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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파리에 물을 주지 말고 뿌리에 물을 줘야
우리는 보통 행복을 추구하는데, 행복을 뭐라고 생각하죠?
적당히 돈이 있고, 집도 있고, 또 아프지 않고
웃으며 살면 그게 행복이라고 생각하죠.
그리고 또 영원히 안 죽어야 행복하죠.
사실 근본적인 고통은 생사의 고통이죠.
죽음의 고통이 가장 크죠.
그런데 죽음의 고통이 없는 중생이 세상에는 없으니까.
결국은 고는 항상 따라 붙어요.
우리가 지금 <나>라고 하고 <자기>라고 하는 것은,
이 몸뚱이를 자기라고 하거나 아니면 이 마음이 자기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몸이 어려서 갓난아이로 태어났을 때하고
지금 무수히 뭘 먹고 취해서 컸을 때의 자기하고 얼마만큼 변했습니까?
과연 끝없이 변해가는 그 속에서 영원한, 고정되지 않은 자기라는 게 존재할까요?
그렇다면 정신이 자기인가요? 하지만 정신도 또한 끝없이 변해가잖아요.
어려서 생각 틀리고 지금 생각 틀리고,
또 조금 있으면 틀려지고 지금도 생각이 찰나찰나 바뀌고 바뀌는데
어느 것을 고집하여 이게 나라고 할 것인가요?
가만히 생각해 봅시다.
우리 모두는 무상하게 변해갑니다.
그런데 어디에서 문제가 생기냐 하면 고정되게 집착하는 것에서,
곧 머물러 있고 변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속에서 고통이 이미 싹터 있습니다.
바로 변하는 것에 의지해 있기 때문입니다.
영원히 않은 것에 의지해서는 이게 항상 실패하기 마련이죠.
여러분들도 누구를 아주 사랑을 하였는데 그 사랑이 변하면 실패하잖아요.
변하면 마음이 변해서 떠나고 실패하잖아요.
상처를 입죠. 결국은 믿을 것이 못되는 것을 믿었기 때문에 그런거죠.
그러니까 결국은 고통이 오고요.
그렇기에 우리는 무엇에 의지하고 살아야 하는가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변하는 것에 의지하면 그 안에 고통이 내재되어 있으니까.
변하지 않은 것에 의지해야 합니다.
변하지 않는 것은 영원한 것, 즉 절대성을 말합니다.
실패하지 않으려면, 고통 받지 않으려면
최고의 가르침인 절대성에 들어갈 줄 알아야 합니다.
이파리가 누렇게 떴을 때 이파리에 물을 주는 사람이 없죠.
뿌리에 물을 줘야 이파리가 살잖아요.
그처럼 우리 삶도 뿌리로 인하여 그렇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알면
문제가 생길 때 뿌리에 물을 줘야 합니다.
자기 삶이 전체가 그 뿌리로 인하여 움직여진다는 사실을 믿고,
그것에 물을 주면 새파랗게 생기를 다시 찾을 수 있는 거죠.
괴로움이 어디에서 온 것인가를 봐야
우리가 참선을 한다는 것은 생활 속에서
<참 나>에 의지하여 사는 것을 말합니다.
생활 속에서 끊임없이 참 나에 대한 믿을 갖고 생활하다 보면
내가 진짜 있다는 것이 믿어지고 체험으로 알아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공부하는 것은 뿌리에 물을 주고,
영양분을 주는 일과 같습니다.
실천이 없으면 믿음이 생기지 않습니다.
더 큰 믿음으로 들어가기가 어렵고요.
근데 너무나 당연한 것이 뿌리라는 원인이 있기 때문에
이파리라는 결과가 있다는 거죠.
원인 없는 결과가 어디 있겠습니까.
이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죠.
지금 아주 괴롭고 마음에 안 드는 삶이 벌어지면
그 원인이 무엇인가를 살펴봐야 합니다.
‘이게 왜 이렇게 벌어졌나?’하고요.
내게 일어나는 일들이 어떤 원인으로 인해서 지금 이렇게 벌어졌나?
나의 삶은 왜 이렇게 주어질까?
내가 보기에도 너무 마음에 안 들게 이렇게 삶이 온단 말이에요.
그러면 이게 어디로부터 온 것인 줄 알아야 해요.
그걸 까마득히 모르는 사람은 사회를 원망하고,
부모를 원망하고, 바깥으로 상대를 원망을 하죠.
나는 왜 이러나 하고 비관하고 스스로 힘들어하죠.
자기 스스로가 원인을 심었기 때문에
지금의 결과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데 말이죠.
그 원인은 한 생각에 심어지는 거죠.
한 생각…. 그래서 생각을 잘 해야 해요.
그 한 생각이 드러날 때가 바로 결과인 거예요.
예전에 항상 뿌리에 물을 주고,
뿌리에 의지하는 행을 했더라면 지금 푸르게 살지요.
