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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가지 거룩한 마음가짐
오늘은 ‘네 가지 거룩한 마음가짐’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네 가지 거룩한 마음가짐’, 즉 사범주(四梵住)를 주석서나
아비담마나 대승에서는 ‘사무량심’이라고 부릅니다.
사무량심과 함께 사섭법은 불교사회사상의 토대가 되는
매우 중요한 교설입니다.
초기경전에서부터 대승경전에 이르기까지 두 교설은
출가.재가를 막론하고 누구나 실천해야 할 덕목으로 제시되었습니다.
이 두 교설을 설한 배경과 그 내용은 서로 다르지만,
불교의 이상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실천 이념이라는 점에서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달에는 먼저 ‘네 가지 거룩한 마음가짐’에 대해 말씀드리고,
다음 달에는 ‘사섭법’에 대해 공부하도록 하겠습니다.
부처님은 초기경전의 여러 곳에서 모든 사람이
‘네 가지 거룩한 마음가짐을 닦아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그러면 ‘네 가지 거룩한 마음가짐’이란 무엇입니까?
‘네 가지 거룩한 마음가짐’의 팔리어 원어는 ‘브라흐마위하라’입니다.
이 술어는 ‘대단히 훌륭한 마음상태’,‘고결한 마음상태’,
‘거룩한 마음상태’라는 뜻입니다.
또한 ‘브라흐마’와 같은 거주처, ‘신과 같은 삶’ 또는 ‘신성한 거주처’ 등으로
변역하기도 합니다.
이와 같이 ‘브라흐마위하라’의 본래 의미는 ‘범주’,
즉 ‘범천에 머묾’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압빠마나’ 또는 ‘압빠만냐’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무량’이라는 뜻입니다.
대승불교에서는 이 의미에 초점을 맞춰 ‘네 가지 한량없는 마음상태’라고
번역하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의 불자들에게는 ‘사범주’라는 말보다
‘사무량심’이라는 말이 더 친숙할 것입니다.
여기서는 원래의 뜻에 충실하여 ‘네 가지 거룩한 마음가짐’으로 풀이하였습니다.
‘네 가지 거룩한 마음가짐’이란 자(慈),비(悲),희(喜),사(捨)를 말합니다.
우선 이 말의 의미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자(慈)는 사랑과 우애의 마음, 즉 자애를 말합니다.
이 말을 대승에서는 자무량심이라고 하였습니다.
자는 불교의 중요한 술어로서 범어로는 마이뜨리라 하고,
불교혼성범어로는 바이뜨라 혹은 마이뜨리야하고 합니다.
원래는 ‘우정’을 뜻하는 말이었습니다.
둘째, 비(悲)는 모든 생명의 고통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
즉 연민을 말합니다. 이 말을 대승에서는 비무량심이라고 하였습니다.
셋째, 희(喜)는 남의 성취.행복을 자기의 것처럼 기뻐하는 마음,
즉 수희를 말합니다. 이 말을 대승에서는 희무량심이라고 하였습니다.
이 말은 원래 남의 기쁨을 나의 기쁨처럼 여긴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같이 기뻐함’ 혹은 ‘함께 기뻐함’등으로 번역하기도 합니다.
넷째, 사(捨)는 침착하고 평정한 마음, 즉 평온을 말합니다.
이른바 안팎의 경계에 끌리지 않는 마음을 뜻합니다.
이 말을 대승에서는 사무량심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를테면 사랑하되 욕심에 빠지지 않고, 연민하되 걱정에 빠지지 않고,
기뻐하되 홍소에 빠지지 않는 중정한 마음을 말합니다.
이와 같이 자.비.희.사는 모든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
모든 생명의 고통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
곤란한 처지에 있는 사람을 위로하여 기쁨을 주려는 마음,
그리고 누구나 평등하게 대해 주는 마음을 말합니다.
한마디로 자비희사는 모든 인간과 동물에 대한
자비애호의 마음을 가지는 것을 말합니다.
냐나포니카는 그의 저서 ‘네 가지 거룩한 마음가짐’에서
자비희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이 네 가지 마음가짐이야말로 중생을 대하는 데 있어
올바른 자세일 뿐만 아니라, 가장 이상적인 자세이기도 하기에
‘훌륭하다’ 또는 ‘거룩하다’고 일컫는 것이다.
