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
|
|
지혜롭게 세상을 사는법
지나가는 개에게 돌을 던졌다. 어리석은 개는 그돌을 문다.
그러나 사자에게 돌을 던지면, 그 사람에게 덤벼든다.
韓盧逐塊 한로축괴
獅子咬人 사자교인
『전등록』
이 이야기는 지혜로운 사람과 그렃지 못한 사람의 차이를
간단명료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즉 어리석운 개를 지혜롭지 못한 사람으로,
사자를 지혜롭고 위풍당당한 자유인으로 비유를 한 것이지요.
사자는 불교에서 용맹과 위엄의 상징으로 많이 비유하는 동물입니다.
법문을 청하는 청법가에 '사자좌에 오르사, 사자후를 합소서.…'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사자후라는 말은 사자의 울부짖음을 말하는 것으로
사자가 한번 우렁차게 포효하면 다른 모든 짐승들은 꼼짝도 못하고 사자에게 굴복하는 것처럼
부처님의 설법은 중생들의 모든 삿된 견해를 무너뜨리고
온갖 의심을 끊게 하여 모두가 깨달음을 얻게 한다는 의미입니다.
경전을 살펴보면 『유마경』의 「불국품( 佛國品)에는」
‘법을 연설하여 두려움 없기가 마치 사자가 울부짖듯 하고〔獅子吼〕
보살이 강설함이 우레가 떨치듯하며…’라 하여
대중을 압권하는 듯한 법문을 사자의 포효에 비유하였습니다.
또한『보우경』에서는 불법에 따라 여법(如法)하게 수행하는 보살을
사자와 비유하였습니다. 숲 속의 왕 사자는 모든 짐승들이 굴복하므로
숲 속에서만은 두려움이 없듯이, 최고의 진리를 깨달았음으로써
고뇌로부터 벗어나 두려움이 없는 보살의 힘을 ‘득불경포(得不驚怖)’의 힘이라 하여
사자의 위력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개와 사자의 비유는 어리석은 사람은 본질적인 문제의식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당면한 문제에만 집착하고 괴로워하는 데 비해
지혜로운 사람은 현상이 아닌 근본문제 해결에 힘을 쏟는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사람입니까?
물론 여러분들은 지혜로운 사람이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지혜는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지혜는 외워서 아는 지식과는 질적으로 다른 것입니다.
지식이 많다고 반드시 행복해진다는 법은 없지만
지혜가 있으면 반드시 행복해집니다.
여러분들은 행복해지고 싶나요?
암에 걸려 고통을 받고 싶거나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이 없기를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죠?
따라서 우리는 모두 행복하게 살기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지요.
우리가 의식을 하든지 못하든지 아무튼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살아가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행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뭘까요?
사랑, 건강, 수명….많은 대답이 있지만
법회 때 여러분들과 같은 청소년들에게 물어 보니 “돈이요”라고 답하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솔직한 대답이라 생각합니다. 그럼 돈이 있으면 정말 행복할까요?
가령 복권이 당첨되어 수십억원이 생긴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물론 기쁘고 행복하겠지요.
그러나 그 기쁨과 행복은 점차 가라앉아 평상시의 마음 그대로가 된다고 합니다.
마치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장례식에서 오열하면 극도의 슬픔을 느끼지만
그 슬픔이 평생 가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지요.
우리는 재물로써 참된 행복을 느낄 수 없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대반열반경』에는 다음과 같은 말씀이 있습니다.
“재가자들에게 네 가지 좋아하는 법〔四藥法〕이 있으니,
첫째는 남에게 재물을 빚진 것이 없어 자신에게도 남에게도 부끄러운 빛이 없는 것이요,
둘째는 매우 큰 거부로서 자기도 아껴 쓰지 않고
부모, 처자, 친척, 권속에게도 모두 주지 않으며,
또 수행자에게도 공양하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매우 큰 거부로서 몸에는 화려한 의복을 입고
입에는 가장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으며,
부모에게 공양하고 친척 권속들에게도 모두 나누어 주고
수행자를 받들어 섬기는 것이요,
넷째는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업이 모두 나쁘지 않고 총명하고 지혜로우며,
법을 많이 듣기를 좋아하는 것이다.
재가자에게 비록 이러한 네 가지 좋아하는 것이 있지만
남에게 빚지지 않는 것과 아끼고 탐내는 이러한 법을 가장 낮은 즐거움이라 하고,
즐겨 보시를 행하는 것을 중간의 즐거움이라 하고,
나쁜 업을 짖지 않고 총명하고 지혜롭고 많이 듣는 것을 좋아하는 이 법을 가장 훌륭한 즐거움이라고 한다.”
다음으로 청소년들이 행복의 조건이라고 대답하는 것이
건강이나 수명 그리고 외모에 관한 것이더군요.
