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이 오신 참뜻
- 부처님은 어떻게 부처님이 될 수 있었는가?
연등 부처님과 선혜보살
자기 전체를 던지지 않고서는
이 공부에 들어가기가 어렵다.
우리가 그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결국은 본생담(本生譚)부터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부처님께는 500본생이 있었습니다.
이때 부처님은 사슴으로도 있었고,
쥐로도 있었고, 헤아릴 수 없는
가지가지 모습으로 있었는데 그
때그때마다 부처님은 항상
부처님의 모습으로 행(行)을 했지요.
500생을 거쳤지만 하나하나의 생마다
다 부처님으로서 행을 하셨고,
부처님으로서 실천을 하셨기 때문에
마침내 석가모니 부처님이
되실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부처님 전생이었던 선혜보살은
어려서 양친을 잃고 7대조로부터 내려오는
막대한 재산을 사람들에게 남김없이
보시한 후 출가했다고 합니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시했고,
결국에는 자기 몸까지도 보시했죠.
부처님 전생의 수많은 보살이
자기 몸을 다 바쳐서 보시한 것처럼,
선혜보살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역시 전생의 부처님인 연등 부처님이
91겁 전에 출현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91겁 전’이란 말을
한 번 생각해 보세요.
한 겁이라는 것이 「구사론(俱舍論)」에
나와 있는 뜻으로 보면
‘40리가 되는 큰 돌로 된 성이 있는데,
선녀가 천 년만에 한 번씩 하늘에서 내려와,
선녀가 입은 그 얇은 부드러운 옷으로
그 성을 스쳐서 성이 다 닳아질 때가
일 겁’이라고 하거든요.
그러니 91겁이라고 하면
헤아릴 수 없는 세월이지요.
그런데 91겁이라는 것을 단순히
그런 세월로 생각하기 이전에
‘구십일 겁 전’을 뜻으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죠.
‘구(九)’하면 어떻습니까?
구경의 깨달음이 이루어져서
그것이 하나로 다시 드러날 때,
그 이전을 말합니다.
그 이전에 연등 부처님이 출현하시고
비바시불(毘婆尸佛)이 출현하셨거든요.
여기서 우리는 ‘겁(劫)’이라는 것을
한번 또 생각해 봐야 되요.
겁이 곧 찰나라는 말을 많이 들으셨죠?
겁이 찰나라는데 어떻게 겁이 찰나인가요?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과거는
지나갔으니까 없고,
미래는 오지 않았으니까 없습니다.
그러면 항상 영원성을 가진 것은
이 찰나밖에 달리 없죠.
지금 찰나 말고는 영원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찰나가 곧 영원이란 말입니다.
석가모니불이 과거불인 까닭
본래 부처라는 것은 이미 자식이 생기면
저절로 부모 노릇하듯이,
이와 같이 부처님도 당신은
과거불로 돌아가고 현재 삶 자체는
중생의 삶으로 그대로 남겨 놓은 것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과거불인 까닭이 있습니다.
여기서 과거 7불은 과거의 일곱 부처님으로
비바시불(毘婆尸佛), 시기불(尸棄佛), 비사부불(毘舍浮佛),
구류손불(拘留孫佛), 구나함모니불(拘那含牟尼佛),
가섭불(迦葉佛), 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과거의
일곱 부처님을 말씀하시는데
당신 입을 통해 말을 하면서도
당신을 과거불(過去佛)에다 놓았습니다.
이는 무슨 뜻일까요?
과거 부처님이 있고 당신은 지금
말씀하시고 계시니까 당신을 가리킬 때
현재불(現在佛)이어야 하는데
자신을 과거불(過去佛)에다 놓았습니다.
그것은 지금 여기 이 말을 듣는 사람을 위해서,
그리고 지금 경(經)을 보고 참선을 하는 지금
현재 수행자를 위해서
당신은 과거불로 돌아가는 거죠.
왜 그러냐?
이것을 생각해 보면 이렇습니다.
여러분이 아주 어려서는 부모 밑에 있다가
다 자라면 결혼하고 자식이 생기면
저절로 부모가 되듯이,
부모가 되면 저절로 부모 노릇을 하죠.
그런데 부모 노릇이 따로 있고,
자식을 기르는 노릇이 따로 있는 게 아니죠.
부모가 되면 저절로 자식의 삶이
곧 부모의 삶이니까요.
자식이 기쁘면 부모가 기쁘고
자식이 힘들면 부모가 힘들죠.
