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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싼 종이에서는 향내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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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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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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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
: 9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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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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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싼 종이에서는 향내나고
안녕하십니까?
새 학기가 시작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여름 방학입니다.
무언가에 쫓긴 듯이 하루하루를 살다보니 길들여진 소처럼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서, 정해진 규칙에 따라 생활하고, 때에 맞추어 잠자리에
드는 것이 우리들의 일상입니다.
학기 초에는 힘들고 어려웠던 일들이 이제는 조금은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우리가 그러한 생활에 길들여져가는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것처럼 힘든 일도 자꾸 하다보면 길들여져서
쉬워지기도 하지만, 나쁜 일을 반복하다 보면 무감각해지고 합니다.
그럼 오늘은 길들여짐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 보기로 할까요?
길들여진다는 것은
여러분은 셍떼쥐베리가 쓴 〈어린왕자 〉라는 책을 읽어 보셨나요?
그 책에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오죠.
여 우 : 안녕?
어린왕자 : 안녕. 넌 누구지? 아주 예쁘구나. 나랑 놀자. 나 지금 무척
쓸쓸해
여 우 : 나는 너와 놀 수 없어. 길들여지지 않았거든….
어린왕자 : 길들여진다는 게 뭐야?
여 우 : 그건 사람들에게서 잊혀진 것인데…. 서로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야.
어린왕자 : 서로 관계를 맺는다고?
여 우 : 넌 내게 다른 아이들과 별로 다를 게 없고 나 역시 너에게
다른 여우와 별로 다를 게 없어.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린 서로 떨어질 수 없게 돼.
내게는 네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아이가 될 것이고, 네게는
내가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여우가 될 거야
어린왕자 : 나도 그렇게 하고 싶어. 하지만 나는 그다지 시간이 많지 않아
친구도 찾아야 하고 게다가 알아야 할 일들이 너무 많거든
여 우 : 누구나 자기가 길들인 것 밖에 몰라. 그들은 가게에 가서 이미
다 만들어진 물건을 사거든. 그런데 친구를 만들어 파는 가게는
없으니까 그들에게는 친구가 없어. 네가 친구를 원한다면
나를 길들여 봐.
이 책에서는 ‘길들여진다는 것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관계를 맺기 이전을 '나와그'의 관계하고 한다면, 관계를 맺은 후는
나와 너' , '나와 나의분신'의 관계라고 볼수 있다.
길들여진다는 것은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면서 서로에게 익숙해지는
것이고, 함께 마음을 나누는 것입니다. 또는 서로의 모난 부분을 도려내고
같은 부분을 공유하는 것이며 그런속에서 안정을 취하게 되고, 풍요와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길들여짐은 안정을 계속 유지하려는 성격 때문에 그 관계가
지속되지 않으면 불안해지고 불편함을 느낍니다.
그처럼 길들여진다는 것은 마치 기계장치의 일부처럼 자신의 신체의
일부처럼 느끼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만든 틀에 스스로를 맞추려는 경향이 있다.
자신이 세운 질서안에 잇을 때 안정을 느끼기 때문에 비슷한 행동 양식을
반복하게 되고 그것응 습관이 됩니다. ' 습관은 제 2의 천성' 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자신의 성격이 되어버렸을 때는 마치 자기 자신이
가장 합리적이고 평균적인 사고를 하고 있다고 인식하게 됩니다.
불교에서는 그것을 업력이라고 합니다. 향을 쌌던 종이에서는 향냄새가
계속 배어있는 것처럼, 일단 지어지면 그 자체에 에너지가 생기는
것이지요. 스스로 업을 지었다고 하더라도 그 결과를 조정하기 힘든
힘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업에 의해 형성된 힘이 강하면 강할수록
절대적인 힘을 갖게 되기 때문에 업의 노예가 되기도 하지요.
아이, 찜찜해
전에 이런 일이 있었다.
너무나 피곤한 일과를 마치고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기다리는 것도
무척이나 힘든 상황이었다. '자리에 앉아서 갈 수 있으면 좋을텐데…,
하며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는데 마침내 전철이 도착했다.
지나가는 객차들을 바라보니 빈자리가 없이 꽉꽉 차 있었다. 그런데
희한한 일이 생겼다. 내가 기다리고 있는 객차의 한 부분만 사람이 있고
빈자리가 있었던 거죠. 문이 열리자마자 얼른 들어가 자리에 앉으려다가
저는 그만 주저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과연 어떤 상황이었기에 그랬을 것 같아요?
어떤 노숙자가 거기에 앉아 있었던 거죠. '그냥 앉으면 되지 뭐' 이렇게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그 노숙자는 상황이 심각했다.
