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본래 청정하다
부모가 저절로 자식이 생기면
부모 노릇을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저절로 하게 된다.
이것이 천연적으로 부처의 성품을
가지고 있다는 증명이다.
또 ‘아홉 마리 용이 나타나서
태자의 몸을 깨끗이 닦아 줬다’고 하는데
여기서 용이라는 건 작용을 뜻합니다.
그런데 왜 아홉 마리일까요?
아홉, 구(九)라는 것은 구경 각지에
털끝만큼의 물듦이 없는 작용을
했다는 뜻이거든요.
그러니까 부처님은 태어나시자마자 부처님이십니다.
그럴 수밖에 없죠.
그 전에 그렇게 아주 깨끗이 닦았기 때문에,
그 닦은 마음 때문에 지금 부처님으로 드러났거든요.
그런데 부처님만 본래 이렇게 많이 닦으셨나요?
우리도 지금 원래 부처라고 그러죠.
본래 청청한 그 자체였는데
한 생각이 참 묘하고 미(迷)해서
어두워졌다고 그러거든요.
부처님도 본래 밝음을 지키는
호명보살에서 지금 현재 당신이
그대로 그것을 이어서 다시 밝음을
이어갔으니까 그대로 부처거든요.
근데 우리도 한번 보세요.
여러분들이 그대로 부처라는 말은 무엇입니까?
아까 부모가 되면 저절로 자기 삶이 없어지고
자식의 삶 자체가 자기의 삶이 되듯이
자식의 삶이 자신의 삶이죠.
자식이 밝아지고, 지혜로워지고,
잘 되면 기뻐하는 것은 부모죠.
그래서 부모의 마음이 곧
부처님의 마음이라고 그러거든요.
그런데 여러분들이 천연적으로
그 성품을 갖고 있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 성품을 쓸 수가 있느냐 이겁니다.
그 성품을 천연적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성품을 쓸 수 있는 것입니다.
부모가 저절로 자식이 생기면 부모 노릇을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저절로 하게 됩니다.
이것이 천연적으로 부처의 성품을
가지고 있다는 증명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여러분들은 본래 부처님이십니다.
본래 청청한 그 자체라고요.
무아(無我)라 하는데 사실은 본래 무아입니다.
자식 앞에서는 저절로 본래 자기라는 게 없어요.
그가 바로 자기입니다.
그런데 그 마음을 넓게 쓰질 못하기 때문에
더 넓게 쓰라고 이 불법을 배우는 겁니다.
이미 가지고 있지 않다면
그것을 쓸 수가 없는 겁니다.
부처님오신날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항상 밝게 쓰는 그 마음,
그것을 곧 이름하여 부처님오신날이라 한다.
영원한 오늘인 것이다.
우리가 본래 부처라 하며 부처님오신날을 기리는데
‘부처님오신날’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여러분이 한 생각을 그대로 밝게 내고,
그야말로 부처님같이 마음을 쓰는
그 때가 바로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부처님오신날은 그래서 영원한 지금 현재죠.
지금 현재가 영원한 부처님오신날이에요.
항상 밝게 쓰는 그 마음,
그것을 곧 이름하여 부처님오신날이라 합니다.
영원한 오늘인 거죠.
이 찰나가 영원한 겁이라는 사실을
여러분이 참으로 아셔야 될 겁니다.
여러분들이 처음 절에 왔을 때 자기가 괴로워서,
힘들어서 절에 왔죠.
그런데 조금 더 자라고 점점 어른이 되면
여러분들도 포교를 하고,
부처님 법을 전하고 이러죠.
다른 사람을 챙기고 그 사람을 위해서
보시도 하고 여러 가지 일을 합니다.
점점 커간다는 사실이거든요.
저도 처음에 괴롭고 힘들어서 출가를 했죠.
제가 뭐 부처님 법을 위해서
출가를 한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을 위해서 출가한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나중에 점점 익어져서 어른이 되니까
저절로 어른 노릇을 안 할 수가
없게 되는 거죠.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저절로 ‘아, 내가 이렇게 꼭 해야겠구나.
내가 하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하는
이 생각이 들게 됩니다.
쓰레기가 있으면 쓰레기를 치워야 하고,
어두운 곳에 램프를 밝히듯이
어둠을 느끼는 사람이
불을 밝히는 것과 같죠.
