에서 태어났어야 하고,
동양에서도 한국, 한국 중에서도 남한에,
남한중에서도 서울에, 서울에서도 같은 학군에 태어났어야만
만날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니 만일 같은 학교에서, 같은 반에서
그것도 자신의 옆에 앉은 사람으로 만났다면
이것이 어디 보통의 인연인가 말입니다.
그런데 친구를 만난다는 것이 ‘좋은 만남’이 될 수도 있고
‘나쁜 만남’이 될 수도 있습니다.
친구로 인하여 어려운 고통에서 벗어나기도 하고
깨우침을 받기도 하지만,
친구로 인하여 어려운 상태에 빠지기도 하고
어둠의 길을 걷게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은 전자를 좋은 인연, 즉 ‘선연(善緣)’이라 하고,
후자를 나쁜 인연, 즉 ‘악연(惡緣)’이라 불렀습니다.
다음 두 이야기를 통해 생각해 볼까요?
좋은 인연, 나쁜 인연 : 두 가지 예화
(1) 가난한 선비의 우정
옛날에 아주 절친하게 지내는 선비 두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끼니를 잇지 못할 정도로 가난했지요.
어느 날 그 중 한 선비가 가난을 이겨 보겠다며 먼 길을 떠났습니다.
세월이 흘러, 남아 있던 선비는 너무도 가난에 묻혀
옛날 자기 곁을 떠났던 친구를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십여 년이 지난 어느 날,
떠났던 선비가 거지꼴이 되어 찾아왔습니다.
가난한 친구는 누더기 행색의 친구를 금방 알아보고
뛸듯이 기뻐하며 얼싸안았습니다.
그러자 찾아온 거지 친구가 말했습니다.
“여보게, 이렇게 거지꼴이 되어 찾아와 미안하네.
이 근처를 지나가다가 갑자기 자네가 생각나서
염치 불구하고 찾아왔네.“
선비는 부인에게 큰소리로 말했습니다.
“여보, 무얼 하고 있소? 이 기쁜 날에 술상 좀 보아 오지 않고?”
그러나 이 선비의 집에는 술 살 돈은 커녕,
그 날 끼니조차 잇기 어려운 형평이었습니다.
가난한 선비는 친구를 만난 기쁨에 들떠
자기의 형편을 까맣게 잊고 있었던 거지요.
한참이 지난 후였습니다.
갑자기 문밖에서 부인의 울음소리가 들려 왔지 뭡니까?
“아니, 부인. 이게 어찌된 일이오?”
가난한 선비가 마당에 엎드려 울고 있는 부인을 일으켜 세우자
부인이 한층 더 흐느껴 울며 말했습니다.
“술 살 돈이 없어서 고이 간직해 오던 가락지를 팔아
겨우 술을 장만했는데, 너무 급히 서두르다가 그만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
아까운 술을 몽땅 엎지르고 말았어요.
이 일을 어찌하면 좋아요….“
이 때 잠자코 지켜보고 있던 거지 친구가 말했습니다.
“부인, 너무 슬퍼하지 마시오.
그 정성만으로도 나는 술을 몇 십 잔은 먹은 것처럼 취하는군요.
어서 일어나시오.“
그러더니 그 거지 친구는 가난한 친구에게 다가가
손을 부여잡고는 말을 이었습니다.
“여보게, 친구. 실은 내가 거짓말을 했네.
난 거지가 아닐세. 이번 과거에 장원 급제하여
도(道) 관찰사가 되어 돌아왔네.
자네를 속이고 이렇게 거지 행세를 하고 찾아온 것은
자네가 우리의 우정을 얼마나 간직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함이었네.
자네는 진정한 나의 친구일세.
이제 살림은 걱정하지 말고 마음 놓고 글공부만 열심히 하게나.
그래서 자네도 과거에 급제하도록 하게.“
그 후 가난한 선비는 공부에만 전념하여
당당히 과거에 급제하게 되었고,
두 친구의 우정은 세월이 흐를수록 깊어졌다고 합니다.
(2) 장삿길에 오른 두 친구
옛날에 친구 사이인 두 사람이 함께 장삿길에 올랐습니다.
다음 장이 서는 고을로 가기 위해 산속 오솔길을 지나다가
그들은 풀섶에서 보따리 하나를 발견했어요.