그런데 예전에 물을 안 주고 항상 바깥으로만 치달았으면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 생각하고, 뿌리를 아주 무시한 것이 됩니다.
그러면 자기가 스스로를 믿지 않은 결과 시들어 가는 거죠.
내가 의지하고 귀의할 곳이 어딘지 알아야
그러므로 여러분들이 자기라는 것을 확연히 알아야 됩니다.
내가 의지하고 귀의할 곳이 어느 곳인 줄을 알아야
거기에 의지하고 귀의할 수 있거든요.
이게 확실하지 않으면 수행한다고 좌선을 하고,
화두를 들고, 고행을 한다 해도 다 부질없는 노릇입니다.
그 본질을 모르니까 공부가 이어지질 않죠.
처음에는 도인이 되면 좋다는 욕심으로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하지만 그게 되지 않습니다.
참으로 자기가 누구인 줄 알고,
참으로 진실하게 찾을 줄 알아야 하는 겁니다.
진실하게 추구해야 진실하게 다가오는 겁니다.
그런데 그 진실한 마음을 일으키려면 자기라는 것을
확연히 알아야 진실하게 행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자신이 진실하게 마음을 내지 않았으면서
그저 진실한 결과가 맺어지지 않는다고들 합니다.
그러니까 진실하게 마음을 쓰라고 말하는 겁니다.
진실하게 마음을 쓰고 싶지 않은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습니까?
그런데 실제 별로 없습니다. 안 나오잖아요.
그래서 <참 자기>라는 게 뭔 줄 알고 거기에다 귀의를 하고,
거기에다 의지를 하다 보면 지극함이 거기에서 우러나오거든요.
지극함도 바로 그 속에서 나와요.
진실됨도 거기서 나오고요.
그러니 참으로 귀의할 데를 의지하세요.
그것이 바로 생활 속에서 하는 참선입니다.
믿음은 자기 스스로 실천하면서 증명해야
그러면 부처님께서 의지하라는
<참 자기>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가 대두됩니다.
여기서 우리가 나를 살펴볼 때 그 참 자기가 어떻게 생겼고, 어떠한가?
이것은 조사스님들이든 부처님들이든 이미 다 말씀해 놓으셨습니다.
참 자기는 고요한 자리고, 허공과 같이 텅 빈,
비어 있는 자리라고 했습니다.
변해가는 모양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죠.
모양을 떠나 있는 것이죠.
그럼 그것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남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처음 믿음으로 들어갈 때,
바로 그때 자기를 참으로 믿어야 됩니다.
그리고 이 믿음은 부처님 말씀을 의지해서 들어가야 합니다.
무조건 믿는 게 아니라 믿고 실천을 해봐서 스스로 맛을 보고,
검증이 되면 또다시 믿음이 완성이 됩니다.
이와 같이 실천을 통해 믿음이 완성되는 거죠.
각자 수행하는 그 사람들이 믿음을 스스로 완성시키죠.
결국 그 믿음을 갖는 것은 부처님이 그것을 증명하는 것도 아니고,
조사스님이 증명하는 것도 아니고,
여기서 법문하는 제가 증명하는 것도 아니죠.
이 법문을 듣고 그것을 실천해서 자기 스스로 맛을 보고,
과연 그것이 차갑구나, 덥구나 하는 것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자기 마음에 달렸습니다.
그러니까 부처님 말씀도 따로 들으면 안 되죠.
그 말씀을 자기 것으로 알고 자기가 실천하고,
부처님의 말씀을 그대로 증명해 내면,
말하는 자와 말을 듣는 자가 하나가 돼서 밝은 믿음이 완성되는 겁니다.
이것을 이름하여 “믿음이 완성됐다.”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첫 번째 중요한 것은 지가 마음을 믿는 겁니다.
자기를 의지하는 겁니다.
자기를 의지처로 삼는 겁니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법입니다.
이 가장 간단하고, 가장 중요한 부분을
우리 불자님들이 얼마만큼 깨닫고 계십니까?
얼마만큼 자기에게 믿음이 서 있습니까?
이것은 아마도 불자님들마다 다 틀리겠지요.
참선은 우리의 생활에서 확인하는 것
여러분이 큰 절에 가면 일주문(一柱門)을 지나고
천왕문(天王門)도 지나고 또 불이문(不二門)도 지나죠.
불이무을 지나야 법당에 부처님을 친견할 수 있는 것이지,
불이문을 지나지 않으면 부처님을 친견할 수 없어요.
불이문이라는 것은 여러분의 찰나찰나 삶 속에 온통 불이문이 있습니다.
그 불이문을 순간순간 통과해야 항상 여러분이
그곳에서 부처님을 친견할 수 있는 것이죠.
