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들의 만행과 재가불자의 삶
거룩한 부처님과 가르침과 스님들께 귀의하옵니다.
올해의 여름은 그야말로 참으로
무던히도 더운 날들이었습니다.
선방이나 강원에서 공부하고
법당에서 기도하신 스님들이
정진하기에도 무척 어려웠을 것이고,
우리 신도님들도 가뜩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실정에 날씨까지 더웠으니
매우 힘드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인생은 고(苦)’ 라고 하셨지요.
이 고(苦)를 벗어나기 위해서
부처님께서는 출가하여 해탈하셨지요.
이제 우리도 무더위의 고통에서 벗어났으니
다시 시원한 바람을 반기며 깨달음으로 가는
정진에 들어가야겠습니다. 선방에서 공부하시던
스님들은 아마 하안거를 마치시고
만행을 떠나셨을 것입니다.
만행(漫行)
만행. 생각만 해도 마음이 홀가분해지는 것 같지 않습니까?
생활고에 허덕이는 삶에서 한번
벗어나고자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스님들과는 달리
있는 그대로의 삶의 현장에서
만행을 실천해야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사는 것이 만행을 하는 것일까요?
지극히 낭만적으로 보이는 스님들의
내면에 흐르는 치열하고 목숨을 건
구도의 열정은 없다고 할지라도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깨달음으로 가는
여정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오늘은 ‘스님들의 만행과 재가불자의 삶’이란
주제를 가지고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즉 스님들에게 만행은 어떤 의미인가,
또 그 유래는 어디서 온 것인가,
이러한 스님들의 만행과 유사한 재가불자의
신행생활에 있어서는 어떠한 관련성이 있는가?
진정한 불자의 길은 무엇인가 하는 정도의 내용을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간절한 마음을 내는 것
만행이라는 주제에 들어가기 앞서
불교를 공부하기 위해 필요한 불자의
마음가짐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마음을 텅 비우고 있는 그대로를
보고, 듣고, 느낄 줄 알아야 합니다.
탐하고, 성내며, 어리석어 오욕(五慾)
즉, 재물, 식욕, 명예, 수면(게으름)에 이끌리는
마음을 비워야 합니다.
만물을 길러내는 대지와 같이
마음의 밭에 보리(普提)의 씨앗을 뿌리고,
본래 없는 자기의 집착을 버리고
참고 견디는 인내의 거름을 풍부하게 주어서
태양의 빛과 같이 밝은 지혜로,
물과 같이 겸손한 마음으로
내 마음의 스승을 찾아 꾸준하게 배우려는
간절한 마음을 내어야 합니다.
그 다음에 깨달아 성불하기 위한
거룩한 마음으로 들어서 알고(聞慧),
들은 것을 깊이 사유해서 알며(思慧),
청정한 믿음으로 알아서(信慧),
자기 스스로 체험을 통해서 확증적으로 알기(修慧)를
대지의 덕과 같이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기본적인 불교상식을 갖추고,
여러 경전에 대해서 깊이 이해하면서
수만 번 독송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
실질적인 수행에 들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수행의 계위를 이해하여
불교에 대한 자신의 의식수준이
어느 정도인가를 가늠하면서
더욱 열심히 정진해야겠습니다.
특히 불교수행에서 가장 핵심적인 과정이
바로 삼매(三昧)의 과정을 통과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 때 가장 빠른 방편이 참선이고,
가장 쉬운 길이 염불이며,
즉신성불(卽身成佛)의 길인
삼밀가지(三密加持) 주력행 등
온갖 바라밀행(六度萬行)을 수행하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이상과 같이 배우고 닦아 증득한
자내증의 내용을 일체 중생들의
행복을 위해 베풀면서 부처님과
보살님의 은혜를 찬탄하고, 예배 드리며,
모든 인류와 더불어 행복하고자 하면서
모든 공덕을 부처님께 회향하려는 마음을
깊이 새겨야 하겠습니다.
이상과 같은 육도만행(六度萬行)의
신행들 중에 오늘은 보시 바라밀에
대해서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교만한 마음을 버리는 수행
만행이란 여러분께서 잘 알고 계신
바와 같이 일반적으로 구도의 길
즉, 행각(行脚)을 떠나는 것을 말합니다.
즉, 만행은 스님들이 안거수행 후
여러 대중들과 만나고 여러 선지식들에게
배우고 또 배움을 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만행을 통해 하심을 배우고,
지혜를 체험하며, 세상과 중생의 삶을 이해하고
그들과 불법의 지혜를 함께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요즈음은 이 만행도 하기
힘든 세상이 되어 간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세상이 하도 각박해져서
어느 새 절집에도 스며들었다고 합니다.