실제로 이 네 가지 마음가짐은
사회생활에서 일어나는 온갖 상황을 원만하게 해결해 준다.
실로 이러한 마음씨들이야말로 일체의 긴장을 풀어주는 훌륭한 완화제이며,
사회적 갈등을 해소시키는 훌륭한 중재자이며,
생존경쟁에서 입은 상처를 치료해주는 훌륭한 치유자이다.
사회적 장벽을 헐어내는 평등의 구현자이며,
조화로운 공동사회의 건설자이다.
까마득히 잊혀진 채 잠자고 있는 관용정신을 긴 잠에서 일깨워 내는 자이며
오래전에 포기해 버렸던 기쁨과 희망을 소생시키는 자이다.
또 자기중심주의의 거센 힘에 맞서
인간의 우애를 증진시키는 주동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네 가지 거룩한 마음가짐’은 미워하는 마음씨와는 양립할 수 없습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일반적으로 신이 성을 낸다든지, 진노한다든지,
‘정의로운 분노’를 나타낸다는 식의 표현을
신앙심 깊은 신도들까지도 예사로 입에 올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성낼 줄 모르는 신’이라고 하는 개념은 얼마나 유익한 것입니까?
행동과 명상을 통해 이 네 가지 거룩한 마음가짐을 열심히 닦는 사람은
범천과 같은 사람이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마음가짐들이 마음의 주류를 이루게 되면
다음 생에는 천상의 범천세계에 태어나게 됩니다.
그래서 이 마음씨들을 ‘신과 같다’,‘범천과 같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두고 거주처라고 부르는 까닭은,
이 마음씨들이, 언제나 우리 마음이 거기서
편안을 누릴 수 있는 마음의 상주처가 되어야 하며,
어쩌다 잠시 들렀다가 곧 잊어버리고 마는
그런 뜨내기 처소로 남아서는 안 된다는 뜻에서입니다.
달리 표현하자면 우리 마음은 이 거룩한 마음씨들로 충만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평생 내내 이들 마음씨는 우리와 떨어질 수 없는 동반자가 되어야 하며,
모든 일상생활 속에서도 이 네가지 정신적 태도와 관련된 일일 때는
어떻게 해서는 그 마음가짐을 ‘잊지 않고 지켜’나가야 합니다.
이러한 ‘네 가지 거룩한 마음가짐’의 훌륭한 자질을 갖추기 위해서는
이들을 단순히 행동원치기나 숙고의 대상으로 삼는데
그치지 말고 더 나아가 체계적인 명상의 주제로 삼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와 같은 명상을 ‘범주처 계발’
즉 ‘거룩한 마음을 닦는 명상 수행’이라고 부릅니다.
이 수행을 하는 실제적인 목적은 이들 네가지 거룩한 마음씨에 힘입어
선이라는 고도의 정신 집중 단계를 성취하는 데 있습니다.
이와 같은 범주처선을 얻고자 하는 궁긍적 목표는
모든 현상의 참 성품이 무상하며, 괴로움으로 변하기 마련이며
실체가 없는 것임을 여실히 꿰뚫어 보는 통찰력,
즉 해탈을 실현시키는 관을 위해 확고한 기반이 될 수 있는
마음상태를 이루는 데 있습니다.
사실 ‘거룩한 마음가짐’을 연으로 하여
선을 성취한 마음을 순결하고 고요하고 확고하고 침착하며,
조잡한 이기심을 벗어난 마음일 것입니다.
그런 마음이 되어야만 해탈이라는 최종적 과업,
위빠사나에 의해서만 마무리될 수 있는 그 과업을
수행할 준비를 제대로 갖추고 있는 것입니다.
네 가지 거룩한 마음가짐을 계발하는 데는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첫째는 일상의 실제 행위와 사고를 그런 방향으로 돌리도록 애쓰는 방법이고,
둘째는 선정을 목표로 체계적인 수행을 하는 방법입니다.
이 두 길은 상호보완의 관계에 있습니다.
빨리 니까야의 ‘삼명경’에서는
‘네 가지 거룩한 마음가짐’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애가 함께한 마음으로 한 방향으로 가득 채우면서 머문다.