한 친구가 먼저 달려가 열어 보니
값비싼 금은보화가 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옆에 있던 친구는 기뻐하며 말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귀한 것을 주었으니
이제 고생하면서 장삿길에 나서지 않아도 되겠군.“
그러자 보따리를 주운 친구가 냉정하게 잘라 말했습니다.
“아니, 우리라니?
이 보따리를 주운 사람은 나지, 자네가 아닐세.
이 점을 분명히 하자고. 자네가 괜히 좋아할 일이 아니지 않은가?“
“아니. 뭐라고?…”
옆의 친구는 말문이 막히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얼마쯤 더 걷고 있는데 뒤쪽에서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려왔어요.
돌아다보니 산적들이 온갖 흉기를 들고
그들을 향해 달려오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우리가 감추어 둔 보물을 훔쳐가다니! 이놈들, 게 서거라!”
산적들에게 붙잡히면 큰 봉변을 당할 것이 뻔했으므로
두 사람은 있는 힘을 다해 도망쳤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곧 벼랑 끝에 다다르게 되어
더 이상은 도망칠 수가 없었습니다.
일이 이렇게 되자 보따리를 주운 친구가 말했습니다.
“아, 이제 우리는 끝장이야.
우린 이제 꼼짝없이 저들에게 잡혀 혼이 날 거야.“
그러자 이 말을 듣고 있던 다른 한 친구가 대꾸했습니다.
“아니, 우리라니? 자네만 끝장이지, 내가 무슨 상관이 있다는 말인가?
보따리를 주운 친구는 할 말이 없었습니다.
재물 앞에서 두 친구는 이미 친구가 아니었습니다.
진정한 친구란?
어때요?
두 이야기를 통해서 어떤 친구가 진정한 친구인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지금부터는 부처님 말씀을 통해 친구란 어떤 존재인지 알아보기로 해요.
과연 부처님은 여러분에게 어떤 친구를 사귀라고 할까요?
당나라 시대 도세(道世)가 지은 《법원주림》에 보면,
부처님께서 가르친 좋은 친구가 되는 일곱 가지의 예가 나옵니다.
“친구란 반드시 일곱 가지 법을 갖추어야 비로소 친구가 될 수 있다.
첫째는 그를 위해 하기 어려운 일을 능히 하고,
둘째는 그를 위해 주기 어려운 것을 능히 주며,
셋째는 참기 어려움을 능히 참고,
넷째는 비밀한 일을 서로 알려주며,
다섯째는 그 허물을 서로 감추어 주고,
여섯째는 고통을 당해도 버리지 않으며,
일곱째는 빈천해도 업신여기지 않는 것이다.
이 일곱 가지 법을 능히 행하는 사람은
참된 친구이니 그를 가까이해야 한다.“
또 《육방예경》이라는 경전에 부처님이 한 젊은이를 교화시키기 위해
다음과 같은 가르침을 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선남자여, 친구인 척하면서 친구가 아닌 네 종류의 사람이 있다.
그것은 첫째, 탐욕스러운 사람, 둘째, 말이 교묘한 사람,
셋째, 아첨하는 사람, 넷째, 낭비하는 사람이다.
탐욕스러운 사람은 조금 주고 많은 것을 바라는 마음으로
사람을 사귀기 때문에 진정한 친구가 되지 못한다.
또 말이 교묘한 사람은 지나간 옛일을 끄집어내어
친한 정을 나타내고 당치고 소리로 구변을 늘어놓아
도움을 주는 척하지만 눈앞에 큰일이 닥치면 달아나 버린다.
그리고 아첨하는 사람은 악도 선도 권하지 않으며
면전에서는 칭찬하고 물러서서는 비방한다.
마지막으로 낭비하는 사람은 술친구가 되어
거리를 방황하는 짝이 되어 술과 도박 등으로 사람을 사귄다.
그러므로 이들은 참된 친구가 되지 못한다.“
청소년 여러분!
우리는 친구를 어떻게 사귀어야 하겠습니까?
부처님 말씀처럼 일곱 가지 법을 갖춘
좋은 친구는 가까이하고 본받아야겠지만,
친구인 척하면서 친구가 아닌 네 종류의 친구는 멀리해야겠지요.
오늘날 친구 간에 폭력을 행사하고
심지어는 왕따를 시킨다고 하는데,
이것은 부처님의 가르침과 크게 어긋나는 일입니다.
여러분은 그런 사람이 없겠지요?
예. 모두 좋은 친구 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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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 날짜 | 2006-01-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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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