요즘은 육체와 정신의 조화를 통해
행복하고 안락한 삶을 지향하는 삶의 유형 또는 문화 현상인 웰빙(Well-being)의 시대이며
더 나아가 환경친화적, 생태학적, 에너지 효율적 제품을 선호하는
로하스(Life of Health ＆ Sustainability/LOHAS)의 시대라고 해서 물질적 가치나 명예보다는
건강한 심신을 유지하는 삶을 행복의 척도로 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질의 소유나 출세의 여부만으로 행복의 척도를 재는 대신
육류 대신 생선과 유기농산물을 선호하고, 단전호흡, 요가 등의 명상요법과
여행, 등산, 독서 등의 취미생활을 통하여 심신의 건강을 추구하는 웰빙은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습니다.
불교에도 웰빙에 관한 가르침이 있는데 『법원주림』에는 다음과 같은 말씀이 있습니다.
“봄의 석 달은 추위가 있기 때문에 보리와 콩을 먹지 말 것이요,
겨와 쌀과 제호와 모든 열물(熱物)을 먹어야 한다.
[서쪽 나라의 보리는 냉(冷)하며, 겨와 쌀등은 열물(熱物)이다.〕
여름의 석 달은 바람이 부니 토란과 콩과 보리는 먹지 말것이요,
겨와 쌀과 우유와 타락((駝酪)을 먹어야 한다.
가을의 석 달은 더위가 있으므로 겨와 쌀과 제호는 먹지 말 것이요
”가늘게 만든 쌀 미숫가루와 꿀과 기장을 먹어야 한다.
겨울의 석 달은 바람과 추위가 있어서 양(陽)이 일어나고 음(陰)이 합쳐지므로,
겨와 쌀과 호두와 국과 제호를 먹어야 한다.”
또한 요즘 질병으로까지 분류된 비만을 극복할 수 있는 불교식 다이어트법 한 가지를 소개합니다.
『법구비유경』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사람에게는 다섯 가지 일이 있어서 늘 사람을 살찌게 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자주 먹는 것이며, 둘째는 잠자기를 좋아하는 것이며,
셋째는 잘났다고 뽐내면서 즐거워하는 것이며,
넷째는 근심이 없는 것이며, 다섯째는 일이 없는 것입니다.
이 다섯 가지는 사람을 살찌게 하는 것이니 만일 살찌지 않고 싶다면
음식을 줄이고 마음을 애타도록 하십시오. 그렇게 하면 여위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부처님께서는 건강과 미모, 그리고 수명에 대해
행복의 절대적 조건이라고 가르치시지 않습니다.
육체적 조건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늙고 병들고,
결국 죽음에 이르기 때문에 행복의 절대적 가치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증일아함경』에는 이러한 가르침을 담은 부분이 있습니다.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발지국 시목마라산 귀림 녹원에서 계셨다.
그 때 나우라공 장자가 세존의 처소로 찾아가서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아 있었다.
조금 뒤에 물러나 앉아서 세존에게 아뢰었다.
‘저는 지금 늙어 나이도 많고, 게다가 또 질병도 있어서 온갖 근심과 번뇌가 맣습니다.
바라옵건데 세존께서는 때에 따라 가르치시고 훈계하셔서 중생들로 하여금
오랜 세월 동안 안온하게 할 수 있게 해주소서.’
그 때 세존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말한 것과 같아 몸에는 두려움과 고통이 많다.
어찌 믿을 만한 것이겠는가? 다만 엷은 가죽으로 그 위를 덮었을뿐이니라.
장자야, 꼭 알아야 한다. 그 몸을 의지하는 사람들은 실로 잠시 동안 즐거움이 있을지라도
그것은 어리석은 마음으로서 지혜로운 사람들이 귀하게 여기는 것이 아니니라.
그러므로 장자야, 비록 몸에 병이 있더라도 마음은 병들지 않게 하라.
장자야,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장자는 그 말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곧 물러갔다.”
재물도, 건강도, 수명도 행복의 필요충분조건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에 무수한 사람들은 돌을 쫓아가 무는 어리석은 개처럼
순간의 행복이나 불행에 집착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진짜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햐 할까요?
우리가 진정으로 행복하려 한다면 우리는 지혜의 눈을 떠야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하셨습니다.
사람들은 어제의 물건이 오늘의 물건과 다르지 않게 비슷하게 보이니 변화를 실감하지 못할 뿐입니다.
그러나 지혜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모든 것은 한순간도 머물지 않고
항상 변화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부처님께서는 또한 “모든 변화에는 실체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사람들은 사물이 변화하는 순간순간의 상태에 각기 다른 이름을 붙여
서로 다른 실체가 존재한다고 착각합니다.
어떤 사람이 밤에 촛불을 바라보다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 아름다운 촛불은 어디에 숨어 있다가 나타났을까?’
그런데 아무리 고민을 해 보아도 정답을 알 수 없었습니다.
양초,성냥통,책상 위….아무리 찾아봐도 촛불이 있었을만한 곳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과연 촛불은 어디에 숨어 있었을까요?
촛불이 영원한 것이라면 촛불은 분명 어디에 숨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촛불은 시간이 지나면 다 타서 꺼져 버립니다.
우리는 ‘이 촛불은 어디에서 왔을까?’라는 의문 자체에 문제가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양초라고 하는 가연성 물질과, 공기 중의 산소와, 인화성 물질인 성냥,
그리고 그 성냥에 마찰열을 발생시키는 사람의 상태를 이름지은 것입니다.