머리는 언제 감았는지 모를 정도이고. 남들은 반팔셔츠를 입고 있는데
꼬질꼬질한 까만 겨울잠바를 입은 채 너무나 심드렁하게 자고 있는
것이다. 고약한 냄새, 까만 옷, 엄청난 크기의 비듬들…,
쉽사리 다가가기가 꺼려질 정도다. 그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그렇게
더러운 사람이 아니었을 겁니다.
어쩌면 나보다도 더 깔끔을 떨면서 하루하루를 살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IMF나 다른 안좋은 상황 때문에 집을 나왔다고 하더라도 갑자기
더러워지지는 않았을 겁니다.
귀찮아서 하루 이틀을 그냥 보내다 보니 점점 더러워지는 자신에게
익숙해져 버렸을 것입니다.
처음에는 영 어색하고 힘이 드는 일도 두세번 반복하다 보면 견딜 만하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러워지는 것입니다. 점점 자신의 상황에 길들여져서
무갑각해진다는 말이지요 그렇게 길들여져 가는 것입니다.
원숭이의 꽃신
초등학교 3학년 국어 교과서에는 '원숭이 꽃신' 이라는 제목으로
길들여짐에 관한 비유적인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숲속에 원숭이와 오소리가 살고 있었다.
원숭이네 집에는 먹음직스로운 잣이 많이 열리는 나무가 있다.
오소리는 잣이 무척 먹고 싶었다.
그러던 어느날, 오소리는 예쁜 꽃신을 들고 원숭이를 찾아왔다.
무슨 속셈으로 이 꽃신을 나에게 주는 것일까?'
그러나 뜻밖에 오소리는 아무 것도 받지 않고 그냥 돌아갔다.
" 와! 꽃신을 신으니 아주 편하군."
원숭이의 꽃신이 닳아갈 무렵 오소리는 푹신하고 예쁜 꽃신을
원숭이에게 또 주었다. 봄이 오자 원숭이는 꽃신은 또 닳아 버렸다.
"꽃신이 벌써 닳아 버리다니…. 예전처럼 맨바로 다녀 볼까?
아야! 발에 군살이 없어져서 이젠 꽃신 없이는 걸을 수가 없어."
원숭이는 오소리에게 꽃신을 달라고 부탁했다.
"언제까지난 공짜로 줄 수는 없으니 잣 다섯 개를 주시오."
오소리는 말했다. 처음에는 꽃신 값이 그리 비싸지 않았지만 갈수록
비싸졌다. 원숭이는 혼자서 꽃신을 만들어 보려고 했지만, 도무지 만들
수가 없었다. 오소리에게 꽃신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 달라고 사정도 해
보았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매번 거절당하고 말았다.
겨울이 되자 원숭이는 하는 수 없이 또 오소리를 찾아갔다.
"꽃신 하나만 더 만들어 주시오."
"그럽시다. 이번에는 잣 오백 개요."
"오백 개나요? 그렇게 많은 잣은 없는데."
"그러면 잣은 삼백 개만 주고, 그 대신 날마다 내 방을 청소해 주시오.
그리고 내가 개울을 건널 때에는 나를 업어 주시오."
원숭이는 오소리의 굴 여기저기를 닦고 청소하느라 이마에서 땀이 솟고
고단해 졌다.
' 꽃신 때문에. 아! 그 꽃신 때문에… . '
우리의 모든 감각기관은 즐거움과 편함을 추구합니다.
사소한 편리함, 즐거움, 쾌락이 어떤 경우에는 자신을 중독 시키고,
자신의 삶 전체를 마비시키거나 지배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게임, 인터넷과 같은 매체에 중독되거나 담배, 술, 마약등의 환각성
물질에 중독 상태가 되면 대개 '내성'과 '금단증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내성일란 점차 그런 행동이 반복되면서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자극이 필요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금단증상이란 그런 행동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초조하고, 불안해서
다른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상태이다
이와 같이 길들여진다는 것을 구속을 의미한다 길들여진다는 것은
노예적인 삶을 의미한다. 부처님은 늘 '주인 된 삶' 을 강조십니다
수처작주(隨處作主)라는 말이 있잖아요. 언제 어디서나 주인 된 삶을
살라는 말이죠. 무언가의 노예가 되어 그 주인으로서의 삶을 잃어 버릴때
그 삶은 고단하고 슬퍼집니다.
길들여짐으로부터의 해방
우리는 어떻게 해야 길들여짐을 예방하고, 길들여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그것은 계(戒)를 거울로 삼는 것입니다.
계는 인도말로 실라(s`ila)라고 하는데, 습관, 성향, 행상의 의미가 있다.
