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게 보는 마음으로 생활해야
여러분!
새해를 맞아서 나이를 한 살 더 자셨는데 어떠십니까?
올해에는 나잇값을 작년보다
더 잘 하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여러분은 정말 훌륭한 불제자들이십니다.
나이 값을 잘 하는 것은 불교를 잘 알고 믿어서
틀림없이 실천이 되었을 때 가능한 것입니다.
우리 불제자들이 평소의 생활에서 불교를 잘 실천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일까요?
오늘은 이것을 여러분과 함께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불교의 요점은 세상의 모든 것과 모든 일을
바르게 보는 마음으로 생활하라는 것입니다.
바르게 보는 마음이란 생각하는 것을
바르게 하여 마음을 잘 쓰는 것을 뜻합니다.
그런데 현재 우리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은 분명한데,
마음 쓰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분명하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살아가면서 종종 잘못이나
실패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불자들은 살아가면서
잘못이나 실패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이 분명한 것처럼
마음 쓰는 것과 행동하는 것도
분명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것입니다.
우리 불자들이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불교에서 제시한 방법을 배워서
실천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하겠습니다.
안거, 전문적인 참선
그러면 불교에서는 어떤 방법을 가르치고 있을까요?
불교에서 가르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이 중에서 기본 되는 것이 계율을 지키는 방법,
선정(禪定)을 닦는 방법에 대하여
‘안거와 해제정신의 생활화’라는 제목으로
함께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불교에서는 선정을 닦는 방법을 보통 ‘참선’이라고 합니다.
여러분! 이 참선에 대하여 잘 알고 계시지요?
아직 잘 모르시는 분은 이 기회에 잘 들어 보십시오.
불교인들은 이 ‘참선’을 보다 전문적으로
하는 것을 ‘안거’라고 합니다.
안거는 일정기간을 정하고 일정한 장소에서
참선만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알고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는
1년에 두 차례 여름과 겨울에 각각 90일씩
안거를 하면서 참선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참선은 우리나라의 모든 절에서
다 하는 것은 아닙니다.
참선을 지도하는 분이 있고
선방(禪房)을 운영하는 사찰에서 전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원래 안거는 인도에서 불교인들이 여름 장마철에
3개월 동안 돌아다니지 않고
일정한 장소에서 참선을 하던 것입니다.
불교의 초기경전인 《잡아함경》에 있는 내용을 소개하겠습니다.
저 때에 부처님이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시되
내가 두 달 동안 좌선을 하려 하니
모든 비구들은 왕래하지 말라.
오직 음식을 보내는 비구와
포살(佈薩-한 달에 두 번 한자리에 모여서 계율을 낭송하는 것)
할 때는 제외하라. 나무아미타불
이 내용 중에서 좌선이라는 말은
앉아서 참선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때 부처님이 두 달 동안 참선은
호흡의 출입을 마음으로 챙기는 것에
전념하는 방법을 행하신 것이라고 합니다.
이 방법을 ‘안반염법(안반염법安般念法)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불교의 안거가 중국으로 와서는
여름과 겨울, 1년에 두 차례 하였고,
이것이 다시 우리나라에 전해져서 지금까지
그대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근래에 와서 안거기간을 수시로 정해서 참선을 하기도 합니다.
간화선 수행할 때 문제점
그리고 참선을 하는 방법도 앉아서 하는 데만
국한하지 않으며, 중국 송나라 하던
‘간화선(看話禪)’이라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간화선의 방법은 참선하는 사람이
어떤 한 가지 숙제를 가지고 의심하여
그 해답을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입니다.
이 숙제를 ‘화두(話頭)’또는 조사공안(祖師公案)‘이라고 하여
참선하는 사람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할
관문으로 여기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간화선의 방법으로 참선을 하는 데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중요한 두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참선하는 사람이 화두(숙제)를 선정하는 문제입니다.
현재 이 간화선의 참선방법은 우리나라에서만
그 전통이 이어지고 있는 데,
대체적으로 지도자가 임의로 화두를 선정하여
참선하는 사람에게 주고 있습니다.
참선하는 사람이 지도자로부터 화두를 받는 순간에
충격적인 의심이 발생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럴 때 참 화두를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가 됩니다.
왜냐하면 화두라는 것은 받을 때
충격적인 의심이 발생되지 않으면
오랜 시간을 지내도 진전이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둘째, 화두이 해답을 얻어내는 데 있어서
여러 가지 생각을 동원하여 연구한 끝에
찾아낸 것을 화두의 해답으로 착각하는 것입니다.
간화선에서 화두의 해답을 얻는 것은 바로
부처님과 같은 깨달음을 얻는 것입니다.