그러니까 자식의 삶이 곧 부모의 삶이거든요.
이것이 바로 부처님과 중생의 차이죠.
중생의 삶이 부처가 되면 곧
중생의 삶이 부처의 삶이 되는 거지요.
아까 자식의 삶이 곧 부모의
삶이라고 하듯이 말이에요.
즉 부모 노릇을 잘 하고 있는 사람 모두가
다 부처의 성품을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본래 부처라고 하는 말을 많이 듣죠.
본래 부처라는 것은 이미 자식이 생기면
저절로 부모 노릇하듯이,
이와 같이 부처님도 당신은
과거불로 돌아가고 현재 삶 자체는
중생의 삶으로 그대로 남겨 놓은 겁니다.
그러니까 과거 7불 속에 당신을 집어넣어 놓고,
현재불은 지금 현재 이렇게 보고, 듣고, 말하고,
경전을 읽고, 그것을 가슴에다 담고
실천하는 지금 이 사람에게 모든 것을 남겨 놨죠.
그러니까 이게 곧 부처님이
과거불에 들어간 뜻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등 부처님과 선혜보살과 중생은 하나
연등 부처님도 본 성품에서 나온 것이고,
선혜보살도 본질에서 나온 것이고,
꽃을 쳐다보는 중생들도 모두
본질의 부처의 작용이라는 것이다.
연등 부처님께 선혜보살이
수기를 받을 때 꽃을 바치죠.
여러분은 그 꽃을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연등부처님께서 여러 중생들을 가르치고
젊은 수행자 선혜보살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서
그 꽃을 허공에 떠 있게 하거든요.
그러면 이것은 또 무슨 뜻인가요?
꽃이라는 것은 곧 마음의 꽃입니다.
마음을 바치는 거죠.
그 보리심의 마음을 바치니까
그 마음을 받아서 허공 중에 떠 있게 하죠.
허공 중에 떠 있으면 어떻습니까?
모든 대중이 다 그것을 올려다보게 되죠.
우러러보게 되어 있다 이거죠.
즉, 한 생각 거룩한 수행의 마음을
자기 연등 부처님께 바치니까
그 마음을 허공 중에 떠 있게 했고,
그러니까 모든 중생이 다 그걸 쳐다보고
우러러봤다는 겁니다.
우러러보면서 ‘아! 모든 일체 중생이
우러러볼 수 있게,
나도 저렇게 거룩한 마음을 내야지’
하는 마음을 낸 것이죠.
그리고 바로 우러러보는
그 자체가 곧 한 마음이죠.
마음이 한 마음으로 탁 뭉쳐지니까,
이것이 전체가 하나로 마음이 딱 잡아진 거죠.
그러니까 연등 부처님은 곧 자기 마음의 본질,
본 성품의 부처를 얘기하는 것이고,
선혜 보살이 꽃을 바친 것은 지금
스스로 자기 한 생각이 보리심을 일으킨
그 마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모두 우러러보고
경배를 드리는 것은 자기 몸 속에 있는
일체 중생 업식들이 다 쳐다보고
한 마음으로 마음이 뭉쳐진다고 얘기할 수 있죠.
다시 말하면 연등 부처님도
본 성품에서 나온 것이고,
선혜보살도 본질에서 나온 것이고,
꽃을 쳐다보는 중생들도 모두
본질의 부처의 작용이라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가 모두 한 놈의 작용인 줄을
확연히 알면,
여기서 모든 선(禪)의 힘이
저절로 갖춰집니다.
우리는 모두가 연등 부처 따로 있는 줄 알고,
선혜보살 따로 있고,
일체 중생 따로 있는 줄 알지만,
이것이 모두가 다 한 놈의
다른 이름이다 이거죠.
이것을 알아야 참선의 본래 뜻과
힘을 갖추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선혜보살이 나중에는
도솔천에 가서 호명보살(護明菩薩)이 됩니다.
호명보살은 누굽니까?
말 그대로 ‘지킬 호(護)’, ‘밝을 명(明)’,
즉 밝음을 지키는 수행자이죠.
항상 밝아 있죠.
털끝만큼도 어둡지 않기에 호명보살이죠.
그래서 십바라밀(十波羅蜜)을 구족하게
항상 밝은 행을 하기 때문에
먹고, 자고, 싸고, 말하고, 행하고, 앉고,
눕는 이 모든 게 참선 아닌 게 없죠.