그처럼 두 번째 방향을, 그처럼 세 번째 방향을, 그처럼 네 번째 방향을,
이와 같이 위로, 아래로, 주위로, 모든 곳에서 모두를 자신처럼 여기고,
모든 세상을 풍만하고, 광대하고, 무량하고, 원한 없고,
고통 없는 자애가 함께한 마음으로 가득 채우고 머문다.
비구는 연민이 함께한 마음으로 .... 같이 기뻐함이 함께한 마음으로
.... 평온이 함께한 마음으로 한 방향을 가득 채우면서 머문다.
그처럼 두 번째 방향을, 그처럼 세 번째 방향을,
그처럼 네 번째 방향을, 이와 같이 위로, 아래로, 주위로,
모든 곳에서 모두를 자신처럼 여기고, 모든 세상을 풍만하고,
광대하고, 무량하고, 원한없고, 고통없는 평온이 함께한 마음으로 가득채우고 머문다
.
위 경전의 내용은 부처님께서 왓세타라는 바라문 학도에게
범천에 태어나기 위해서는 ‘네 가지 거룩한 마음가짐’
즉 자.비.희.사를 닦아야 한다고 일러준 것입니다.
부처님 당시 라바문들은 범천에 태어나는 것을 최상으로 여겼습니다.
하지만 그들을 범천을 보지도 못하고,
범천에 대해 알지도 못하며, 범천에 태어나기 위해 어떤 수행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수행도 하지 않고 범천에 태어나겠다고만 말합니다.
바라문 학도 왓세타는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삼베다에 정통한 자기 스승의 말씀보다 부처님의 말씀이 더욱 합리적이라는 것을 알고,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여 재가신자가 되었다고
이 경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경에서 부처님께서 범천에 이르는 방법으로
자.비.희.사의 ‘네 가지 거룩한 마음가짐’을 닦아야 한다고 설한 것은
매우 의미심장합니다.
왜냐하면 당시 인도의 바라문들은 악의를 품고 저주를 하면서
범천에 태어나고자 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부처님은 그들과는 반대로 자.비.희.사의
네 가지 거룩한 마음가짐을 닦아야 범천에 태어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청정도론’에서는 욕계의 마음을 제한된 마음이라 하고
색계와 무색계의 마음을 고귀한 마음이라고 부릅니다.
욕계의 마음은 그 힘이나 지배력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제한된 마음이라 하고, 색계.무색계의 마음은 장애가 제거되었기 때문에 고귀하고,
고귀한 선에 의해서 얻어졌기 때문에 고귀하다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서 욕계의 업은 제한되어 있고
색계.무색계의 업은 제한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네 가지 거룩한 마음가짐은
색계 혹은 무색계의 삼매의 경지에 속하는 제한되어 있지 않은
무량한 마음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사무량심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네 가지 거룩한 마음가짐이 완성되면,
작용하는 범위가 어떤 대상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존재에 두루 미치게 되기 때문입니다.
‘청정도론’의 제9장 거룩한 마음가짐에서는
‘네 가지 거룩한 마음가짐’을 닦는 구체적인 방법과
그 공덕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내용 일부를 소개합니다.
자애수행
자애수행을 닦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성냄의 위험과 인욕의 이익을 반조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 수행으로 성냄을 버려야 하고 인욕을 얻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애수행을 시작할 때, 네 부류의 사람,
즉 ①싫어하는 사람, ②아주 좋아하는 친구,
③무관한 사람, ④원한 맺힌 사람에 대해서는 제일 먼저 닦아서는 안 됩니다.
특히 이성은 제외해야 하며, 죽은 자에 대해서는 절대로 자애를 닦아서는 안 됩니다.
‘멧따숫따’에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모든 식자들로부터 비난을 살 만한 비열한 행동을 결코 해서는 안 된다.
참으로 행복하고 안온하기를! 모든 중생이 행복하기를! 그리고
서있을때나 걸을 때나 앉아 있을 때나, 그리고 누워 있을 때나,
피곤이 가신 한은 언제나 이 자애의 염을 확립하도록 하라.
이 염이 곧 신성한 주처라 일컫는 것이니라.“라고 하였습니다.
“자애가 함께한 마음으로 한 방향을 가득 채우면서 머문다.