그러니까 여러분들도 처음에는
자기 스스로 힘들어서 그 문제 풀려고
이 불문에 들어오고 부처님 공부를
하러 오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나중엔 결국 다 부처님이
걸어가신 걸음과 같이 자기를 놓고
모두가 둘 아닌 것을 알고
일체가 나 아님이 없는 줄 알기 때문에
그 일을 하게 되는 거죠.
부모가 자식이 생기면 저절로
부모 노릇을 아니 할 수 없듯이 말입니다.
이것이 부처님의 뜻을 이어가고
그것을 점점 공부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바뀌어 가는 그 모습이죠.
점점 커 가면 커 갈수록
어른 노릇을 하듯이 말입니다.
자기 마음의 부처에 믿고 의지하라
자기 마음의 부처를 항상 믿고
의지 하는 것,
이것이 곧 영원한
부처님오신날이 될 수 있고,
영원하게 부처님을 모시고
항상 찰나 찰나가
사월초파일이 될 수 있다.
제가 옛날에 몰랐을 때,
한참 공부할 때 체험한 것이 있었어요.
부처님께 절을 하는데 어느 날 보니까
그 놈이 그 놈한테 절을
역력히 하고 있더라고요.
아 그래서 거기서 묘하게 아상이 붙어가지고
‘내가 바로 부처인데 법당에서
절 할 게 뭐 있나’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법당에 가도 절을 안 했어요.
한 달간 절을 안 하고 그냥 딱 쳐다보고는
‘내가 나한테 절하는 법이 세상에 어디 있나?’
이런 생각을 가졌죠.
그런데 자기 안의 연등 부처가,
자기 안의 참 부처가 결코
그것을 그냥 놔두진 않죠.
아주 기가 막히게 잘 이끌어 갑니다.
어느 날 저녁에 장작불을 때는데
이글이글 타는 불을 보면서
문득 한 생각이 나기를 ‘야, 네가 부처라면
할 수 없는 게 없겠네’라고 하는 겁니다.
그리고 나서 보니 제가 할 수 없는 게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거죠.
그래서 기가 팍 죽어가지고
그냥 이글이글 타는 장작불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데 문득 허공 중에
일체제불이 가득 차서 드러나더라고요.
그런데 그때 참 성품하고,
자기 마음하고 둘 아니게
일체제불이 허공 중에 가득 차 있더라고요.
이걸 알고부터는 법당에 올라가서는
그냥 절을 잘 했죠.
예불도 잘하고….
무슨 뜻이냐 하면 자기 마음을 떠나서
부처님이 없고 자기 성품을 떠나서
부처가 없다는 거죠.
내가 한 생각을 일으키는 것이
곧 부처가 둘 아니게 한 생각을 일으키는 거죠.
그러니까 저기 밑바닥에서부터
‘아, 할 수 없는 게 없구나’하는
한 생각이 불끈 나오더군요.
그 마음이, 아주 뜨거운
기운이 올라오더군요.
자기 마음의 부처를 의지하고,
자기 마음의 스승을 참으로 의지하면
결코 마지막까지 잘못되게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항상 내 마음의 부모가 부처님이십니다.
자기 마음의 부처가
스스로 보리심을 일으키면
그 보리심에 계합해 주고,
스스로 욕심을 내면 그 욕심 속에
계합시켜 주고,
항상 계합해 줍니다.
욕심을 내면 욕심을 내는 대로
그것을 해 주되, 그 과보도
똑같이 따라 오죠.
그 속에서 가르쳐 내니까요.
그 가르침 속에서 항상 모든 자유권을
지금 현재 마음을 일으키는 자기에게
전체 뜻을 응해 줘 버리죠.
이것이 부처님의 참다운 자비죠.
이보다 더 큰 자비가 있을 수가 없죠.
그 법신 여래의 자비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일일이 길을 정해 주는 게 아니라
내가 가는 것이 곧 그가 가는 것이라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자기 마음의 부처를
항상 믿고 의지 하는 것,
이것이 곧 영원한 부처님 오신 날이 될 수 있고,
영원하게 부처님을 모시고
항상 찰나 찰나가 사월초파일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그 공덕을 잘 이루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