이 각박한 세상을 살맛하는 세상으로
바꾸는 일은 누가 해야 하는 것일지
깊이 숙고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만행의 유래를 유추하다 보면,
의미가 약간 다르기는 하지만
부처님 당시부터 지금까지
인도인들에게는 인생 4주기가 있다고 합니다.
즉 베다나 여러 종교철학을 배우는 학습기,
후손을 잇고 가정을 꾸려 가는 가주기,
나이가 들어 가업을 후손에게 물려주고
산에 들어가 수행하는 임수기,
다양한 여러 선지식들로부터 참다운
진리를 터득하고 인생의 마지막
여정을 떠나는 유행기 등입니다.
유행(遊行)은 고행과 더불어
인도인들의 수행지침인 셈입니다.
인도의 유행 전통이 불교로 흡수되어
수행법으로 정착된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러한 수행은 여러분들께서도 잘 아시는
마하가섭 존자의 두타제일행 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두타(頭陀)’란 범어로 dhuta,
팔리어로는 dhuta라고 하는데,
그 의미는 ‘흔들어 떨어뜨린다’는 뜻입니다.
즉 번뇌의 때를 떨구어 버리고
의식주에 탐착하지 않고 오로지
불도의 수행에 전념하는 행법으로
마음과 몸을 단련하는 12가지 규정이
「십송률」이나 「사분률」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이것이 부파불교를 지나 대승불교에 성립하면서
육바라밀 또는 십바라밀이라는
모든 불자의 수행법으로 구체화되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행법이 중국에서는 인도로의 구법행이나
당대에 이르러 화엄행자로 이어졌고,
당나라 말기와 송대의 선종에서도 이를
본받아 행각하는 스님들이 많아졌던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라의 원효 성사께서
실천하신 구법행각과 교화,
고려 초 대각국사 의천 스님의
화엄행자로의 구도행각,
고려 말 태고보우 국사의 법통을 이은
구법행각, 조선 중기 사명 대사의 구법행각,
구한말 한국선의 중흥조이신 경허 선사와
만공 선사의 구법행각 등등이 유명합니다.
여기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
하나 있는데 바로 보림(保任),
즉 선지식을 만나 자기가 깨달은 것을
점검받거나 불교의 올바른 이치나
수행중에 나타난 경계를 해결하기 위해
행각을 하는 스님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수행 중에 높아진 증상만,
즉 교만한 마음을 버리는 수행에
가장 적합한 것이 바로
행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가불자의 만행
그러면 이상과같은 만행을 재가불자님들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을까요? 예, 당연히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보시하는 봉사의 마음을 닦는 것과
인간관계의 제일선법인 인욕하는 것입니다.
하심을 배우고, 지혜를 배우며,
자비를 체험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보시의 일종인 자원봉사입니다.
그러면 무엇이 봉사일까요? 작게는 나에게,
그리고 내 가족에게 봉사해야 합니다.
보시나 봉사는 물질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이며,
더불어 가족에게 좋은 말과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여러분들이
다니는 사찰에서 그리고 나아가서는
지역사회에 자원봉사를 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인간은 사회를 만들어 그 속에서
서로 돕고 어려움도 함께 극복하면서
인종이나 계급, 성별, 학력, 직업, 신체조건에
관계없이 인간이라는 존재를 귀하게 여기고
서로를 사랑하면서 살아갑니다.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가 어려움에
처하게 되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생겨납니다.
이것이 자원봉사의 출발입니다.
자원봉사활동은 어떤 특정한 사람이나 집단,
그리고 시간과 물질의 여유가 있는
사람들만 하는 특별한 활동이 아니라
누구라도, 언제라도, 어디서라도,
어떤 방법으로도 시작할 수 있는 활동입니다.
자원봉사라는 말의 유래를 살펴보면
자유의지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볼런터스(voluntas)’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자원봉사활동이 지니고 있는 정신을
볼런터리즘(voluntarism)이라 하며,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을
볼런티어(volunteer)라고 부릅니다.
한자를 풀이해보면 ‘스스로 (自) 원해서 (願)
받들어 (奉) 섬긴다 (仕)’는 뜻입니다.
이와 같은 뜻을 연결시켜 보면
서로 돕고 산다는 것입니다.
육도만행에서 보시가 복덕을 짓는
첫 번째가 되듯이 자원봉사는 가장
큰 공덕을 짓는 만행이 될 것입니다.
그동안 기도하던 것을 계속 하면서,
발심을 일으켜 나와 가족, 그리고 이웃에게
보시하며 자발적으로 봉사하도록 합시다.
마치 스님들이 구도만행을 가듯이
이제 우리 불자님들도 만행을 떠나 봅시다.
여기에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이
바로 인욕행입니다. 인욕이란 바로
무조건 끝까지 참는 것입니다.