화두를 의심하는 것은 화두의
해답을 연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가슴 속에 큰 의심이 뭉치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모든 번뇌가 사라지고
본래 정정한 마음이 드러나면
세상만사의 실상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것을 정각(正覺)이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화두를 들되 가슴에
큰 의심이 뭉쳐지지 않는다면
망상번뇌가 없어지지 않은 것입니다.
따라서 정각은 있을 수 없습니다.
간화선을 하는 사람이 화두의 해답을 얻었는데도
마음에 본능적인 욕망과 감정의 동요가 있다면
그 화두의 해답은 사이비라 할 수 있습니다.
해제, 숨김없이 생활하는 마음
어쨌든 안거란 일정기간 동안
참선을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고,
이 참선을 통하여 번뇌가 없어져야 되는 것입니다.
한 차례의 안거로 효과가 없다면 일단 안거를 쉬고
다음 안거 때까지 생활현장을 다니며
실험적인 수행을 합니다.
이것을 안거해제기간의 수행, 즉 만행이라고 합니다.
안거기간에 참선하여 마음의 번뇌를 다스리고,
해제기간에 생활현장에서 마음의 수양 상태를 실험하는 것을
‘안거의 정신, 해제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잠시 중국 송나라 때
원오 선사의 해제법문 한 구절을 소개하겠습니다.
만약 안으로는 자기의 견해를 잊어버리고,
밖으로는 법이 공(空)한 것을 깨우쳐서
안과 밖이 한결 같아 허공처럼 맑고 고요하면
곧 온전한 마음이 바로 부처님일 것이니,
모든 부처님과 손을 잡고 함께 행동하리라.
이러할 때 무슨 결제(안거의 시작)을 말하며,
무슨 해제(안거가 끝나는 것)를 말하리오.
밤낮으로 언제나 깨끗하여 알몸이 드러나는 것과 같으리라.
여러분! 이 말씀이 잘 이해가 되시지요?
이해가 잘 안된다고요?
여러분은 이 말씀의 뜻을 잘 이해하셔야 합니다.
“자기 생각대로, 특히 자기 기분에 맞추려는 생각을 버리고,
맑고 깨끗한 마음을 가지면 부처님과 손잡고
함께 행동할 것이다“라는 말씀을 뜻을 여러분이 이해하지 못하면
여러분의 생활은 여러분의 뜻대로 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은 악담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안거와 해체의 정신은 평소의 생활 속에서
숨김없는 마음을 사용하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요즘 우리 사회에 여러 가지 시끄러운 일,
실망스러운 일들이 자주 생기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몸처럼 숨김없는
마음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그러면 왜 우리가 숨김없는 마음을 쓰지 않는 것일까요?
한마디로 자존심, 즉 아상(자기 존재에 대한 집착)때문입니다.
우리의 마음 속에 자존심 같은 종류의
여러 가지 망상들이 들어 있으면
숨김없는 깨끗한 마음을 쓰지 못하는 것입니다.
중국 당나라 말기에 법안 문익이라는 선사가 있었 습니다.
이 법안 스님이 한참 공부하던 시절에 해제 때 유람하다가
지장원이라는 절에서 지장계침 선사라는 스님에게
가르침을 받고 깨달음을 얻었다고 합니다.
이 법안 스님이 지장원을 떠나려고
지장 스님에게 인사를 하니,
지장 스님이 묻기를 “떠날 준비는 잘 되었는가?” 하니,
법안 스님은 그냥 “예”하고 대답했습니다.
지장 스님의 질문에 걸려든 셈이지요.
지장 스님은 “그럼 하나 물어보자!
자네는 늘 모든 것이 마음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저 뜰 아래에 있는 돌덩이가 마음 안에 있는 것인가?
마음 밖에 있는 것인가?“ 법안 스님은 자신 있게
“그야 물론 마음 안에 있는 것이지요.”하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런데 지장 스님은 “쯧쯧! 길을 가는 사람이
마음 속에 저런 돌덩이를 넣어가지고
어찌 편안히 길을 갈수 있겠는가?“하는 것입니다.
법안 스님은 아무 말 못하고 참회하며
지장 스님의 가르침을 받고 공부를 열심히 하여
나중에 훌륭한 스님이 되었다고 합니다.
불교를 배우고 수행하는 사람은 무언인가
남에게 내 보이려는 것은 마음속에
가지고 있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또한 무엇인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있어서는
생활에 실패가 따르게 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것과
잘못 알고 있는 것이 허물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불교인들은 일상생활에서 알몸 같이 적나라하게
깨끗한 마음을 쓸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부처님께 소원성취를 빌면서
부처님이 하라는 대로 하지 않는다면
어찌 부처님의 도움을 입을 수 있겠습니까?
오늘은 여기서 끝을 맺겠습니다.
여러분 모두 최선을 다하여
부디 소원성취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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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