그러니까 ‘행주좌와(行住坐臥)
어묵동정(語默動靜)’이 다 참선인
행을 하는 사람이 바로 호명보살입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의미
‘하늘 위 하늘 아래,
오직 나 홀로 존귀하다’라고 한 것은
진리란 오직 하나밖에 없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 사바세계에 태어나실 때,
전생에 항상 부처님의 행을 하셨으니까
저절로 부처님으로 태어나시는 겁니다.
부처님이 룸비니에서 태어나자마자 어떠셨습니까?
동서남북으로 일곱 걸음을 걸으면서
한 손은 하늘을 가리키고 한 손은 땅을
가리키면서 말씀하시죠.
‘천상천하(天上天下) 유아독존(唯我獨尊)’이라고요.
여러분들이 참으로 많이 들어본 소리입니다.
‘천상천하(天上天下) 유아독존(唯我獨尊)
삼계개고(三界皆苦) 아당안지(我當安之)’라는 말입니다.
‘하늘 위에 하늘 아래,
오직 나 홀로 존귀하다.
삼계가 다 고통 속에 잠겼으니
내 마땅히 이를 편안하게 하리라.’는 뜻이죠.
이제 막 태어난 빨간 몸뚱이를 가진
어린애가 나자마자 일곱 걸음을
걸어가서 말씀하시거든요.
한 손은 땅을 가리키고
한 손은 하늘을 가리키면서요.
그런데 그렇게 일곱 걸음을 걸을 때
마다 발밑에 연꽃이 피어나서
부처님 발에 흙이 묻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일곱 걸음은 또 무엇이고,
일곱 걸음을 걸으면서 한 손은 땅을 가리키고,
다른 한 손은 하늘을 가리키면서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 한 뜻은 무엇인가요?
‘일곱 걸음’에서 일곱은 일체가
청청하게 닦은 바를 말하죠.
육근(六根)이 깨끗이 닦이면 칠보(七寶)가 되죠.
걸음이란 발로만 걷는 걸음을 얘기하지 않습니다.
인생을 걸어가는 것도 걸음이라고 표현하죠.
그와 같이 삶 전체가 걸음입니다.
그런데 그 일곱 걸음을 걷는데
이렇게 연꽃이 피어나서 땅에 물들지 않고
걸었다는 것은 자기 삶 전체가 털끝만큼도
물듦이 없이 걸었다는 거죠.
아까 본생담(本生譚)에서 여러 모습으로
사실 때도 그렇게 걸으셨고,
선혜보살로 계실 때도 그렇게 걸으셨고,
호명보살로 계실 때도
그와 같이 걸었다 이거죠.
그렇기 때문에 일곱 걸음이
청청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하늘 위 하늘 아래,
오직 나 홀로 존귀하다’라고 한 것은
진리란 오직 하나밖에
없다는 것을 말한 것입니다.
진리는 하나거든요.
부처도 하나죠.
본 성품이 둘이 될 수 없다는 소리거든요.
자기 본 성품, 하나를 드러낸 겁니다.
나머지는 모두가 다 자기 성품의 나툼
아님이 없는 것이죠.
성품 자체는 하나니까요.
‘하늘 위에 하늘 아래,
오직 나 홀로 존귀하다’는
말이 너무나도 맞고 맞는 말입니다.
여러분, 촛불 두 개를 합쳐 놓으면 어떻습니까?
불빛이 두 개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가 되죠.
세 개를 합쳐도 하나가 되고,
넷을 합쳐도 하나가 되죠.
빛 자체는 성품이기 때문에
그 성품 자체는 항상 하나입니다.
둘이 될 수가 없죠.
그러니까 오직 하나이기 때문에
‘홀로’거든요.
그러니까 이것만이 존귀한 거죠.
자기 성품 자체가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고, 커지지도 않고,
작아지지도 않고,
항상 그대로 밝아 있죠.
고요하고 밝아 있습니다.
항상 고요하고 밝아있는
그 자체가 일체를 비춥니다.
삼라만상(森羅萬象)을 다 비추죠.
그러니까 오직 하나가 존귀하고
나머지는 다 성품에 비추인 나툼일 뿐이죠.
바로 이렇게 밝게 알면 고통에 잠겨 있는
모든 세상이 다 밝아집니다.
모르니까 고통에 잠겨 있는 거죠.
천년 동안 어두웠던 동굴에 촛불 한 번 켜면
그 어둠이 천년 후에 밝아지는 게 아니라
한순간에 밝아지죠.
곧 천년이 곧 한 찰나라는 말이죠. ~~계속 |
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