『아함경』의 말씀 가운데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참기 어려움을 참는 것이 진실한 참음이요,
누구나 참을 수 있는 것을 참는 것은
일상의 참음이다. 자기보다 약한 이의
허물을 기꺼이 용서하고,
부귀와 영화 속에서 겸손하고 절제하라.
참을 수 없는 것을 참는 것이
수행의 덕이니 원망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성내는 사람속에서도 마음을 고요히 가질 것이며,
남들이 모두 악행한다고 가담하지 말라.
강한 자 앞에서 참는 것은 두렵기 때문이고,
자기와 같은 사람 앞에서 참는 것은
싸우기 싫어서이며, 자기보다 못한 사람
앞에서 참는 것이 진정한 참음이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참기 어려운 것을
참는 것이 진정 참는 것이고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을 위해서
봉사하는 것이 불교의 신행을 성숙시키는
만행이 될 것입니다.
최근 어떤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는 봉사활동의
가장 큰 특징은 자원봉사의 참여율이
지극히 저조하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이 일반 성인의 2%미만으로 나타납니다.
반면 미국에서는 약 3천 7백만명(인구의 25%)이
연간 240억 시간을 자원봉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영국에서도 15세 이상 인구의 15%가
자원봉사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습니다. 특히 여성, 학생,
기독교 교인, 20대 연령층 중심의 참여,
활동의 짧은 지속도 등이 우리나라
자원봉사활동의 특징으로 되었습니다.
우리 함께 나와 가족을 위한 사찰봉사,
그리고 이웃가 사회의 국가가 더불어 사는
만행의 자원봉사를 실천해 봅시다.
업을 맑게 한다는 것
이 세상의 모든 것은 그것이 나타나기 전에
나타나지 않는 상태로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세계는 그 모습을 드러내기 전에
눈에 보이지 않는 상태로 존재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 불자님들도
여기 오시기 전까지는 보이지 않는
상태로서 저마다 존재했습니다.
그런데 맑고 향기로운 법회가 있다고 해서
이렇게 한 자리에 오신 것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현상은 일단 고정된 것이고,
눈에 보이는 것은 인연이 익어 나타난 것이며
늘 변하면서 일시적입니다.
이것이 인연과보의 인과법칙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갖추고 있는 이 몸이란 무엇인가?
이 육체라는 것은 마치 자연물이
여러 영양분을 섭취하여 만들어 낸
생물들처럼 우리가 과거에 지어 놓은
결과물들입니다. 자연의 모든 생물들이
수만 가지로 그 겉모습을 바꾸지만
생명 그 자체는 인연조건에 따라서
소멸되지 않고 지속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여러 가지 모습으로 바뀌지만
생명 그것은 진화와 퇴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생명의 순환구조, 즉 무상성을
이어가고 있는 우주의 영원한 원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죽는다고
하는 것도 근원적으로 생명 실상의
한 부분에 불과한 것입니다.
다만 변화하는 세계가 있을 뿐입니다.
이미 죽은 사람들은 어떻게 존재하는가?
그들은 다른 이름으로 어디선가
자기가 지은 업과에 따라서 다른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업을 잘 지어야 합니다.
여기 과거칠불(過去七佛)의 게송이 있습니다.
“모든 악을 짓지 말고 모든 선을
받들어 행하라. 그리고 그 마음을
깨끗이하는 것이 바로 불교이다.”
이 우주에 가득찬 에너지는
다른 것끼리는 서로 밀어내고
같은 것끼리는 서로 끌어당긴다고 합니다.
사람이 선하게 대할 때
우주의 선한 요소들이 딸려오고
악하게 대하면 파괴적인 요소들이
몰려듭니다. 따라서 어떤 삶이
되는가 하는 것은 우리가 마음을
어떻게 갖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동물들은 자연의 목소리인 본능의
지배를 받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자기 생각의 지배를 받습니다.
요즘 세상이 참 각박합니다.
올해는 특히 IMF 때보다 더 힘이 든다고 하지요.
하지만 보릿고개를 넘어야 했던
지난날과 비교해 보면
그 때보다는 나을 것입니다.
지금의 어려움은 경제성장 과정에서
반드시 딛고 일어서야 할
과정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일본이나 세계 곳곳에서
일어났고 일어나고 있습니다.
인류사 이래 이런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에 와서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어려움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우리 불자들은
사회와 국가에 보시하는 일,
즉 봉사하는 마음을 길러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몸으로 움직이는 동작과
입으로 하는 말과 마음으로 하는 생각
모두가 업이 됩니다. 업이라는 것은
여러분께서 잘 알고 계시듯이 하나의 행위입니다.
