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남 교육청에서 7월 9일을 친구의 날로 정했다고 합니다.
요즈음은 가정마다 저출산으로 자녀가 한두 명뿐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부모의 지나친 사랑으로 이기적이고 편협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이들이 점점 자라면서 원만한 대인관계와
유익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지금부터라도 주변의 친구끼리 사이좋게 지내고
아름다운 우정과 친구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미래를 그려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특정한 기념일이 필요하다 하여
교육공동체의 공모를 통해 7월 9일을 ‘친구의 날’로 정하여 선포하게 되었답니다.
‘친구의 날’을 7월 9일로 정하게 된 배경은
7월 9일은 ‘칠 구’로 ‘친구(親舊)’라는 발음과 유사하여 기억이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또 7월은 새 학교, 새 학년, 새 학급에서 만난 친구들이
1학기를 거의 마무리하면서 우애가 두터워진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행운의 수 ‘7’에 완성의 구 ‘9’가 모여
친구와 행운의 만남을 통하여
참다운 우정을 완성해 간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 더 좋습니다.
참으로 좋은 날이며 장려할 만한 날입니다.
인터넷 시대가 열리면서 거대한 또 하나의 세계인 사이버 공간이 생겨났습니다.
이 세계는 엄청나게 큰 대륙이며 누구나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으며,
사실상 통제가 불가능한 공간입니다.
요즘 청소년들은 독서삼매경은 잘 몰라도 컴퓨터 삼매경은 자주 경험합니다.
많은 청소년들은 컴퓨터 중독이라고 할 만큼
몸과 마음을 모두 컴퓨터에 의지한 채 생활하고 있습니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동안은 시간의 흐름도 잊은 채
무념무상 속에 컴퓨터와 자기의 행위만이 있을 뿐
일체 잡념도 없는 그야말로 무아지경입니다.
만일 우리가 생활하는 매 순간이 그와 같다면
그게 바로 부처를 이룬 경지가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컴퓨터 삼매에 든 모습을 거룩하게 보는 경우는 없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극단적 이기주의나, 자폐적 개인주의 등의 사회적 병리 현상을
야기하는 주범으로 보고 있으니 말입니다.
특히 청소년들은 친구 사이에 주고받는 의사소통도 이 매체를 주로 이용합니다.
물론 매체를 통해 자주 만나서 대화방 등에서 정보를 주고받는 장점도 있지만,
너무 즉각적으로 자기의 느낌을 말하다 보니
말에 대한 책임감이 사라지고 대화의 깊은 맛은 부족합니다.
밀폐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친구와의 만남보다
산과 들 공원에서 자연의 공기를 마시며
친구의 표정을 읽으면서 대화를 하는 것이 더 좋으리라 봅니다.
얼마 전 어느 대입 재수생이 수능시험 백일 전 ‘백일주’라는 명목으로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집에서 몰래 차를 빼내 친구들을 태우고
차를 몰고 가다가 음주단속에 적발되었습니다.
무면허인 이 학생은 음주 측정을 거부하고
과속으로 골목길로 도망치다가 주차되어 있던 자동차 4대와 전봇대를 들이받고
응급실로 실려갔습니다.
잘못된 음주문화는 음주로 인한 질병과 교통사고,
조기사망, 생산성 손실 등을 초래할 것이며
무절제한 음주 습관은 개인의 차원을 넘어
교통사고, 퇴폐문화 조장 산업재해, 가족불화 등 여러 방면에
심각한 폐해를 끼치게 됩니다.
특히 청소년기에 바르지 못한 친구들과 음주를 하게 되면
잘못된 음주 예절을 갖게 되어 실수를 하게 되고
학업을 하는 데도 지장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청소년기에 흡연을 하게 되면
뇌세포와 장기의 손상을 가져오고
각종 암을 유발시키는 등 정말 나쁜 악의 독구름입니다.
담배를 양산한 미국에서조차 향정신성 마약으로 규정한 담배를
우리 청소년들이 피워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지금 주변의 어른들 중에 금연을 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는 분들을 보세요.
정말 끔찍할 정도입니다. 중독이 되면 자기와의 처절한 싸움을 해야 합니다.
젊다는 것은 참 아름다운 것입니다.