그처럼 두 번째 방향을, 그처럼 세 번째 방향을,
그처럼 네 번째 방향을, 이와 같이 위로, 아래로, 주위로,
모든 곳에서 모두를 자신처럼 여기고, 모든 세상을 풍만하고, 광대하고,
무량하고, 원한 없고, 고통 없는 자애가 함께한 마음으로 가득 채우고 머문다.“
왜냐하면 초선 등으로 그 마음이 본삼매에 든 자만이
이 변환을 이루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애수행을 닦는 자는 “편안하게 잠들고, 편안하게 깨어나고,
악몽을 꾸지 않고, 사람들이 좋아하고, 인간 아닌 자들이 좋아하고,
신들이 보호하고, 그에게 독이나 무기가 악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마음이 쉽게 삼매에 들고, 안색이 맑고, 혼미하지 않은 채 죽고,
더 높은 경지인 아라한과를 증득하지는 못할지라도
범천의 세상에 태어나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연민수행
연민을 닦고자 하는 자는 연민 없음의 위험과
연민의 이익을 반조한 뒤 연민수행을 시작해야 합니다.
이것을 시작할 때 제일 먼저 좋아하는 사람부터 시작해서는 안 됩니다.
연민 수행자는 먼저 볼품없고, 고난에 빠져있고, 고통에 빠져있고,
불운이 닥쳤고, 거지신세이고, 손발이 잘렸고,
걸식할 밥그릇을 앞에 놓은 채 빈민 구제소에 앉아있고,
손발에 구더기가 끊고, 신음하는 어떤 불쌍한 사람을 보고
‘이 중생이 고난에 빠져있구나, 이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를!’하고
연민을 일으켜야 합니다.
연민수행의 공덕은 자애수행의 공덕과 동일합니다.
수희수행
‘위방가’에 “어떻게 비구가 수희와 함께한 마음으로 한 방향을 가득 채우는가?
마치 좋아하고 마음에 드는 사람을 보면 기뻐하는 것과 같이
모든 중생에 대해 수희함을 가득 채운다.“고 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처음에는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 같이 기뻐함을 일으키고,
그 다음에는 무관한 자에 대해서, 그 다음에는 원한 맺힌 자에 대해서
이런 순서대로 같이 기뻐함을 일으켜야 합니다.
이러한 세 부류의 사람과 자기 자신,
이 네 사람에 대해 평등한 마음으로 한계를 부순 뒤
그 표상을 반복적으로 닦고 수행해 나갈 때
장애에서 설한 방법대로 세 가지 선과 네 가지 선으로
본 삼매를 일으켜야 합니다.
그 다음에 다섯 가지 방법의 제한 없이
가득 채움과 일곱 가지 방법의 한정적으로 가득 채움과
열 가지 방법의 모든 방향에 가득 채움인 그 변화과
편안하게 잠드는 등의 이익은 자애에게 설한 것과 같습니다
평온 수행
평온수행을 닦고자 하는 자는 먼저 자애 등에 대해
세 번째 선과 네 번째 선을 얻어야 합니다.
이미 익숙한 제3선으로부터 출정하여
처음 세 가지[자.비.희]에 대해 위험을 보아야 합니다.
‘위방가’에서 “어떻게 비구가 평온이 함께한 마음으로 한 방향을 가득 채우는가?
마치 마음에 들지도 않고 그렇다고 불쾌하지도 않은 사람을 보면서
평온을 유지하듯이, 그와 같이
모든 중생에 대해 평온으로 가득 채운다.“라고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평소에 무관한 사람을 쳐다보면서 평온을 일으켜야 합니다.
그 다음에는 좋아하는 사람 등에 대해서 일으켜야 합니다.
그 다음에는 푹 빠진 친구에 대해,
그 다음에는 원한 맺힌 사람에 대해,
이와 같이 세 부류의 사람과 자기 자신,
이 모든 곳에 중림으로 한계를 부순 뒤 그 표상을 반복하고 닦고
많이 공부지어야 합니다.
이와 같이 할 때 제4선이 일어나게 된다고
‘청정도론’에서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변환과 이익을 얻는 것은 자애에서 설한 것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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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 날짜 | 2009-01-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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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