나쁜 습관이 들려 할때 께름칙함을 느껴서 본래 청정한 자신의 본성을
잘 지키고 경계한다는 뜻이지요
계는 경비병이나 아파트의 수위 아저씨와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 분들이 외부로부터 도둑이나 적이 침입하지 못하도록 잘 지키고
보호하는 것처럼, 외부로부터 침입하는 그릇된 유혹과 번뇌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바로 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계는 스승입니다
잘못을 지적해서 바로 잡아주고, 타락하거나 헤매지 않도록 바른 길로
이끌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내가 얼반한 뒤에는 마땅히 바라제목차를 존중하라.
이 바라제목차를 가지는 자는 어두운 곳에 들불과 같고 빈곤한 이가
보배를 얻는 것 같고 객지에 방황하는 사람이 고향에 돌아온 것 같나니
마땅히 알라. 계율을 곧 너희의 스승이니라, 만일 내가 이 세상에 더
오래 산다하더라도 이와 다를 바 없다.'
『법망경 』 보살계
계라는 것이 우리를 구속시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수도 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 계를 제정하신 것은 우리를 지키고 보호해주기
위해서입니다.
또한 계는 서로가 자유로워지기 위한 것입니다.
더러운 사람 곁에 자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다가가지 않는
것처럼,행실이 더러운 사람, 버릇이 나쁜사람에게는 더욱더 그럴 것이다.
그런 사람 곁에 다가가는 것은 상당한 부담과 인내가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그 만큼 부자유스러워진다는 말이죠. 모두다 몸과 마음이
깨끗하다면 그 만큼 자유스러워지겠죠
부끄러움은 가장 아름다운 옷
인간의 삶은 수많은 행위의 집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행위에 의해 그 사람의 귀함과 천함이 나누어지고,
보람과 가치가 있는 삶인지 후회만 남는 삶인지가 결정된다.
좋은 습관을 갖는다면 점점 귀해질것이고, 나쁜 습관에 길들여진다면
점점 타락하고 천해질 것이다. 그렇기에 부처님께서는 출생을 묻지 말고
행위를 물으라 하시면서 '부끄러워할 줄 알고 마음으로 행동을 삼가면
고귀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숫타니파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멋진 옷을 입고 있으면 그 사람이 두드러져 보입니다. 부끄러운 짓을
하고도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뻔뻔스러운 사람에게 '짐승같다' 고
느낍니다. 부끄러움을 알고 스스로 자제하는 사람은 고결해 보입니다.
부끄러움'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옷' 이라고 한다.
그래서 후회 없는 삶을 위해서는 계를 지켜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계는 후회될 일이 없는 여러가지 공덕을 갖고 있다' 고 했습니다.
여러가지 좋은 계는 후회 없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후회 없는 것을
공덕으로 한다.' (청정도론)는 것이다.
계는 너무도 익숙해져 있던 '당연함'과 '물론'의 길들여짐에 빠져
노예적인 삶을 살지 않도록 막아주는 예방조사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주도적인 노력으로 가치 있는 삶(성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등대와 같습니다.
자! 우리 이제 스스로를 돌아봅시다.
그 동안 구겨진 채 방치되었던 가장 소중한 자신의 존재를 찾아 돌아가
볼 일입니다. 순간적으로 편하고 즐겁다고 해서 쉽게 빠져들지 말고,
그것이 나를 낚는 미끼가 아닌가 잘 살펴 볼 일입니다.
지헤로운 자는 대장장이가 은(銀)으로부터 불순물을 제거하는 것처럼
하나씩' 하나씩 점차로 자기의 부정(不淨)을 제거해 나갑니다. 그러나
어리석은 이의 악행은 쇠에서 생긴 녹이 쇠를 먹어들어 가듯이 자신을
지옥으로 데려갑니다.
『법구경 』
아주 작은 악이 쌓이고 쌓이면 자신을 파멸시키는 엄청난 에너지가
된다. 그러므로 작은 악이라 하여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백수의
제왕이라는 사자는 다른 동물에 의해 자아먹히는 것이 아니라 몸 안에
있는 조그만 해충 때문에 죽습니다. 수은은 아주 미량을 섭취하지만
체내에 계속 쌓이고 쌓여서 온 몸을 마비시켜버립니다.
또한 작은 선이라 하여 가볍게 여기지 말고 힘써 행해야 합니다.
아주 작은 물방울들이 모여서 커다란 바다가 되는 것처럼, 아주 작은
선행들이 모이고 모이면 가치 있는 삶의 물결이 출렁이게 되는 것이다.
청소년 불자 여러분!
우리 모두 계의 갑옷을 입고, 계를 거울삼고 스승 삼아서
늘 새로워질 수 있도록 노력하도록 합시다. 성불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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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 날짜 | 2004-08-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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