우리가 좋은 업을 쌓으면, 곧 좋은 행동과
좋은 말씨와 좋은 생각을 가지면
좋은 결과가 얻어진다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좋지 않은 행동이나 말이나
생각을 지니면 어두운 업을 짓게 됩니다.
이것이 자주 되풀이되다 보면
거기에 힘이 생깁니다. 우리는 그것을
업력(業力) 또는 업장(業障)이라고 합니다.
업력이 커지면 이성의 힘으로써
도저히 억제할 수 없는 그런 관성법칙
같은 것이 생겨납니다.
내 힘으로 억제할 수 없는,
억제할 수 없는 그런 힘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선행을 하고 또는 수행하는 것은
바로 업을 밝게 하는 일입니다.
흔히 번뇌를 끊는다거나 욕망을
끊는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말로는 끊을 수 있을 것 같지만
끊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단지 업의 질적인 변화가 있을 뿐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의 업을
생명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즉 업력을 전환하는 것입니다.
탐욕으로 흐르는 마음을 베풂으로 전환하고
남을 미워하고 화내는 에너지를
연민의 정과 자비심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의 마음이
지극히 맑고 청순하고 평온할 때
중심이 잡히고 가능해집니다.
다시 말해서 온전한 우리의 마음을
지니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마음이
중심이 잡히지 않을 때는 늘 흔들립니다.
우리의 정서가 불안정하다는 것은
중심이 잡히지 않고 어느 한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마음에 항상
보시하는 봉사의 정신과 에티켓을 지키는
지게의 마음과 참기 어려운 일을 참는
인내의 마음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모든 선행으로 이어지는 정진의 마음과
마음의 통일을 이루는 고요한 마음,
실상을 꿰뚫어 보는 반야심을
활용하면서 사는 참다운
대승불자의 마음을 길러
만행을 갖추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의 마음이 극락을 만들고
천당과 지옥도 만듭니다.
내 마음 안의 불사
무심한 시간은 야속한 사람처럼
그렇게 붙잡는 손목을 뿌리치고
숨차게 달려가 버립니다. 오늘인가 하면
어느 새 어제가 되고, 현재인가 하면
불현듯 과거의 기억이 되어 버립니다.
벌써 가을의 문턱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그렇게 인생도 세월의 강물처럼
흘러가다가 어느 날 문득 생각나면
부처님께 다가갑니다. 부처님과
동생하지 않는 하루는 죽은 하루입니다.
부처님께 다가가면 부처님은
지체하지 않고 감동을 주십니다.
바람처럼 스쳐간 시간 속에
우리의 삶은 과거가 되고
우리의 삶은 기억으로 남는 듯합니다.
하지만 기억은 망각의 늪이 삼키고
어느 날 육신의 장막마저 무너지면
영원한 어둠 속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입니다.
그런데 부처님과 동행한 나날은
순간순간 부처님이 기억하신 바가 되고
부처님의 원력에 상응하는 바가 됩니다.
그리하여 부처님께서 구족하신
영원생명의 힘이 내게 주어집니다.
그 영원생명의 힘뿐만 아니라
지혜의 광명도 비추어 주십니다.
부처님께서는 멀리 계시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과 동행하는 그곳에 있습니다.
윤회의 고통이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과 떨어진 삶에 있습니다.
영원한 행복으로 인도하는 지혜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말씀 안에서 불멸의
법신으로 존재하며,
만행을 하는 삶에 있습니다.
윤회생사의 고통이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과 교만과 아집과 의심 안에서
감각적 과욕으로 살아가는 삶에 있습니다.
하루하루를 부처님의 손을 잡고 가십시다.
부처님과 동행하지 않는 하루는 죽은 하루입니다.
부처님과 동행한다는 것은 바로
보시행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자발적으로 봉사하는
복밭을 가꾸는 것입니다.
이것이 반야바라밀행을 완성하는 길이요
해탈이고 성불의 길입니다.
이 반야바라밀의 완성은 내 안팎의
불사를 겸하는 것입니다.
그 가운데 중요한 불사가
내 안의 불사라고 하였습니다.
어느 사찰 인터넷 홈페이지에 한
보살님이 쓰신 글이 무척 감동적입니다.
“내 안의 불사, 우리 마음안의 불사보다
더 큰 불사는 없습니다. 내 마음을 닦는 일,
내 업장을 소멸하는 일,
내가 참 부처임을 아는 일,
육바라밀을 행하는 일,
팔정도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일,
그보다 더 큰 불사가 있을까요?
우리 불자님들! 모두 모두 그대 안의
행복불사 아름답게 이루시길 바랍니다.”
이제 말로만은 안됩니다. 우리 함께
육도만행의 첫 번째인 보시 바라밀과
자원봉사를 실천하여 나의 가정과
사회와 국가와 세계 모두 살맛나게 하는
불자로 살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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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