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를 시작하는 마음
계절에는 춘하추동의 사계절이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제5의 계절이 있습니다.
바로 입시철이지요.
이 때가 되면 입시생 주변의 모든 이들이
다 긴장하면서 본인보다 더 애를 태우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종교를 가진 이들은 각자의 종교영역 속에서
기도라는 종교적 행위를
가장 실감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한 이 때에,
기도가 가지는 신앙적 의미와 마음의
자세를 점검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다른 종교와 달리 불교는 기초에 있어서도
단순히 그 행위를 통해
복을 구하는데 머물지 않고,
복을 짓는 기반으로서의 참회와 감사와
발원이라는 수행의 단계로 승화시키고 있다는
점에 유의를 해야 합니다.
기도는 어떤 의미에서는 단순히
개인의 소망을 성취하기 위한
방법으로 보여지지만 계기를 통해서
자신의 수행을 쌓아가고
인격을 완성해 가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비록 처음 시작은 개인적인 여러 가지 일들 때문에
시작했다 하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수행법인 것입니다.
기도라는 낱말의 의미는 부처님이나 보살에게
자신의 소망하는 바를 비는 것입니다.
빈다고 하는 것은 결국 바라는 바가 있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기도의 출발이
개인적인 어떤 목적이나 소망으로 시작했다 하더라도
일단 기도를 시작했으면 다른 그 무엇도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오로지 일심으로 기도를 하다 보면 소망하는
그 어떤 것도 성취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개인적인 일이 절박하다 하더라도 기도하는 동안에는
아무런 잡념이 없어야 합니다.
개인적인 사정이 기도의 동기가 되었다 하더라도
기도를 시작한 이상 다른 아무 것도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어떤 공부를 하든 어떤 수행을 쌓든 간에
오로지 한결같은 마음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것이 높은 수행으로 승화될 수 있는 것입니다.
기도하는 동안에도 계속 개인적인 욕망을 떠올린다면
결코 소원하는 바를 이룰 수 없습니다.
하루에 단 십 분을 기도하더라도
가장 바람직한 방법으로 기도해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개인적인 소망은 물론 인격완성이라는
높은 경지에까지 다다를 수 있는 것입니다.
기도의 최종 목표는 수행으로 승화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참회하는 마음
염불, 독경, 참선, 예불 무엇이라도 좋다.
어느 하나를 택하여 부지런히 해라.
그리고 참회를 통화여 잘못을 시인하고
좋은 인연을 축원하면 지나간 시간에
지은 죄는 녹아들고 응어리는 저절로 풀어진다.
『자비도량참법(慈悲道場懺法)』에서 가자아
많이 나오는 말씀은
‘가족이 원수인 줄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원수‘거 서로 모르는
남남 사이에서만 맺어지는 것으로 착각합니다.
오히려 큰 원수는 부부 또는 부모 자식,
연인 등 결코 무시할 수도 없고
무시당할 수도 없는 사이에 깃들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언제나 지금의 인연을
가꾸며 살아야 합니다.
좋은 인연을 만났든 나쁜 인연을 만났든
그 인연을 가꾸며 살아야 합니다.
가까울수록 서로서로 조심하고 아껴서 응어리를
맺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서로가 가깝다는 이유로 말과 행동과
마음가짐을 함부로 할 경우,
때로는 다생 다겁 동안 맺힌 응어리와 원결이
한꺼번에 터져 나와
걷잡을 수 없는 불행 속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그야말로 인생살이의 가장 큰 장애는 서로간의
보이지 않는 매듭이요.
내 마음 속의 응어리입니다.
그 매듭을 풀고 응어리를 풀면 장애는 사라지고
행복은 저절로 깃들게 됩니다.
그렇다면 맺힌 매듭을 풀고 마음 속 깊이
도사리고 있는 응어리를 푸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참회(懺悔)입니다.
‘원수끼리 가족이 될 수 있다’,
‘빚이 많은 사람과 가까운 인연으로 만난다‘는
평범한 인과의 법칙,
윤회의 법칙을 긍정할 때
우리의 참회는 쉽게 이루어지고 평안은 빨리 찾아 듭니다.
참회를 통하여 내 마음의 응어리부터 풀어 버립시다.
내 마음의 응어리가 풀리면
내 마음의 파도가 가라앉고,
파도가 가라앉으면 물 위의
배는 순조로이 나아갑니다.
맺힌 일이나 노력했는데도 잘 풀리지
않는 일이 있으면 참회하십시오.
참회는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아주 경건하게 ‘잘못했습니다’
하는 것이 참회입니다. ‘
나’를 죽이고 정성을 기울이면서
‘모두 참회한다‘고 하면 됩니다.
염불, 독경, 참선, 예불 무엇이라도 좋습니다.
어느 하나를 택하여 부지런히 하십시오.
그리고 참회를 통화여 잘못을 시인하고
좋은 인연을 축원하면
지나간 시간에 지은 죄는 녹아들고
응어리는 저절로 풀어집니다.
나아가 열심히 참회기도를 하다 보면
문득 삼매에 들게 되고,
삼매에 들면 ‘나’라는 자존심,
‘나’라는 아상(我相)이 저절로 떨어져
나가 대우주의 영광과 행복을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부디 자존심이라는 이름으로 불쑥불쑥 터져 나오던
‘나’가 완전히 잠재워질 때까지 정성껏 참회하십시오.
간절한 마음
회의가 생기고 잡념이 일어나는 고비를 만나면
다시 한번 소원을 곧게 세우고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해야 한다.
온몸에 사무치도록 간절하게 기도해라.
그러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삼매에 빠져들어 반드시 불보살의
가피력을 크게 입게 될 것이다.
기도는 비는 것입니다.
도와 달라고 비는 것이 기도입니다.
어떤 사람이든 힘이 있고 자신이 있을 때는
자기 의지만으로도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약해지고 자신이 없을 때는
의지할 수 것이 있어야 합니다.
곧 믿음이 필요한 것입니다.
『화엄경』에서는 ‘믿음은 도(道)의 근원이요.
공덕이 어머니다.
그러기에 믿음은 온갖 선법(善法)을 길이 기르며,
의심을 끊고 애착에서 벗어나 열반의
무상도(無上道)를 드러낸다‘ 고 하였습니다.
기도는 믿음의 표출입니다.
그러므로 기도를 할 때는 매달려야 합니다.
내 마음대로로도 남의 도움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것을 불보살의 힘에
의지하여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매달리는 것이 기도입니다.
기도를 할 때는 지극한 마음,
간절한 마음 하나여야 합니다.
일찍이 신라의 원효 스님께서는
기도하는 법을 이야기하면서
“절하는 무릎이 얼음처럼 시려도 불 생각을 하지 말고,
주린 창자가 끊어져도 먹을 생각을 하지 말지어다“라고 하셨습니다.
이것은 얼어 죽든 굶어 죽든 상관하지
말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밥 생각, 불 생각이 전혀 일어나지 않을
정도로 간절히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기도를 하다 보면 처음 얼마 동안은
마음이 잘 모아지지만,
조금 지나면 갖가지 잡념들이 많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들은 억지로 없애려 한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억지로 없애려고 하면 더욱더 일어나는 것이
번뇌 망상의 속성입니다.
그러므로 회의가 생기고 잡념이 일어나는
고비를 만나면 다시 한번
소원을 곧게 세우고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해야 합니다.
물체의 형상이 길면 그림자도 길고
소리가 크면 메아리도 크듯이,
내가 | 
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