그리고 촛불이 실지로 존재한다고 착각하고 ‘아름답다’,‘따뜻하다’,‘밝다’,‘길다’,‘하늘거린다’등의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고 집착하게 됩니다.
촛불은 순간의 현상이며 임시의 상황일 뿐입니다.
이 촛불과 마찬가지로 세상 모든 것이 그러한 것입니다.
순간의 존재에 쓸데없이 집착하지 말아야 합니다.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지려고 집착하면 번뇌만 생길 뿐입니다.
이렇듯 우리는 일체가 무상(無常)하고 무아(無我)한데 이를 몰라서
스스로 집착하고 괴로움에 빠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진리를 깨달은 부처님이 된 것인가요?
여러분들의 마음 속에 욕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불길이 다 껴져 절대 평화의 상태가 되었나요?
아마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삶의 궁극적인 문제는 지식으로 해결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불교가 고도의 철학적인 체계를 구성하고 있으면서도 종교인 이유는 진리를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진리와 계합하는 것, 즉 ‘앎’이 아니라 ‘됨’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괴로움을 해결하는 방법은 마음을 거두는 것입니다. 즉 조심(調心) 하는 것입니다.
『금강경』의“운하응주 운하항복기심(云河應住 云何降伏其心, 위 없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
마땅히 어떻게 머물러야 하며 어떻게 그 마음을 항복받아야 할 것인가)”,
그리고 『법화경』의 절복기심(折伏其心)등은 모두가 마음을 잘 다스리는 것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상대적인 작은 행복이 아닌
절대적인 큰 행복을 얻는 방법은 바로 마음공부에 있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어느 큰스님의 설법을 인용하여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법회를 할 때마다 삼귀의를 봉송합니다.
그 이유는 자신을 점검하기 위함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귀의한다는 것운 돌아가겠다는 것이며
그것은 변화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 변화는 자신이 갖고 있는 문제점에 대하여 과감한 결별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부처님께 귀의하겠다는 말은 잘못된 인간 갈등 구조, 성격 구조와의 결별이 있어야함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러한 과감한 결별을 방해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아상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아집과 아상은 고집이 되고 끝내 병을 만들게 되는 것입니다.
사과를 편지봉투에 넣으면 봉투가 찢어져 버립니다.
자신의 아집으로 판단하여 병을 만드는 이치와도 같습니다.
큰 보자기에는 사과뿐만 아니라 커다란 수박을 싸도 넉넉한 여유가 있습니다.
인색하고 소심하고 융통성이 없는 작은 마음으로 인생사를 소화해 낼 수 없습니다.
고통만 늘 수밖에 없습니다.
보다 넓고 큰 마음으로 산다면 한가한 경지에 들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유마경』「불국품」에 ‘심청정국토청정(心淸淨國土淸淨)’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마음이 맑고 깨끗하면 온 세계가 맑고 깨끗하다”라는 의미로소 온 세상을 맑고 깨끗하게 하려면
우리의 마음이 말고 깨끗해지면 된다는 가르침입니다.
그런데 과연 우리의 마음이 청정하다고 온 세계가 깨끗해질까요?
우리의 마음이 깨끗해지면 정말로 이 세상의 온갖 범죄와 전쟁이 멈추어지고 불굴정토가 될 수 있을까요?
여기에 대한 해답으로 어떤 영화를 예를 들어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언젠가 월드컵이 세계인의 관심을 끌고 있을 때 이색적인 영화 한 편을 본적 있습니다.
‘컵(Cup)’이라는 제목의 이 영화는
티벳의 스님들이 월드컵 축구에 대해 열광하면서 빚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룬 영화였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제가 무릎을 탁 친 부분이 있었습니다.
바로 『유마경』의 ‘심청정국토청정(心淸淨國土淸淨)’의 적절한 설명이 영화 속에 나오는것이었습니다.
영화의 여러 주인공 중에 잠을 아주 잘 자는 스님이 나옵니다.
이 스님은 법회할 때도 자고, 기도할 때도 자고,
심지어 공양을 하시다가도 자는 스님이었습니다.
여러분들 중에서도 학교 가서 잠 잘 자는 법우님들이 있지요?
아무튼 영화 내내 잠만 자던 스님이 큰 스님의 법문을 들으러 갑니다.
다른 스님들은 열심히 법문을 새겨 듣는데 이 스님은 역시 잠만 자고 있었습니다.
큰스님께서 설법을 마치시고 제자들에게 문제 하나를 냈습니다.
그 문제는 "온 세상을 가죽을 깐 듯이 푹신푹신하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라는 것이었습니다.
온 세상을 가죽으로 깔려면 엄청난 양의 가죽이 필요할 것 아닙니까?
모두들 해답을 찾지 못할 때 잠자던 스님이 졸린 눈으로 대수롭지 않게 이렇게 대답합니다.
"가죽신을 신으면 돼요."
그럼 마치겠습니다.
|
|
|
| | 글쓴 날짜 | 2005-11-23 | |
|
|
|
|
|
|
|
|
|
|
|
|
|
|
|
|
|
|
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