항상 상대적인 이 세계에서 미운 것 좋은 것 있다 없다,
옳다 그르다, 좋다 나쁘다, 여자 남자, 늙었다 젊었다고 하는
이 모든 상대적인 세계를 통해서 불이문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이 상대적인 세계가 있기 때문에
불이문이 존재하는 것이지, 이 상대적인 세계가 없이는
불이문이 따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바로 이 상대적인 세계가 불이문으로 들어갈 수 있는,
부처님을 친견할 수 있는 문입니다. 통로죠.
이 통로를 지나지 않고는 절대로 불이문으로 들어갈 수 가 없습니다.
그러니깐 여러분은 항상 이 불이문에,
이 상대적인 세계 속에 역력히 서 있습니다.
거기서 상대적인 세계로 끌려가 버리느냐,
아니면 절대의 세계로, 근본 성품의 세계로 들어가느냐는
여러분 마음의 한 생각에 달려 있습니다.
누가 나한테 좋게 하든 나쁘게 하든,
여러분이 그게 어디로부터 나왔는지를
깨어서 볼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 그 사람이 나한테 잘 하는구나,
욕을 하는구나 하고 따지고 분별한다면
생사에서 벗어날 길이 없는 겁니다.
이 모든 현상들이 근본의 작용인 줄 알고 실천한다면,
순간순간 불이문을 통과하는 순간 밝음으로 승천해 버립니다.
차원이 드러나는 거죠.
참선이라는 것이 어디 앉아서 있는 것만이 참선이 아닙니다.
그건 하나의 형태입니다. 진짜 참선이라는 건
행주좌와 어묵동정(行住坐臥 語默動靜),
행하고 앉고 눕고 말하고 움직이고
고요한 이 모든 것이 참선이라는 거죠.
즉 여러분의 생활입니다.
설거지하고 밥하고 아이들 키우고
회사에 나가고 이 모든 것입니다.
이 일체 행동이 어디로부터 나왔는가?
나온 곳이 어디냐, 이 말입니다.
이것을 알고 둘로 보지 않고 그 나온 곳에다 전부 놓을 수 있다면,
여러분은 뿌리에 물을 주는 것과 같고,
둘인 것을 쫓아간다면 이파리에 물을 주는 격입니다.
과실에 물을 백 날 줘봤자 그게 과연
근본적인 고통에서 벗어나집니까?
그것이 곧 무심처, 무위법(無爲法)의 세계입니다.
여러분의 근본자리죠.
그 자리는 모양이 없기 때문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근원을 바로 보아야 해결된다
여러분은 왜 자기 뿌리가 안 보이냐고 하시죠.
그건 무명이라는 흙에 딱 가려져 있기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참 자기를 볼 수가 없죠.
무명이라는 것은 따로 보는 것, 즉 탐내고 화내고 어리석은 거죠.
탐(貪), 진(嗔), 치(痴), 이 세 가지에 속한 겁니다.
이 세 가지로 인해 무명이 드러나는 거예요.
그러니까 탐내는 것, 화내는 것, 어리석은 것이 참 자기를 가리는 거죠.
어리석은 것은 뭡니까?
둘로 보는 마음, 화내는 마음이죠.
근원을 알지 못하는 말이죠.
이런 마음을 보조스님께서 <수심결(修心訣)>에
“몸을 태우고, 팔을 불태우고, 뼈를 깨고, 골수를 뽑으며,
피를 내 대장경을 쓰고, 오래 앉아 눕지 않고, 하루에 한 끼만 먹으며,
대장경을 다 알아도 다 부질없는 일이니라.
모래를 삶아서 밥을 지으려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근원을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말씀하신 것입니다.
절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만 배를 하고, 십만 배를 하고, 삼천 배를 하는 것도
마음이 고요해지는 근원으로 들어가기 위한 방편입니다.
어떤 불자님은 예전에 삼천 배를 열흘을 하고,
만배를 하고, 십만 배를 하고 그랬대요.
그런데도 마음이 쉬어지지를 않는 거예요.
그런데 여기에 와서 아무것도 안 하는데
마음이 푹 쉬어진다고 그러는 거예요.
그 습성이라는 것이 얼마나 얄궂은지,
절에 와서 마음이 푹 쉬어지면 이게 공부인 줄 알아야 되는데,
아무것도 안 하니까 공부를 안 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거예요.
여태껏 온통 몸을 움직여서 하는 것이 수행인 줄만 알고 열심히 했는데,
그것을 여기서는 하나도 안 하고 그대로 마음에 들어가게 가르치니까,
수행을 안 한 것 같은 생각을 하시더라고요.
마음에 안주하고, 이 마음이 고요해지는 것이
이것이 제대로 하는 수행인 줄 참으로 알아야 하는데
마음 밖의 형식에서 찾으니까 그러는 거죠.
여러분이 실제로 고통스럽고 병고액난 우환가환이 닥칠 때
이 모든 고난을 무심에, 그 근원에 맡겨야
결국은 그것이 해결이 됩니다. 가장 빠른 길이 되는 겁니다.
이것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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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 날짜 | 2006-01-1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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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