그 아름다움 중 하나가 용기가 아닌가 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하기에 앞서 그 일이 비난을 받을까,
칭찬을 받을까를 먼저 생각하며 주위의 눈치만을 살피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다가 때늦은 후회를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청소년들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자신의 궤도를 수정할 수 있는, 젊음이라는 자산을 가지고 있습니다.
혹시 지금이라도 담배를 하는 친구가 있다면
충고를 해 주고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사리불라비담론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살생하는 자를 의지하면 살생을 배우고,
도둑질하는 자를 의지하면 도둑질을 배우고,
사음하는 자를 의지하면 사음을 배우고,
망어하는 자를 의지하면 망어를 배우고,
술을 마셔 방종하는 자를 의지하면 술을 마셔 방종하는 일을 배우게 되는바,
이를 악행을 취한다고 이른다. 그러기에 그 벗을 가려야 한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친구의 우정에 대해 말해 보겠습니다.
신라 진평왕 때 귀산과 추항은
서로 진실한 벗이 되기를 약속하고 우정을 지켰습니다.
이들은 원광법사를 친견하고 평생 지켜야 할 도리를 물었답니다.
이에 스님은 “첫째 충성으로 임금을 섬길 일이요,
둘째 효도로써 어버이를 섬길 것이요, 셋째 믿음으로써 벗을 사귈 것이요,
넷째 싸움터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요,
다섯째 부득이 살생을 하게 되더라도
가려서 죽일 것이니라”라고 답하였다고 합니다.
원광법사의 이 말씀은 세속오계로서 화랑의 윤리지침이 되었고
삼국통일의 정신적 지주가 되었습니다.
진평왕 19년(서기602년)에 신라군이 아막성에 포위되어
전멸직전에 처하게 되었는데, 귀산과 추항이 큰 소리로
“원광법사께서 말씀하시되 ‘용사는 싸움에 임하여 물러서지 않는다’ 하였으니
어찌 구구히 목숨에 연연하겠는가”하고 창을 들고
적진에 뛰어들어 함께 전사하니, 이를 본 신라군들이 용기백배하여
결국 대승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왕은 장렬하게 전사한 두 벗 귀산과 추항에게
각각 내마, 대사의 벼슬을 추증하고 후히 장사지냈다고 합니다.
또 하나의 예화를 들어 보겠습니다.
신라 진흥왕 때 화랑 사다함은 가야정벌에 참전하여 큰 공을 세웠으므로
대왕은 포로 300명과 논밭을 하사하였는데,
사다함은 모든 포로를 자유인으로 놓아주고
논밭은 알천의 불모지 약간만을 받았습니다.
일찍이 사다함은 무관랑과 더불어 진실한 벗이 되기를 맹세하였는데
무관랑이 병들어 죽자 너무 슬퍼하여
사다함도 7일 만에 따라 죽으니, 그 때 그의 나이 17세였습니다.
여러분은 앞으로 노년이 되어 병들거나 죽게 되었을 때
사다함과 같이 할만한 친구를 지금 가지고 있습니까?
사람이 살면서 기쁜 일이나 어려운 일에
친구가 같이 한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입니다.
지금은 여러분 부모님이 여러분 곁에 계시지만
세월은 멈추지 않아 예고 없는 죽음의 그림자가 찾아오게 됩니다.
이런 상을 당했을 때 어떤 집은 문전상시를 이루는데
어떤 집은 손님이 없어 쓸쓸하기만 합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간관계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끼게 해주는 대목입니다.
소중한 친구는 많을 수가 없습니다.
초등학교에서 대학교까지 사귄 많은 친구들을 다 챙길 수도 없고
그러다 보면 각자 직장을 따라 헤어지게 되고
객지에 있다 보면 친목계를 하지 않는 경우 외에는 정말 만나기 힘듭니다.
그러나 수시로 연락을 하고 서신이라도 주고받으면
인간관계가 계속 이어져 서로 떨어져 있어도
상대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는 것입니다.
진실한 벗이란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그 고통을 함께 나누고,
기쁜 일이 있을 때 같이 기뻐하는 그런 벗이어야 참다운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진실한 벗 사이에는 변함없는 우정이 싹틉니다.
마치 깊은 산 속의 옹달샘처럼 쉼 없이 말입니다.
이러한 우정이야말로 우리를 올바르게 살게 하고
인생의 보람을 느끼게 합니다.
여러분이 모두 진실한 벗이 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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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